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안 보고 하는 소리
오징어게임 말이 너무 많고, 감독인지 하는 분 인터뷰도 신문에 많은데 일부러 다 안 보고 있다. 피곤해서다. 오징어게임도 웬만하면 안 볼 것이다. 대충 어떤 내용인지 알만해서다.
이런 유는 배틀로얄도 있지만, 이것 저것 영화, 소설, 게임… 전세계적으로 이런 게 너무 많다. 그리고 그런 것들에 대한 분석도 이미 너무 많다. 이미 지쳐버렸다. 출혈적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기득권과 자발적 참가로 내몰리는 ‘보통사람’들… 결말은 그저 비극으로 끝나거나, 아니면 깨달음을 얻은 복수로 끝나거나, 아니면 혁명을 하거나 하는데, 오징어게임 시즌2 만들거니 하는 걸 봐서 주인공이 살아남은 결말이고 그가 뭘 할지는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 것 같다.
이런 비슷한 작품들 중에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결말은 뉴 단간론파 V3였다.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것조차 이 게임을 지속하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고, 그걸 주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사람이 현실의 게이머 자신이라는 점에서, 게임 그 자체를 거부하는 역할을 게이머가 실제로 수행하도록 강요하는… 황당한 결말. 그러나 게임 덕에 각성하고 복수를 하고 혁명을 하고 염병 염병 하는 것보다 제4의 벽을 깨고 게임시리즈 자체를 끝장내 버리는 이 결말이 가장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일본인들이 만든 게임 답게 여성혐오 등 이런 저런 쓰레기 같은 요소들로 가득 차있긴 하지만…
그니까 이 세상이 오징어게임을 보고 듣고 즐기고 씹고 맛보는 그런 현상 자체가 오징어게임이다 이런 뭐 가증스런 생각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