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이, 뭔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러니까 이게 여의도와 용산의 이해 방식으로는 한동훈-이원석 혈맹관계여서 그렇다는 식의 소문이 파다한데, 하여튼 총장이 하고 싶었던 것은 누님을 검찰청사로 불러갖고 명품백 조사를 하고 덤으로 도이치모터스 조사를 하는 거였음. 포토라인은 뭐… 청사로 오시더라도 안 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어쨌든. 내 생각에 여기서 중요한 게 순서다. 바둑에서도… 묘수도 순서를 틀리면 꽝이라고 하잖나.
가령, 명품백 수사는 원래 누님이 수사를 받더라도 처벌 조항도 없고 그래서 실익도 없고 그럴 거라는 게 대검으로 부르고 싶은 사람들의 얘기지. 오셔도 되지 않겠느냐… 다만 오실 때 가방은 가져오시든지 해야되고, 실제 왔을 때 도이치모터스 조사가 기다리고 있다는 거지. 이게 총장은 누님을 도이치모터스 건으로 부르고 싶은데, 중앙지검이 용산이랑 편먹고 방어를 하면서 ‘도이치모터스는 총장님 수사지휘권이 없자나여’라고 하니까,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있는 명품백 문제로 소환하는 걸로 돌파하겠다는 거였거든. 누님이 원래는 도이치모터스에 대해선 서면 조사도 무응답으로 일관했잖아. 그동안은… 명품백은 그렇다 쳐도 도이치모터스 조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거 아니냐는 태도로 읽혔단 말이지.
근데 서울중앙지검이 한 걸 보면 완전 순서가 반대잖아. 제3의 장소에서 도이치모터스 조사를 한다고 불렀는데, 지난 번에는 서면조사에도 응하지 않던 분이 순순히 나왔어. 이 협의를 용산의 민정까지 껴서 했을텐데, 앞으로 도이치모터스 건은 어떻게 간다는 거를 어느 정도 딜을 했으니까 누님도 안심하고 나왔겠지. 여기다가, 총장이 지휘권이 없는 도이치모터스 조사를 한다는 명분이니까 총장 오케이 싸인 없어도 제3의 장소에 수사팀이 가는 게 그냥 관철이 된 거란 말야.
근데 이렇게 아마도 하나마나 했을(누님이 안심하고 자기 발로 나왔으니까) 도이치모터스 조사가 끝나고 나서, 총장한데 통보하고 명품백 수사는 덤으로 한 거잖아? 덤으로 조사를 하는데 거니 누님이 준비가 됐겠어? 명품백 그거 갖고 왔겠냐고. 안 갖고 왔을 거 아냐. 그러면 검사가 어떻게 해? 아 예 예 급작스러우셔서… 그렇구나. 그럼 그거는 다음에 보내주시고… 그랬겠지? 그러면, 뭐 누님을 두 번 부를 거야? 영부인인데? 어차피 한 번 부르고 끝 아니냐? 그러니까 이것도 대충 이렇게 뭉개고 넘어가는 거지.
그니까… 총장이 그동안 뱉어놓은 말 때문인지 동후니랑 얘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지금 삐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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