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출 박성중

내가 이 두 분한테 할 말이 많은데 좀 참았다. 하루이틀 떠들고 말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는데 몇날 며칠을 떠들고 이걸 이 얘기 저 얘기에 갖다 붙이고 열받아서 못살겠다.

박대출 선생(선생은… 일본인들이 정치인을 선생이라고 부르더라. 메이지유신을 겪은 사람들이라 그런가? 한일우호를 강조하며 특별히 선생으로 불러드림)은 서울신문 정치부장 출신인데, 내가 하도 기가막혀서 참여정부 그 즈음에 선생이 쓴 칼럼을 다 읽어봤다. 좋은 얘기도 많고, 뭐 나쁘게 말하면 공자님 말씀이지만 언론인이 공자님 말씀 안 하면 누가 하겠는가? 하여간 그때 선생 같으면 이걸 어떻게 봤겠나? 정신차리시라.

박성중 선생은 아예 사람 이름 불러놓고 “좌파”라고 그랬던데, 나한테 그랬으면 거 맞다 그럴텐데 좌파도 아닌 엄한 사람한테 좌파… 정신을 차려야 한다. 윤심전당대회에서도 컷오프되는 정치적 입지가 불안해서 그러시는지, 누가 낙하산으로 오기로 해서 그러는지 모르겠으나 좀 멀쩡한 말씀을 해야 한다.

내가 뭐 무슨 단체가 모니터링해서 표 만들고 그런 일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떠들고 사는 입장에서는 그런 일도 고마운 일이고 새겨들을 얘기가 있으면 또 새겨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말하면 그 사람들 정체 운운하면서 하실 말씀 많을텐데, 알어, 알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을 얘기가 있으면 들어야지. 떠들어서 먹고 사는 사람이 뭐 무오류냐? 애드립으로 살다 보면 당연히 사고 내는 게 일쑤다. 또 공영방송들이 문제가 하나도 없냐. 그건 아니지. 그래서 표를 만들고 문제제기하고 다 있을 수 있다고 봐.

그런데 그걸 갖고 정치권이 흔들어대고 방통위원장 면직 얘기까지 가고 이러면 이거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된단 말이다. ‘저 사람 좌파다’,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됐다’ 이런 거 말고 무슨 얘기가 잘못됐는지를 지적을 해라. 그래야 설명을 하든 해명을 하든 할 거 아니냐. 김준형, 정세현… 뭐 그럴 수 있어. 홍현익… 홍현익씨가 좌파냐? 과거 보수정권 때 그 양반이 무슨 얘기 하고 다녔는지 함 찾어봐라. 대통령이 미국서 돌아오지도 않았는데 국익을 훼손하는 비판을 하다니 부들부들 막 이러는데, 조선일보도 좌파냐? 워싱턴 선언 나온 그 날 그렇게 조졌는데? 조중동이 좌파 신문이야? 다들 나토식 핵공유엔 미치지 못하고 핵개발 카드는 미리 포기했다 이렇게 평을 했는데? 그 똑같은 얘길 했을 뿐인데 왜 그러냐. 보수 전문가를 불러라? 누가 보수 전문가냐? 지금 워싱턴 선언 잘됐다 얘기하는 방송용 전문가분들 문통이 김정은 만날 때 무슨 얘기 했는지 함 찾아봐라. 보수 논자들이 섭외가 잘 안 된다 이런 얘기 하더라는 기사 밑에 유튜브에 많다고 댓글 달어놨더라.

문재인 정권에서 뭘 한 것만 갖고 문제를 삼을려면 대통령은 어떻게 믿냐. 문재인 정권에서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을 한데다 선생님들 막 감옥에다 집어 놓고 그랬는데. 법무부 장관은 어떻게 믿냐? 그 분이 수사를 어떻게 했냐? 님들도 알고 나도 아는 그런 얘기 다 막 할까?

청년최고위원 묘선생 페이스북에 막 분기탱천을 해서는 문정권 사람들만 불러서 얘기 듣는 방송에 기생하는 패널들도 각성하라 썼던데, 아마 이준석류 얘기겠지만 MBC 신장식 프로에 가는 선생이 할 말인가? 물론 저도 감. 얄팍한 얘기입니까? 더 해봐? 그 표에 미디어오늘 출신이 진행한다고 나온 KBS 밤 10시 프로 그거 전정권에서 원래 묘선생님이 코너에서 브리핑했잖아요. 님이 개인 사정으로, 나쁜 일은 아니고 좋은 일, 남들 다 겪는 라이프싸이클이지만 중간에 조금 그랬지만 하여간,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고 나서 제가 이어 받아서 하고 있는 거 아님? 그 비슷한 시기에 YTN 심야에 하는, 둘 불러서 밑도 끝도 없이 얘기하는 프로도 나가고 그러신 거 아님? 양심이 있어야.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고, 다들 곤란해지니까 자제하잖습니까. 좀 자제를 하게 해달라. 정 그렇게 불만이면 박대출 박성중 두 선생 분들이 브리핑도 하고 패널도 하세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신문보고 원고쓰고… 출연료? 세금 떼고 한 자리 수다. 쓰다 보니 더 열받네. 요즘 밤에 잠이 안 와. 이만 잠이나 자러…

게임이 좋아

뭘 좀 찾아보느라 여러가지 검색을 했는데 시민단체 홈페이지가 나왔다. 자기들이 무슨 활동을 했는지 사진을 올려놨는데, 좋은 카메라를 쓴 모양이다. 얼굴들을 죽 보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사람들하고도 말이 안 통하겠지… 무슨 말을 하면, 자기들이 익숙한 코드 아니면 접수를 거부하겠지… 자기들만의 정치-사투리가 아니면 얘기 자체를 접수를 안 한다.

