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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잡감

거꾸로 하는 개혁

2020년 1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무슨 검사가 사표를 냈다던데 검사도 검사 나름. 검찰 개혁 만만세를 외치는 검사도 있다.

세상 진짜 웃긴 거 같다. 수사기관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근데 다 떠나서 생각을 좀 해봐라. 나 같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을 수사할 때는 인권도 지키고 뭐 하여간 지킬 거 다 지키고 하시라고. 그런데 권력을 수사할 때, 고위층을 수사할 때는 봐주지 말라는 거. 왜? 정치든 돈이든 권력이 있으면 수사를 피해갈 수단이 훨씬 많으니까! 나 같은 사람한테 검사님이 좀 와보세요 하면 무슨 수단이 있느냔 말야.

전에 검찰개혁 얘기할 때 다들 이 생각 했다. 그래서 권력을 검찰이 봐주는 게 문제였다. 검찰개혁론자들과 나 같은 사람들의 뭐랄까 담론적인 어떤 존재감이 일치했다. 지금은? 이 사람들이 다 조국들이 됐다. 검찰이 권력을 잡는 게 마치 나를 잡는 것 같다. 이 존재감을 묶어낸 것은 정파성이고 정치이다. 옛날에 디스팩트인지 어디서 이렇게 되면 망한다고 제가 말씀을 드렸습니다. 검찰은 자유한국당 편, 경찰은 정권 편 이렇게 되면 안 된다고… 개혁이 개혁 그 자체로 당위가 있어야지, 나한테 유리할 때만 개혁이면 그 당위를 누가 존중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어째 이 정권은 조국을 임명하면서 그 함정으로 그냥 달려가버렸다. 코 앞의 이익만 보는 정치고 그런 것 다 떠나서 순전히 기술적으로만 봐도 수가 잘못됐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검찰이 권력을 수사 하니까 검찰개혁은 일단 하지 말자고 말하는 것도 답은 아니다. 개혁은 개혁대로 해야 한다. 이게 말이 되려면 권력이 검찰의 수사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응해야 한다. 지금은 완전 틀렸지. 

검경수사권조정? 동네 가봐라. 동네 유지들하고 한 편 먹는 게 검찰인가 경찰인가. 동네에서 위세 부리는 것은 경찰이다. 그래서 개혁의 결론이 경찰공화국이냐, 이 얘기가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검찰이 그걸 말리는 구조냐? 검찰은 위에서 뽑아먹고 경찰은 아래서 뽑아먹는 구조이지… 이 구조를 고치는 것이 개혁 아닌가? 그럴려면 경찰하고 권력이 같은 편을 먹는 맥락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뭔가 불편부당한 그런 걸로 이뤄지는 뼈를 깎는 개혁 뭐 그런 거 아니야? 근데 드루킹에서 울산까지, 이게 뭐냐? 완전 한 편이지.

이런 일들의 바탕이 되는 것은 반대로만 구성되는 정치이다. 사람들이 세상의 주인이 되지 못해 반대할 권리만 쥐고 있어 생기는 일이다. 그래서 선택지는 검찰이냐 조국이냐가 아니라 검찰에 반대할 것인가 조국에 반대할 것인가일 뿐이라는 거다. 그래서 무엇에 반대할 것이냐의 질문을 만드는 것이 현대의 정치적 기술이고, 이 기술 덕에 엘리트 정치가 유지된다. 자꾸 술 취한 사람처럼 똑같은 얘기만 하고… 슬퍼서 그만 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검찰개혁

체력을 관리할 나이

2020년 1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요즘에는 별다른 육체 활동이 없어도 쉽게 지치는 것 같다. 어제는 10시 반 넘어서까지 방송을 하고 그냥 택시를 탔다. 보통은 좀 걸어서 지하철 타고 슬슬 오는데, 낮에 옷 정리를 해서인지 비염 증상도 있고 여러모로 지쳐서 돈으로 편해지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이불 커버를 빨고 뭐 이런 가사노동을 좀 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그냥 누워있는데 몸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면서 식은 땀이 막 흘렀다. 당뇨인가?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먹은 것이 김밥 2개여서 컵라면을 먹기로 했다. 만한대찬 우육면이라는 대만 컵라면을 사놓은 게 있었다. 마라향이 가미된 빨간색… 의외로 괜찮으니 잡솨들봐. 아무튼 뭘 먹었으니 좀 더 버텨야 하고 해서 늦게야 잠들었다.

