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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신변잡기

노동절 잊어버린 얘기

2024년 5월 1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은 모처럼 TV 방송국에 가는 일이, 마치 까치밥처럼 하나 남아있는 게 있어서, 거기를 슬슬 갔다가 다시 슬슬 오면서 늘 들르는 카페에서 빵과 디카페인 커피를 샀다. 이 카페에선 그 유명한 소금빵 이라는 빵을 파는데, 습관적으로 사먹고 있다. 점심을 이걸로 때울 생각인데 성공할 수 있을지… 결국 중간에 뭘 먹게 될 거 같은데 불안하다.

아무튼 자주 가는 카페이다 보니 주인과 얼굴을 트게 돼 짧은 대화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오늘은 주인이 “출근하셨어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출근하셨어요가 뭐지? 너는 평소에 출근을 안 하는 거 같던데 오늘은 출근을 했는가보구나, 이런 뜻인가? 아 그러고보니… 오늘은 TV 방송국에 갔기 때문에 복장이 방송용 복장이다. 나는 방송용 복장이지만 남들이 볼 때는 비즈니스 복장일 수 있다. 그런 이유인가? 그래서 조금 말을 흐리면서 답했다. “출근이라는 것은… 매일 어딘가로 하기는 하고 있습니다만…” 주인은 약간 당황한 것 같았는데, 아무튼 커피와 빵을 들고 집에 도착을 했다.

앉아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노동절 얘기인 거 같았다. 노동절인데도 출근을 했느냐 이런 뜻이었을 텐데… 아마 회사원이었다면 바로 알아들었겠지… 프리랜서와 백수의 경계선에 묘하게 걸쳐있다 보니 이 얘기를 못 알아듣고 이상한 답변을… 이제 다음에 가서 뭐라 그러지? 저 제가 사실은 무직입니다 이래야 되나? 슬픈 일이다.

어쩐지 길에 차들이 별로 없던데, HAPPY 노동절 되시길 바라며…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노동절

난시

2024년 4월 26일 by 이상한 모자

안경점에 갈 때마다 고생이다. 오른쪽 눈의 시력 측정이 잘 되지 않는다. 기계로 잰 다음 그것에 맞춰서 렌즈를 이것 저것 끼워보면 이상하게 맞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그런다. 그런 상태로 안경을 대충 맞추고, 그 안경에 적응해왔다. 그런데 그게 나이를 먹고 눈의 조절력이 저하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오른쪽 눈의 초점을 맞추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거다.

수습 불능의 상황이 됐다는 생각에 며칠 전에 안경 렌즈를 새로 맞추기로 했다. 한 2년 전쯤에 간 안경점에 다시 갔다. 주인 아저씨가 잘 해줬다는 기억 덕분이다. 기계로 시력 측정을 하니, 주인 아저씨가 눈 상태가 훨씬 안 좋아졌다며 놀라더라. 그런데 이번에도, 힘들었다. 기계로 측정을 하고 나서 거기에 맞춰 도수를 맞추는 과정이 안 맞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안경 렌즈를 맞추긴 했다. 10만원이 들었고 거의 이틀 걸렸다. 상태가 좀 나아지긴 했는데 100점은 아니다. 그래도 글씨를 볼 수는 있게 됐다는 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요 며칠 간 안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거의 사용하지 않는 상태가 돼버린 오른쪽 눈의 조절능력을 검증 또는 회복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며 깨달은 게 있다. 오른쪽 눈은 다소 안검하수가 있다. 평상시 느낌대로 눈을 뜨고 있으면 눈동자의 한 50% 정도를 눈꺼풀이 덮고 있는 거 같다. 안경을 벗은 채 그 상태 그대로 보면 근시가 있는 것을 빼고 별 문제가 없다. 그런데 눈을 크게 떠서 눈동자의 70% 이상을 드러나게 하면 복시가 생긴다. 처음엔 별안간에 글씨가 두 개로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테스트를 해보니 선형그래프에 가까운 거 같다. 혹시 눈동자에 손을 대는 것 자체가 왜곡을 만드는 것 아닌가 싶어 왼쪽 눈에도 비슷한 동작을 해보았는데, 여긴 변화가 없다. 오른쪽에만 국한된 문제다.

