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지진?
3월 31일.
◇ 정관용> 참 이상하고 희한한 나라네요. 마지막 질문인데요. 이러다가 일본의 확진자가 확 늘어나고 사망자가 막 생기고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100년 전에 그 관동대지진 때처럼 외국인,특히 한국인을 희생양으로 삼아서 혐한 행위가 번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던데 혹시 이런 얘기 들어보셨어요?
◆ 호사카 유지> 네. 저도 어느 정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긴급사태선언을 도쿄라든가 어디에서도 이제 할 수 있는 법이 3월 중순에 통과되었기 때문에요. 이것이 혹시 선언이 된다면 상당히 강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일단 인권을 완전히 무시할 수가 있는 법이라서요.
◇ 정관용> 그런데 그런 긴급사태선언이 이루어지면 혐한으로 간다고요?
◆ 호사카 유지> 혐한이라는 것은 예를 들면 코리아타운이 일본에 도쿄하고 오사카에 큰 게 2개 있습니다. 그런 데서 예를 들면 확진자가 좀 나왔다. 그러면 코리아타운 전체를 폐쇄시킬 수가 있고요. 그리고 코리아타운을 완전히 바꿔서 여기는 다른 타운으로 이제 바꿔야 된다는 것은 아주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긴급사태선언을 하면 할 수가 있게 됩니다. 이런 부분에서 표적이 지금 어느 정도 잡고 있는 아베 정권의 그러한 성격 같은 게 없지 않아 있습니다. 지난 7월에도 한국에 대해서 경제보복을 했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코로나19로 긴급사태를 선언하게 될 때 표적을 한국 쪽으로 돌릴 우려도 있다, 이 말씀이군요.
◆ 호사카 유지> 우려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그렇다기보다 그러니까 그런 것은 일본의 역사에서는 흔히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4월 7일.
◇ 정관용>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 얼마 전에 호사카 유지 교수 아시죠? 그분하고 제가 인터뷰할 때 일본에 긴급사태 선포되면 일본 국민들이 혐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혹시 관동대지진 때처럼 일본 내 한국인을 희생양 삼을 우려도 있다, 이런 주장을 편 바 있는데 유 대표님도 동의하세요?
◆ 유재순> 저는 절대로 동의 못 하고요. 너무 극단적인 비유 같은 것이 지금 식민지 시절도 아니고요. 그리고 사실은 그렇게 이분법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거든요. 다만 문제가 되고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 아베 정권이 제2기 출범을 할 때 북한 때리기, 한국 때리기로 해서 우익 지지자들 중심으로 해서 정치적 기반을 닦아온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 코로나 사태로 아베 정권이 코너에 몰렸을 경우에 그 타깃을 한국 때리기로 나서면 한일 정국이 경색되는 것은 또 작년처럼 수출규제 문제처럼 또다시 불거지는 것이 아니냐 그런 점을 한국인들이 지금 걱정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베 정권이 궁지로 몰릴 때 한국을 타깃으로 할 정치적 가능성은 있다 이 말이군요.
◆ 유재순> 그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은 군벌이 장악한 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조선인의 폭동을 날조했지만 최종 목표는 사회주의자 등 이른바 불순분자들이었다. 당시 학살에 가담한 자경단 일부가 군 조직이었다는 설도 있다. 이걸 위기의 상황에서 일본인이 한국인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는 것과 동렬에 놓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