그러다가 오전에 깨버렸는데, 속보가 너무 많이 와서이다. 무슨 일인가 했는데 문통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다른 거 떠나서 조국을 끔찍이 여기는 것은 뭐 일면 이해도 되고 한다. 평소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자기가 괜히 안 한다는 사람 법무부 장관을 시키는 바람에… 그것만 아니었으면 부부가 돈 굴리고 애 좋은 학교 보내는 걸로 즐겁고 재미있게 살 것이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조선일보 1면 딱 봤는데 쫑파티… 역쉬! 대단하다. 이 신문이 뭘 기준으로 1면 편집을 하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해피한 사진 까지는 다른 신문도 그러니까 그럴 수 있는데, 쫑파티! 이 정부가 미워죽겠는 분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자 이것이다. 역시 1등 신문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최근 문자 논란도 그런 건데, 어제 방송에서 이 얘기는 학급회의에서나 다룰 얘기라고 했다. 문자를 누가 누구에게 보냈느니 안 보냈느니… 이 정부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나 중요한 소식이다.

엊그제는 주말에 하는 방송 사람들과 회식을 했는데 거기서 역시 책임 못 질 여러 얘기를 했다. 거기 최근에 경영진이 기사를 엿 바꿔 먹어서 문제가 된 신문 기자도 있었는데, 하여간 사장을 꼭 바꿔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사장을 바꾸면 이런 일이 다시 없겠느냐 하니까 그건 장담 못 한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당연하지 않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상업언론이라는 틀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일은 늘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당장 상업언론이 아닌 대안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상업’의 전제가 되는 소비자의 기준을 바꿀 수 있게 해서 직접적 이해관계에 좌우되는 경향을 커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매체비평과 언론운동이 중요한 것이지만 이제는 뭐 없다. 그리고 이걸 잘 하려면 어쨌든 기준이 되는 모델, 즉 ‘모범’이 있어야 한다.

대화 중에 기자님 하신 말씀이, 뉴욕타임즈나 가디언이 어떤 대안적인 보도를 하는 걸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솔직히 그 신문들 보면 그 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가 없다… 차라리 워싱턴포스트가 낫다… 그건 역시 아마존, 돈 덕분인 거다… 이렇게 말했다. 모범적인 거는 돈이 든다. 그런 ‘모범’의 역할을 누군가 해야 한다면 그래서 돈으로부터 어느 정도 공영방송이 할 수밖에 없다. 한동안 JTBC를 모범인듯 말했지만 꼭 그럴 것은 아닌게, 손 사장님도 변칙에 가깝지 어떤 정도의 정도라고 볼 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거의 유일한 공영방송인 KBS는 지금 문제가 있다(MBC는 그냥 생각 안 하기로 했다). 보도는 그럭저럭 틀을 유지하면서 균형을 잡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다른 건 심각하다. 특히 라디오는 지금 무엇을 하는 건지 제대로 한 번 평가를 해봤으면 좋겠다.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퀄리티가 있는 뭔가를 하기 위해선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하는 걸 보면 정파성을 키우고 KBS버전 털보아저씨 방송 만드는 것에 돈을 막 쓰면서 진짜 써야 할 데는 국민이 내는 수신료 어쩌고 하면서 돈을 아끼고 있다.

