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나 링고에 대한 새로운 덕질
새로운 노래를 안 들은 지가 꽤 됐는데 시이나 링고의 새 싱글이 지난 5월달엔가 나왔다는 걸 뒤늦게 알아서 한 번 들어봤다. 시이나 링고는 밴드로 출발한 여성 가수가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어떤 완성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그게 뭐가 됐든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만큼 잘하는 사람은 본 일이 없다. 중학생 때 일본 방송 보고 할 때 가부키쵸의 여왕부터 봤으니, 거의 메이저 활동 시작부터 봐온 아티스트인 셈인데 진짜 대단하다.
https://youtu.be/QObudA5CwOo?si=6SwqUEPehvEJ56Rm
이런 걸 하는데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있나? 미친듯이 노래하는 남자분은 엘리펀트 카시마시의 미야모토 히로지. 젊었을 때는 좀 스다 마사키를 연상케 하는 반항적 이미지의 미남이었는데 나이를 좀 먹고 나니 어떤 야수성이 더 돋보이는 거 같다. 그걸 이 노래를 부르게 해서 소화하는 것이 대단한 점. 이게 니혼테레비의 시사방송(소위 정보프로그램계라고 하는…)인 ‘News Zero’의 테마곡이었다는데, 그럴 수가 있나? 레코딩은 좀 더 순한 느낌이긴 하지만 한국이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얘기 아닐지.
아무튼 최근 듣게 된 신곡 아닌 신곡은 ‘나는 고양이 눈’이라는 제목인데 아닌 거 같이 시작하지만 역시 마음 찡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게 시이나 링고 답다. 그런데 뮤비를 보니 다른 쪽으로 관심이 갔다. 여성 드러머, 여성 기타이다. 더군다나 여성 기타는 기타랑 솔로 연주 폼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분.
https://youtu.be/xl_fGKFFq_Y?si=zR21dtbSmXgxLcJ3
설명에 보면 역시나 넘버걸의 타부치 히사코라고 돼있다. 드러머는 토키츠 리노인데 이건 누구인가? 대충 검색해보니 시이나 링고의 10대 시절 밴드메이트라고 돼있다. 로렛타세코한(Roletta Secohan)이란 이름의 밴드를 한 걸로 돼있는데 그게 뭔지 궁금해서 더 찾아봤다. 재즈 밴드라는데, 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검색하는 과정에서 웃기는 사진도 발견.
https://www.nishinippon.co.jp/item/n/850804/
다음은 사진에 붙어있는 기사.
음악을 좋아하는 10대 젊은이들이 노래와 연주 솜씨를 겨루는 ‘틴즈 뮤직 페스티벌 95 전국 대회’에 후쿠오카시의 여고생 밴드 ‘마블러스 마블’이 후쿠오카 블록 대표로 출전한다. 멤버들은 14일 도쿄에서 열리는 대회를 향해 마지막 연습에 힘쓰고 있다.
이 밴드는, 드럼스 토키츠 리노씨(17)를 리더로, 보컬 시이나 유미코씨(16), 키보드 스에나가 이즈미씨(16), 베이스 나카가와 아이씨(16), 기타 츠다 유키코씨(17)의 5인조…
아 후쿠오카 시절! 검색하다 보니 타부치 히사코도 틴즈 뮤직 페스티벌 출전 경험이 있다. 이때 시이나 링고하고 알았다고 한다. 또 2000년도인 발육스테이터스 시절 함께 한 기록이 있다. 그때는 넘버걸 한참 하던 시절일텐데 시이나 링고가 후쿠오카 시절에도 팬이었다고 했으니 그 영향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5월에 나온 곡의 저 뮤비는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함께 한 사람들과 같이 찍은 것. 그렇게 생각하면 좀 더 대단하지. 부럽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