오늘 한국일보의 의료 관련 기사를 보는데, 꽤 잘된 기획이다. 밑에 댓글을 보니 편향적인 기사라며 또 ㅋㅋㅋ 이래놨다. 자기가 원하는 무슨 내용이 없다는 게 근거다. 다양한 입장을 담아 2만자를 써도 자기가 원하는 얘기가 없으면 편향적인 게 된다. 비슷한게 무슨 때마다 와서 ‘김민하 정신차렸네’ 이런 댓글이나 문자 보내는 사람이 있다. 이 미친양반 나는 계속 비슷한 얘기 하는데 지가 알아듣는 얘기가 있으면 내가 정신차린 거고 없으면 개딸이거나 문빠거나 수박이거나 국짐이거나 친검 개검기레기고… 1시간 중에 50분 동안 정부 여당 욕하고 10분 야당 욕해도 그렇게 난리 난리치고…

사고를 친다는 것이 뭔지 알고 있냐?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사고 한 번 크게 칠 것 같다. 이 나라에 더 이상 살아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으로 진짜 진지하게 다른 나라로 떠나는 것을 생각했다. 근데 제가 직업이, 직업이 없지만 하여간 하는 일이 남의 나라 정치얘기도 계속 봐야 되는 거잖아? 제대로 된 데가 없어. 어딜 가나 정치 얘기하면 똑같애. 사람이 다 똑같지.

유일한 탈출구는 게임… 게임에서만은 내가 원하는 세상, 내가 원하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에서만은 나도 유튜브 조회수 안 나와도 주인공 될 수 있다… 입만 열면 저널리즘 어쩌고 하는 인간들이 유튜브 조회수 타령만 하고 그런 꼴 안 봐도 된다… 어떤 분이 오랜만에 전화를 했는데 ‘넌 임팩트가 없어’라고 했다. 사람을 왜 만나냐 게임에 가상현실 속에 이렇게 수많은 내 친구들이 있는데! 호 호 호~~ 오늘은 중세의 유럽 백작이 되어 주군의 딸인 공주와 결혼을 하고 대머리왕 샤를의 뒤통수를 쳐 분열된 프랑크를 통합, 제국을 건설하고 이탈리아까지 정복할 계획이다.

현타

그냥 이런 저런 얘길 떠드는 걸로 먹고 살고 있는데, 말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는데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지 모르겠다. 예를 들면 아무도 내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맨날 쓰는 얘기지만, 방송 들었다는 사람들 봤다는 사람들 하는 얘기 보면 그런 느낌이다. 자기들이 원하는 얘기, 익숙한 얘기가 아니면 이해를 안 하려고 든다. 뭐 주관적인 생각일 수 있다.

분명한 것도 있는데, 이래 저래 떠들다 보면 진행자도 제작진도 말을 빨리 끝내고 다음 주제 했으면 하는 생각 뿐이다. 그런 태도를 보고 있으면 애초에 말을 그러면 왜 시키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심지어 내가 한 얘기를 듣지 않고 있다가 그대로 반복하는 진행자도 있다. 가령 내가 “오늘은 대통령이 짬뽕을 먹었다고 합니다”라고 했는데, 바로 이어서 진행자가 “그런데 대통령이 오늘 짬뽕을 먹었다는 보도도 있지 않았습니까?”라고 하는 식이다. 열받는다. 결국 나는 그냥 그럴듯한 형식으로 시간 때우는 기계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오직 청취율과 유튜브 구독자 수, 조회 수가 모든 것의 기준이다. 입으로는 이런 저런 공자님 말씀을 얘기 해도 결국 저 숫자가 잘 나오면 아무도 문제삼지 않고, 저 숫자가 안 좋으면 군식구 취급 짐짝 취급이다. 이런 판에 굳이 무슨 의미를 담아서 말을 하려고 하는 녀석이 바보일 것이다.

어떤 분들이 방송 패널 이름을 놓고 파란색 빨간색 까만색을 칠해 놨는데 채널A 아나운서 출신도 팩트신문 대표도 파란색깔이 칠해져있다. 신한국당 공채 출신 평론가는 까만색인데 천아용인의 김용태씨는 또 빨간색이다. 이걸 들고 흔들면서 박대출 박성중 이런 분들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 장담하는데 저 분들은 라디오 안 듣는다. 이 색깔 칠한 분 역시 사람들이 무엇에 대해서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에는 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나름대로는 이런 저런 것을 고려하고 또 이상한 사명감도 갖고 떠들어 왔다. 얼토당토 않은 오해도 받고 별꼴 다 보면서 그래도 그냥 의미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살아왔다. 어떤 말이 문제였다고 하면 설명도 하고 사과도 하고 그럴 것이다. 그러나 쓴 책 제목에 특정 단어가 들어가는 게 문제라든지, 민노당 출신인게 문제라든지 하면 내가 뭘 어떻게 하겠는가. 뭘 그런 것을 갖고 이렇게 용을 쓰는가. 그냥 진행자가 바뀌거나 프로그램이 없어지면 끝나는 파리 목숨 인생일 뿐이다. 섭외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선 이미 없다. 모두가 자기 편이 아니라 ‘남의 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무슨 섭외를 왜 하겠는가. 계속 강조하지만 어차피 다 얼마 안 남았다. 돈 없으면 굶으면 되는 세상이다. 굶는 것 이미 익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