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티다운 자유 연상

본격 영포티 담론 얘기는 아니고… 개인 블로그니까 개인 블로그 답게 이런 신변잡기를 쓸 수도 있는 거다. 너무 실망하지 마시길.

하루 종일 비가 왔는데, 앞으로 들쭉날쭉하며 비가 계속 올 모양이다. 페르소나4에서는 이렇게 며칠동안 비가 오면 큰일이 생긴다. TV 속으로 얼른 들어가야 한다. 아무튼 그런 점에서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명절까지 겹치니 더 그런 기분이다. 보름달…? 실상은 가을인 것일 테다. 이렇게 비가 계속 내리는 와중에 다들 추위에 적응을 하게 되고… 이제 아우터를 걸치지 않으면 안 되는 계절이 되는 것이다.

자전거에서 떨어진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무릎과 팔꿈치의 찰과상은 거의 다 나았지만(손가락 부상은 손톱이 박살났기 때문에 완치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어깨 근육은 문제이다. 완전 회복을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이렇게 된 김에 필라테스라도 등록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다. 집 앞에 필라테스 학원?이 있다. 검색을 해보니 장기간을 조건으로 결제하면 1회 6만원 정도 하는 듯 했다. 과연 이게 맞나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나이도 있고 몸에 투자할 때가 아닌가? 그렇잖아도 여기저기 문제가 생기는 와중이다. 긍정적인 쪽으로 검토 하려는 생각이다.

잠을 많이 자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옛날 같지 않은 게 5시간을 자면 꼭 눈이 떠진다. 억지로 자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 억지로 스스로를 설득하다시피 해서 7시간을 간신히 채웠다. 애플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 분석 결과를 보면 깊은 수면 단계가 40분이 채 되지 않는다. 4시간을 잘 때도 그 정도 였던 거 같다. 일정 비율 이상이어야 하는데, 4시간을 자나 7시간을 자나 40분이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잠을 더 잘 자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살기 위해서는…

수산시장에 갔을 때 여럿이서 대화를 하던 중에 다초점안경 얘기가 나왔다. 써보니까 좋더라 하는 얘기를 듣고 솔깃했다. 맞춰볼까? 근데 이 분도 다초점안경을 맞춘지 오래되어서 이제는 가까운 걸 볼 때 안경을 벗는다고 했다. 그럼 대체 무슨 소용인가? 아무튼 눈에다가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고민이다. 첫째, 안검하수를 어떻게든 해야 한다. 둘째, 이대로 복시를 안고 살지 하드렌즈를 맞출지도 생각해야 한다. 셋째, 그 다음이 다초점안경이다… 나는 노화가 눈으로 먼저 다 와 버렸다.

새로 나온 칼싸움 게임을 조금 해봤는데 분리주의 얘기인 것 같았다. 오키나와도 그렇지만 홋카이도도 원래는 자기들 땅이 아니잖은가. 그런 역사가 있는데, 그게 이야기의 중심인 듯도 했다. 좀 더 해봐야 알겠지만. 하여간 그래서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를 좋아한다. 지금은 나고야를 가고 싶어졌지만. 사일런트 힐 f를 조금 해서 그런가, 게로에 들르고 싶은 마음이다.

오키나와라고 하니, 연말에 김선생님이 오키나와를 함께 가면 어떤가 하고 제안을 했는데 답을 애매하게 했다. 그때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 것인데, 실제 그렇다. 하루 뒤를 알 수 없는 삶이다.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이렇게 사는 것 외의 답이 있는가?

생일이 다가오고 있다. 고립되어 있는 사람으로서는 정서적 고비다. 생일에 무덤덤해지지 않는다는 게… 확실히 영포티다.

명절 연휴 이틀째

7시간을 자고 눈이 얼마나 떠지는지 확인했다. 안검하수 증상이 나아지는지… 잠을 많이 자면 조금 나은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늦은 아침을 먹고 자전거를 타러 나갔는데 점검의 필요성이 있다는 걸 깨닫고 집 앞 벤치에 앉아 너트를 조이려고 했다. 공구를 꺼내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데 옆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들이 주위를 둘러 쌌다. 이 자전거는 얼마냐, 공구를 갖고 다니는 거냐, 재질이 뭐냐, 들어봐도 되냐 등등… 안된다고 할 수도 없고 예 예 하면서 정비를 마치고 출발했다.

여의도를 한 바퀴 돌면서 잡념을 떨치려는 생각이었지만, 예정된 코스의 70% 정도를 소화한 후 힘이 빠져 버렸다. 소위 말하는 봉크가 오는 것 같았다. 아무리 밟아도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이었다. 한강에서 당산역으로 빠져 투썸플레이스로 들어갔다. 커피와 치즈케이크를 시켰다. 몸이 진정되니 이것도 재미다 싶었다.

