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루님을 갈궈서, 횽님이 생일이었는데 니는 뭐하냐 이래가지고 또 “싸나이들”끼리의 우아한 만남을 가졌다. 원래 나루님이 부산 공연 끝나면 이번에 찍어낸 LP를 들고 함 뵙겠다 했었는데, 부산 공연이라는 걸 언제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끝난 지가 꽤 됐을텐데 뭐 얘기도 없고 말야.
아무튼 만나서 나루님이 좋아하는 양꼬치집에 가서 양꼬치 먹고 “싸나이들” 답게 홍차 마시면서 타르트 먹고 하면서 나루님이 약속한 LP 증정식을 가졌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그리고 늘 그렇듯 음악 얘기 좀 하고 그랬다. 니 공연하는 동영상 봤는데 기타를 왜 틀리냐 했는데, 나루님은 그것이 라이브의 묘미라고 답했다. 또, 안 쓰게 되면 나에게 팔라고 했던 에피폰을 공연에서 쓰던데… 라고 하니 전천후로 필드에서 쓰기 좋다 라는 취지로 답을 하여 분명히 다시 말씀드렸다. 하여간 팔 때는 저에게 파시라…. 제 처지에 고가 브랜드의 기타를 살 일은 없을 거 같고, 그나마 주제에 맞는 한계는 에피폰인 거 같다고 그랬는데, 나루님이 그러더라. 에피폰도 요즘에는 중저가가 아니고 중고가 전략입니다…. 아유 이 녀석 이거….
갤러거 형제니 빌리 코건이니 블러 재결성이니 이런 얘기를 하다가 생각나서 물어봤다. 내가 기타 레슨을 받으면 어떨 거 같은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든 것이다. 기타라든지 밴드라든지 음악이라든지, 잘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내 인생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였는데, 지금은 없어져 가고 있지 않은가. 잃어버리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쉐끼들 다 결혼하고 애 아빠 돼갖고 말야… 난 낯을 가리는데다 실력이 없어 갖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랑 밴드 못하고 그러는데… 뭐 그런 얘기였다.
기타로만 한정해서 말하자면, 친다고 얘기한지는 오래됐지만 제대로 배운 일은 없기 때문에 나쁜 버릇만 들어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리셋을 해서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늘 했었다. 내가 이제와서 뭘 하겠다는 게 아니고, 남들 보면 그래도 시간을 내서 취미로 이것 저것 돈 내고 배우기도 하잖아. 좀 그런 게 있어야 되는 거 아냐? 너 레슨비 한 달에 얼마 받냐? 이런 얘기를 막 하면서 말이지. 은근슬쩍 나루님에게 물어봤다. 그래도 너랑 나랑 아는 사인데, 홈레코딩도 끼워서 가르쳐 주고 말야. 그랬더니 칼 같이 말씀하시더라. 홈레코딩은 레슨비가 조금 더 비쌉니다…. 그 그렇구나….
레슨은 나루하우스에서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가 있는 나로서는 고양이 3마리가 문제인데, 기타 레슨은 75분 정도를 잡는다고 한다. 일주일에 하루 75분 정도면 약을 먹고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면 어떨까? 법적 문제가 발생하나?
뭐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이제 늙어 가지고 새로운 뭔가를 받아들이는 것에 있어서 너무 편협해진 자신을 한탄하기도 했다. 새로운 노래를 못 듣겠다. 위저도 everything will be alright in the end까지다…. 하지만 집에 오면서 생각났는데, 무카이옹의 최근 노래들은 괜찮았다. 노래 두 개를 연달아 라이브로 부르는 무카이옹으로 횡설수설을 마치도록 하자.
Comments are closed, but trackbacks and pingbacks are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