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도움은 되지 않는, 일기 같은 메모이다.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기사를 엊그제 한겨레에서 보고 놀랐다. 이런 짓거리를 이런 규모로 이렇게까지 하고 있나? 밑에 댓글을 보니 ‘잡았다는 얘기는 없네요’라고 써있었다. 아마 경찰 쪽에서 받은 소스도 있긴 할 건데…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나온 기사까지 보고 나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이런 사건을 보면 우리(한국의 남성)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기술이나 제도는 부차적 문제다. 왜 일상의 주변 여성을 보며 그들의 인격을 포르노에다가 갖다 붙이며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는가? 그것은 우리가 주변을 다 포르노로 보기 때문이다. 세계는 포르노이다. 오직 포르노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이 사태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물론 이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남자들이 세계의 최첨단을 달리는 것이다. 요즘 게임 산업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종종 들여다보는데, 한국 게임이 잘 나간다고 한다. 잘 모르지만 그렇다고 한다. 왜냐를 찾아보니 여캐를 예쁘게 묘사해서 라고 한다. 서양 게임계가 PC에 물들어 여캐를 못생기게 망쳐 놔 소비자들을 무시하는데, 한국(사실은 일본 중국도 마찬가지다) 게임이 PC 따위 무시하며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당당히 한 끝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식이다. 그들이 칭송하는 ‘한국 게임’은 기분이 나빠져 사지도 하지도 않고 있다. 어떤 녀석들이 게임을 만들었는데 그 게임에 대한 평가가 겨우 이런 거라면 도대체 그게 게임으로서 무슨 의미가 있나? 오직 그런 평가가 가치를 좌우한다면, 그건 게임이 아니라 역시 포르노일 것이다.
본질적으로… 영화, 웹툰, 인터넷 방송 뭐 등등에 대한 접근에 공통된 코드가 보인다고 보면 지나친 것일까? 더 나아가보자. 하다못해 ‘블라인드’라는 데에서 종종 논쟁거리가 된다고 하는 얘기들에도 마찬가지의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니 그게 포르노랑 무슨 상관이요,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말하자면 이런 느낌이다. 세상은 오직 본질적인 것 뿐이며, 나머지는 의미가 없다. 여기서 ‘본질’이란 욕망이며, 돈이며, 권력이고, 좋아요 구독 알림설정이다. 이게 세상의 뼈대이며, 세상은 뼈대 뿐이다. 윤리니 뭐니 이런 건 이익과 손해와 결부되지 않는 한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사람을 욕망의 ‘재료’로 하여 포르노를 제작하는 것이다.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법망을 피해나갈 수 있도록 방법만 달리하고 있을 뿐, 결국 똑같은 원리에 따라 똑같은 행동을 다수가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두통 때문에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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