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다
어제는 길을 가다가 우연히 야채인간에서 잠시 드럼도 쳤던 모님을 마주쳐 인사를 했다. 놀라운 일이다. 이런 우연이? 옛날 생각이 나고 해서 인스타그램의 옛날 계정에 잠깐 들어가봤다. 다들 잘 살고 있는 거 같고… 생각하는 중에, 세기의 기타리스트 유미키 에리노씨가 서울에!? 아~~ 그런데 이미 귀국을 했다고 한다. 체류하는 동안에는 여의도에 거점을 두고 움직였다는 얘기 같은데, 이 분도 마주칠 수 있었을지도… 아쉽다.
그렇다면 또 생각난 김에 유미키 에리노씨의 유튜브 계정에 들어가 근황을 살펴보려 했는데, 언젠가부터 전면 유료화라는 방침인지 멤버십 전용 영상들만 업데이트 되고 있는 것이었다. 이참에 인생 최초 멤버십 구독을 해볼까 했는데 한 달에 4천얼마라는 거다. 이 돈을 지불하는 게 전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올라와 있는 영상의 대부분이 기타 교습이다. 라이브 연주도 있는 것 같긴 한데… 어쨌든 내가 보고 싶은 게 과연 기타 교습 영상인가? 모르겠다.
이런 시대에 적응하는 게 너무 어렵다. 명색이 평론가인데 뉴스에 적응을 못하겠다. 방송국 갈 때마다 죄인이 된 심정이다. 누구도 하지 않는 가스라이팅을 스스로 당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1인시위 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는 어떤 분이 ‘너네들 봐라’ 라는 듯 퇴근(?)하는 우리 좌파패널들을 향해 홍위병 어쩌고 써있는 판넬을 들이밀었다. 누군지 알고 그러는 건지 그냥 기계적으로 지나가는 모두에게 하는 건지 그건 잘 모르겠다.
뉴스를 얘기하는 사람들도, 뉴스에 관심갖는 사람들도, 뉴스를 만드는 녀석들도, 다 너무 피곤하다. 요즘은 머리가 덜 아플까 싶어서 카페인을 줄이고 있다. 디카페인 커피만 먹는다. 맥모닝을 시켜먹으려는데, 디카페인 커피는 없지 않나. 그래서 커피는 빼고 제로콜라를 선택했는데 생각해보니 제로콜라는 칼로리를 줄였을 뿐 카페인은 그냥 콜라 그대로잖냐. 사는 게 다 이런 식이다. 그래도 이런 얘기나 하고 그러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뉴스 얘기를 하려고 하면 일단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이딴 것들이 무슨 뉴스라고… 뉴스를 다 죽여버리고 싶다. 그리고 너네들 내가 나중에 다 폭로할거야!
지금은 그냥 유미키 에리노 씨의 기타 연주나 감상하자. 기타 줄 갈어야 되는데…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