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란 무엇인가
요즘은 집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 하고 거의 밖에 머무르려고 하는 중이다. 최대한 카페를 활용해 집중력을 높여 글을 쓰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뒤로 미루고 오로지 생업과 이것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도 생각대로 잘 안 된다.
금요일에는 야망에 불타는 김변호사가 있는 강남에 일찍 갔는데, 늘 애용하던 한석타워의 스타벅스에 자리가 없었다. 서서 기다린 적도 있었으나 이 날은 서서 기다리는 사람마저 이미 있었기에 다른 카페에 도전했다. 그런데 가는 데마다 자리가 없는 거였다. 자리가 있는 데는 뭘 꺼내서 글을 쓰기엔 좀 부적합해 보였다. 좀 그럴듯한 데는 여지없이 사람으로 꽉 차있는 것이었다. 도대체! 카페란 무엇인가. 30분 넘게 걸어다니다가 그나마 자리가 있는 카페를 찾아냈다. 다음엔 스타벅스에 실패하면 바로 이쪽으로 와보기로 결심을 하고, 홧김에 소금빵을 시켰다.
토요일에는 방송국을 향해 일찍 출발했다. 방송 원고 작업을 아예 방송국 근처 카페에서 할 생각이었다. 앞뒤에 시간이 남으면 긴 글 작업을 하고… 그런데 그 방송국 근처에 가면 늘 들르는 커피빈이 꽉 차있었다. 이런 경우 건너편의 탐앤탐스에 가는데, 망한 것이 아닌가..! 조금 걸어서 스타벅스에 가보았지만 당연히 여기도 자리는 없다. 할 수 없이 최후의 대안 할리스에 갔는데 자리가 딱 하나 남아있어 얼른 앉았다. 그런데 이 자리는 테이블 높이가 낮은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원고 작업을 하려니 허리가 빠질 것 같았다. 글을 쓰면서 주변에 자리가 나는지를 계속 보았는데, 어림이 없는 일이었다. 누군가 일어설라치면 새로운 손님이 벌써 달려 드는 것이 아닌가. 원고를 반쯤 썼을 때 어느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기에 얼른 자리를 옮기는데 성공했으나 이미 힘은 다 빠져 버렸다.
일요일인 오늘은 집안 일을 좀 하고 씻고 역시 카페로 향했다. 집 근처 스타벅스로 갔는데 역시 자리가 없었다. 집 근처의 또다른 카페로 갔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아이패드 하나를 들고 카페 공략에 연거푸 실패하며 정확히 같은 동선으로 이동하는 어느 여성이 있었는데 계속 똑같이 따라가는 것도 이상하고, 전의를 상실하여 그냥 집에 돌아왔다. 집안일을 계속하고 조금 일을 하다가 홧김에 치킨을 시켜 반 정도를 먹었다.
왜 다들 카페에 있는 것일까를 한참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뭐 나랑 같은 이유겠지. 할 일은 많고 집에선 안 되고…. 옛날엔 집에서도 다 잘 됐는데…. 내일은 드디어 병원 도전이다. 일찍 쉬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