집에 돌아와서 시간을 좀 보내다 약속 장소로 나갔다. 명절을 맞아 1971년도에 탄신하신 김선생님 등의 호출을 받고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향한 것이다. 생선회를 먹고 했는데, 김선생님이 오키나와에 대해 열정적으로 뭔가를 웅변한 것 외에 뭔 대화를 한 것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오랜만에 가본 노량진 수산시장 근처는 핫플레이스가 되어 있는 듯도 했다. 젊은이들이 많았고 에너지가 넘쳤다. 식당에는 명절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았다.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꽤 좋은 장면 아닌가? 부럽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물론 친구, 연인 단위로 온 사람들도 있었다. 흠…

집에 오면서 휴대폰에 대해 생각했다. 온통 스팸과 단체문자 뿐이다. 카카오톡을 다시 깔아야 하나? 왜 그렇게들 명절 안부 메시지를 보내는지 알 것 같았다. 보내면 그래도 답이 올 것 아닌가? 좋다. 그러면 명절 안부 문자를 보내보자. 연락처의 명단을 주욱 보다가… 휴대폰을 집어 던지고 싶어졌다. 게임이나 하다가 자야지.

내일은 사정이 된다면 카메라를 들고 나가볼까 하는데… 비가 안 왔으면 좋겠다.

명절 연휴의 시작

7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크게 다르지 않은 녀석이다. 사회성이 없고,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왠지 약하고(이것은 진짜다. 내가 그러기로 정한 사람들에 대해선 놀랍게도 한없이 약한 녀석이다), 뜬구름 잡는 생각에 빠져 있고, 그러면서 쓰레기 같은 면을 적당히 숨기고 있는… 물론 변한 것도 있다. 나이를 헛으로 먹은 것은 아니어서 옛날 같으면 바로 지랄염병했을 일도 적절히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스킬이 생겼다. 20대의 나를 아는 사람들은, 인정할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꽤 사람이 됐다는 것을… 그러나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어서 속으로는 어차피 똑같다. 뭐 어쩌냐. 그게 나인 것을.

그럴듯한 계획들이 (아마도) 있었지만 연휴 시작 며칠 전에 모두 없어졌다. 일정 조정을 하고 했으나 허사다. 나는 뭔가 잘못되면 수백번 정도 곱씹어 보는 성격이다. 가령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다고 한다면, 그래서 상처에서 피가 난다고 하면, 일부러 눌러본다. 얼마나 아픈지,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실제로 최근에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손톱이 깨지고 팔과 다리에 찰과상을 입는 일이 있었다. 찰과상 정도로 병원을 갈 일은 아니므로, 그저 약 바르고 드레싱 밴드 교체하는 일을 반복하여 지금은 거의 나았다. 다만 근육 통증이 좀 남아있다. 근육 통증이라고 별건 아니고 근육이 좀 놀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의, 팔이 잘 올라가지 않는 수준의 얘기다. 아무튼 이 모든 상처를 계속 눌러보고, 사진찍고 등등을 해야 직성이 풀리더라. 아무리 끔찍해도… 외면하는 것은 성미에 맞지 않는다.

그리하여 수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으나, 또 이렇게 되지 않을 방법은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할 때에는 잡념을 떨칠 수 있으나 가만히 있을 때는 그럴 수도 없어서 오늘은 귀가를 해 멍하니 있다가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보통 무조건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굳이 어디 갈 일도 없는데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만 나갔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잠수교까지 갈까 했지만 밤이라 무리하면 안될 것 같아 여의도를 한 바퀴 돌고 안양천을 통해 집에 돌아오는 걸로 타협했다.

보통 연휴 때는 밀린 일을 하거나 아니면 여행을 갔던 거 같은데 이번에는 꼭 감당할 일이 있는 게 아니면 그냥 멍하니 있을 생각이다. 그래서 레토르트 국, 탕, 찌개류를 잔뜩 주문했다. 햇반 돌려서 같이 먹으면 간편하다. 마음이 동하면 냉동실의 생선 등도 소진해야겠다. 그러면서 여러가지를 구상해야겠다.

밥을 먹으면서 유리심장인가 하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았다. 밴드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순정만화풍이다. 히무라 켄신을 했던 사토 타케루가 음악 천재로, 약방의 감초 스다 마사키가 불량한 밴드맨으로 나온다. 그 외 멋진 남자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 일본 녀석들은 꼭 그렇게 안전한 길로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건가? 잘 나가다가 스토리가… 그런데 사토 타케루 이 녀석 피아노 건반을 실제로 대충 맞는 부분을 짚는데, 일본 녀석들 대단하다.

나고야에 가고 싶어졌다. 물론 드라마와 나고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새로 산 게임이나 조금 돌려보고 자야겠다. 이번 연휴의 목표 중 하나는 잠을 많이 자는 것이다. 잠을 충분히 자면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