오래된 미스터리를 풀었다. 안경점에 가서 기계로 굴절검사를 할 때 보통 눈을 크게 뜨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검사된 결과를 근거로 렌즈 도수를 결정할 때의 눈은 보통으로 뜬 상태다. 그러니까 안 맞는 거다. 이걸 이제 알다니… 렌즈를 다시 맞춰야 하나? 근데 여기서 또 고민이 생긴다. 그럼 기준을 뭘로 해야 하나? 크게 뜬 눈을 기준으로 해야 하나, 평소처럼 뜬 눈을 기준으로 해야 하나? 조금 크게 뜬 상태인 때도 있지 않나? 도대체 이 눈을 어떻게 해야 하나… 눈이 왜 이러나 도대체…

서렵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난시, 안경

옥동자가 되고 싶었다

2024년 4월 21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는 모처럼 100년만에 호프집이라는 데에를 갔다. 나는 가짜맥주를 한 잔 마셨고 상대는 혼자 소주를 두 병을 마셨는데, 왜 운동권이 되었는지 등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인터넷에서 논쟁한 얘기를 하다 건설노조 얘기가 또 나왔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지나고 보면 그 때의 기억은 운동권으로서의 원체험 같은 것이다. 인터넷 논쟁이라는 것은 언제든 그만두면 그만둘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덤프에서의 경험 이후로는 뭔가 돌아갈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그 중에서도 결정적 기억이 언젠가 여기다 썼지만 저임금 받으면서 지부에서 일하는 여성 상근자들에 대한 거다. 언젠가 어디서 이 얘기를 하는데, 어떤 분이 화물에서도 비슷했다고 하시더라. 사실 덤프에 있으면서 화물 얘기도 많이 들었다. 그때 화물에 있었던 사람들 이름도 기억한다. 지금와서 보면 왜 저기서 저러고 있나 싶은 분도 있고, 지금은 어디서 뭐하나 궁금한 분도 있다.

어느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아니었을 거라고 얘기했다. 물론 아예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좀 얘기가 다를 수 있다. 부자의 아들로 태어났다면? 유튜브로 대성했을수도? 롤모델은 옥동자로 유명한 정종철씨다. 어느날 유튜브를 보는데, 정종철씨가 컴퓨터를 얘기하고 있는 거였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계속 지켜보는데 그래픽카드의 팬을 다 떼고 수냉쿨링을 하겠다는 게 아닌가? 그것을 위한 키트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해서 부착하는 걸 보여주겠다는 거다. 그런데 실제 집도에 들어가니, 그래픽카드에 붙어있는 커패시터의 크기가 문제가 되었다. 그것들이 너무 커서 수냉쿨링을 위한 가이드가 붙지 않았다. 그러면 이쯤에서 실패로 끝나야 하는데, 옥동자는 바로 이걸 포천 컴퓨터 허준에게 들고 가서 커패시터를 높이가 낮은 걸로 교체해버리고, 아크릴집에 가서 가이드를 일부 개조한 후에 장착을 해버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그래픽카드 수냉 개조를 성공적으로 끝마치게 되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근데 이렇게 한다는 것은 덕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다른 영상을 보니 온통 뚜껑을 따고 벤치를 돌리고 이런 것만 있다. 난리가 났다.

다른 평가를 보면 매우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던데, 사진 요리 낚시 등등… 만약에 나도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다면 저렇게 살았겠다 싶더라. 어제 대화 중에 중독이 잘 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했는데, 술에도 중독이 된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한 방에 끊게 되더라… 게임도 중독인 거 같지만 안 하면 또 안 할 수 있다… 근데 그걸 뒤집어 말하면 뭐든 몰두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컴퓨터 업그레이드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는데, 수입 급감으로 접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괜히 수냉 시스템을 갖추고 싶어진다. 큰 필요는 없지만… 아직 하루의 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 이만 쉬어야 한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옥동자, 정종철,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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