신문에서는 한겨레가 앞서 말한 예 중 뉴욕타임즈나 가디언에 속하는 예다(종류가 그렇다는 거지 당연히 거기를 따라가진 못한다). 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원래 잘하는 거’는 요즘 괜찮다고 본다. 거기 꼭 아는 사람이 있어서가 아니고, 실제로 그렇다. 문제는 전반적으로 보면 역시 앞의 문제가 반복된다는 거다. 고위 간부들의 칼럼은 멀미가 날 정도로 상식을 벗어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정치면은 또 늘 어정쩡하다. 정파적으로 확 기울어지라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심층적으로 가면서 세련된 얘기를 할 수 있는데 욕 덜 먹자는 틀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듯 느껴진다. 과거에도 그랬다. 그럴 수밖에 없게 된 이유도 나름대로는 이해하지만, 뭐 이 얘기는 다음에…

아무튼 그 자리에서 정피디님이 당신은 왜 방송으로 하고 싶어하는 게 없는가 라고 묻기에 당연하잖느냐고 했다. 내 꿈이 방송인도 아닌데. 운동권이 망해서 이렇게 된 거지 언제 방송으로 뭘 이루고 싶어했느냔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했지만 어떤 생각이 없는 게 아니다. 방송이든 글이든 그런 걸로 뭔가를 해야 한다면 인기나 정파나 그런 게 아니라 진실에 다가가려는 어떤 노력이나 그런 것을 하고 싶다.

무슨 얘기냐면, 범죄를 저지른 어떤 나쁜 놈이든지 아니면 정치적인 음모를 꾸민 놈이든지, 대개는 그 놈이 그런 방식을 선택하는 이유가 배경에 있다는 거다. 그 놈이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은 물론 그게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진짜 문제는 걔가 그렇게 한 ‘이유’에서 드러난다고 본다. 그래서 그 나쁜 놈을 응징하고 처벌하고 내쫓고 그런 것으로만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늘 똑같은 일은 다시 일어난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그 나쁜 놈이 직접 돼봐서 왜 그런 나쁜 선택을 하게 됐는지를 이해해봐야 한다. 그를 ‘이해해주자’는 게 아니고! 이 고학력자 SNS놈들아… 이런 얘기만 했다 하면… 아무튼 ‘그 놈’이 중요한 게 아니고, ‘이유’가 중요하다는 거. 진짜 문제는 거기에 있다는 거. 그래서 그 ‘이유’를 늘 얘기해보고 싶다는 거………..

말해 뭐해. 그냥 햇반 작은 거에 김이랑 김치랑 먹고 답답해서 썼다. 뭐 간에 기별도 안 가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언론

기대되는 용과 같이 7

2020년 1월 11일 by 이상한 모자

체험판은 안 해봤다. 용과 같이는 말하자면 야쿠자를 소재로 한 그냥 황당한 게임이다. 그렇게 뭐 심오한 뭐 그런 거 없다. 나는 단순히 일본 거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이유로 이 게임 시리즈의 팬이 되었다. 처음 일본 여행을 갔을 때 화면에서 보던 그대로의 분위기에 새삼 놀라워 하며 즐거웠던 기억이다.

7편은 액션이 턴제RPG가 돼서 처음에 많은 우려가 있었다. ‘페르소나와 같이’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변화의 이유를 듣고 보니 납득이 간다. 예전 시리즈는 처음부터 개쎈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싸움 킹왕짱…! 싸움 킹왕짱 캐릭터가 잘 나가는 야쿠자를 하다가 음모에 휘말려 몰락하고, 그 운명을 받아 들이며 자기가 감당해야 할 책임을 묵묵히 지고 산다는 뭐 그런 건데… 근데 이번 시리즈는 주인공이 별볼일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액션이 아니라 동료들과의 협력을 통한 성장 이런 것이 중요해서 게임 방식을 바꿨다 이런 얘기. 이런 설명이라면 납득을 할 수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이 시리즈에 매력을 느꼈던 이유 하나를 더 찾게 됐는데, 이게 결국 밑바닥 얘기에서 시작해서 밑바닥 얘기로 끝나는 구조라는 거다. 주인공이 아무리 싸움 킹왕짱이어도 사회적으론 쓰레기고 결국 별볼일 없는 사람으로 되돌아 간다. 중간에 아주 잠깐 조직을 위해서 회장님을 하긴 하지만… 욘다이메…! 게임 내에서 하는 일도 태반은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시간 낭비다. 하여간 이런 별볼일 없는 얘기들이 좋다.

이것과는 다른 이유로 페르소나 5 로얄도 기대를 하고 있는데, 이것은 기본적으로 중2병 거대담론 좌파게임이기 때문에…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용과 같이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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