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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자칭 박사에 대한 잡담

2020년 3월 25일 by 이상한 모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이 주제로 잡담을 할 일이 많다. 오늘 들은 얘기는 이 방에 참여한 사람은 대부분 별볼일 없는 매우 젊은 남성이라는 거였다. 뭐 그렇겠지. 일부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심지어 사회지도층도 포함돼있을 수 있겠지만 이건 다른 층위의 문제일 듯하고, 그 텔레그램 방에 들어가서 열의를 가질 정도로 ‘음란물'(물론 이 경우는 성착취동영상이다)에 집착한다고 할 때는 그런 조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성이 오직 성적대상이기만 한, 그래서 음란물과 구분되지 않는 세계관에서는 이른바 ‘리벤지’ 뭐라고 불렸던 불법촬영물이나 성착취동영상이나 동일한 맥락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사회적 지위가 있고 수입이 안정적인 사람이면 올바른 삶을 산다는 거냐? 당연히 아니다. 여기는 여성을 성적대상화 하는 같은 욕망을 또다른 방식으로 해소한다. 직접적인 성매매부터 이른바 유흥 어쩌구에 이르기까지… 그러니까 양상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는 같은 욕망의 실현인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뭐 자꾸 말하지만, 자칭 박사의 이중성과 악마같은 삶을 강조하는 발화의 배후에는 이번 사건을 본체로부터 유리시키고 전체 구조는 은폐해 보존하고자 하는 기만적 욕망이 숨어있다. 지금 박사를 과도하게 욕하는 사람이 알고보면 나쁜 사람일 거라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게 아니고 언론 환경을 비롯한 담론 구조의 문제를 얘기하는 거다.

이 구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의 가담자 내지는 그들의 입장에 동조하는 이들이 반성은 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이다(이건 따로 또 다룰 문제지만 이 피해자들이 어떤 사회 구조 속에 있는지, 함정으로 빠져드는 첫 번째 선택의 배경이 된 사회적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접근도 필요하다). 내가 성매매를 했나 성범죄를 저질렀나(당연히 성착취동영상 향유와 공유도 성범죄이다) 그냥 집에서 조용히 돈 내고 ‘야동’ 본 것 밖에 없다… 오히려 강자들에게 성을 판매한 여성들부터가 문제인 것 아니냐… 이런 항변 속에는 앞서의 구조에서 자신은 약자에 속한다는 자기 인식이 반영돼있다. 내 생각엔 이게 박사가 영웅이 된 비결이다.

끝없이 자기를 피해자라고 하고, 가상의 기득권을 가정해 거기에 저항한다고 하는, 이런 행태가 거의 모든 사회문제에 걸쳐 나타난다. 진보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걸 넘기 위해선 갈등과 모순의 구조를 재설정하는 노력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두 얼굴의 악마가 아니라 여성에 대한 착취 구조라는 보편성이 문제이다. 이건 남녀의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라는 회피가 아니라 이 끔찍한 사실을 반복 상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박사, 성착취동영상, 텔레그램

박사와 텔레그램에 대한 방송 내용 일부

2020년 3월 22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방송 내용인데 다 아는 팩트랑 법적 쟁점에 관한 대목은 다 빼고 의견 부분만 추렸다.

구청이나 주민센터에 근무하는 경우에 주민등록등본 발급 등을 공익근무요원이 담당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규정에 따르면 이들의 역할은 공무원의 업무를 지원하는 것으로 제한돼있지만 사실상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일선에 투입된 공무원 숫자가 모자란 지자체일수록 심하다. 이들이 불법적 행위를 저지를 경우 신분에 따른 책임을 확실히 물을 수 있는 공무원과는 달리 관리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사회복무제도 이대로 좋은지 검토해봐야 한다. (진행자가 공무원이 모자란 거냐 게으른 거냐 해서, 직급이 높은 공무원이 일을 안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다고 민원창구에 투입되는 건 아니고, 일선 민원창구에서 일해야 하는 직급이 낮은 공무원 숫자는 모자란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답했음.)

(…)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경우도 있다. n번방의 경우에 애초에 사진이나 영상을 스스로 올린 것부터가 잘못 아니냐는 건데 성범죄 피해의 책임이 여성의 행실이나 옷차림에 있다는 주장과 같은 논리다. 하지만 잘못이 있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다른 범죄로 인한 더 심한 고통을 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아울러 피해자들 중에서도 특히 미성년자인 경우 사회적 차원에서 대책 필요하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피해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 될 때까지 가족이나 주변인이 아무런 개입을 못한 이유가 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

음란물은 성인의 자유라는 사람도 있는데, 표현의 자유일 수 있으나 오로지 그것을 근거로만 세상만사를 판단할 수는 없다. 이번 사건과 같은 사례는 사회가 자유를 제한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피해가 눈 앞에 드러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음란물 소지와 처벌에 관한 법적 제도적 정비가 있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남성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남성들이 여성을 성적대상으로만 다루는 문화가 사건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하자는 것이다. 남성들이 억울한 일만 걱정할 게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주체적 적극적으로 할 때만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n번방, 박사, 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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