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3지대랍시고 너도 나도 나와서 하는 꼴을 보며, 또 거기에 평론가니 뭐니 하는 분들이 여러 기대를 말하는 것을 보며 또 여러 생각을 한다. 이낙연씨에 대해선 아침에 글을 썼다. 특히 신문의 문은 들을 문이라고 한 것에 대해선 잊지 않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자신과 지지자들이 모멸 받고 공격 당한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안팎을 뒤덮고 있는 이른바 ‘팬덤정치’의 폐해를 지적하였는데, 이런 사례는 어떨까? 지난 정권에서 KBS가 대통령을 인터뷰 한 일이 있었다. 지금이야 기자들이 물어야 할 것을 제대로 묻지 않는다며 호통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때는 기자가 건방진 표정으로 감히 대통령의 말을 끊고 불손한 것을 묻는다며 화를 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역시 ‘팬덤정치’의 폐해였다. 인터뷰를 담당한 기자는 신변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상황이었다.
동아일보 신문기자 출신인 이낙연 당시 총리는 SNS에 썼다. “신문의 ‘문’자는 ‘들을 문’자입니다. 그러나 많은 기자들은 ‘물을 문’자로 잘못 아십니다.” ‘팬덤’은 역시 이낙연 총리라며 박수를 쳤다.
그러나 기자는 쓰는 사람이고, 쓰기 위해선 물어야 한다. ‘들을 문’에서 듣는 사람은 독자이고, 독자가 새롭게(新) 듣도록(聞) 하기 위해서도 기자는 역시 물어야 한다. 기자 출신인 이낙연 전 총리가 이런 일을 모를 리가 없었다. 총리가 나서서 굳이 한 마디 얹을 필요가 있는 상황도 아니었는데, 굳이 “신문은 들을 문”이라고 한 이유는? 팬덤 정치에 편승하는 쉬운 길을 택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실제로 어느 시기, 이낙연 전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내 ‘팬덤정치’ 최대 수혜자 중 하나였다.
이런 과거를 하나하나 반성하지 않고 말하는 팬덤정치 비판이란 뭘까? 이낙연의 팬덤정치가 이재명의 팬덤정치에 패배했을 때만 등장하는 양당제의 한계를 깨겠다는 결단이란 무엇인가? 그런 논리들은 남을 반대하기 위한 것뿐인 게 아닌가? 대다수의 유권자들에게 이낙연 전 총리의 행보가 그럴듯해 보이지 않는 것은 이런 감각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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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총리는 대선공약 같은 이런 저런 약속과 계획을 적어 발표하기도 했는데, 그것 자체로는 양당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다. 똑같은 것을 하겠다면서 “내가 하면 되고 양당이 하면 안 됩니다” 하려면 “나는 다릅니다”를 보여줘야 하는데, 이미 거기서 실패하고 있다는 거다. 문재인 정권 시절 얘기부터 해보시라. 기자에게 있어 “신문은 들을 문”이 아직도 맞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574
제3지대를 한다는 김종민씨라는 분은 어떤 분인가? 조국으로 호가호위 하더니 마포 식당에들 모여 위성정당 창당하자던 분 중 하나이다.
그러자 김종민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래통합당이 지금 연동형 비례제의 의미를 완전히 깨부수고 있는데, 그렇게 땀 빼가면서 공들인 선거법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는 점을 앞세우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곤 “명분이야 만들면 되지 않느냐”며 “어느 정도 예상이 되긴 하지만 비례정당을 만든다고 나갔을 때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는 아직 모른다.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물론 본인은 오보라는 둥 자기는 반대했다는 둥 했지만, 누가 믿겠나. 그러니까, 다들 시절 좋을 때는 팬덤정치든 위성정당이든 써먹을 수 있는 만큼 다 써먹어 놓고, 불리해지면 명분에 호소하면서 양당체제를 깨자는 둥 하는 거다. 그러다 또 나중에 상황 변하면 딴 얘기 하고 그러는 거지. 이준석네도 마찬가지고.
언젠가는 제3지대니 제3당이니 그런 얘길 할 때 양당이 대변하지 않는 뭔가를 대변한다든지 하는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 요즘엔 그런 논리 보다는 양당이 해야 할 걸 하겠다고 주장하는 게 제3지대인 것처럼 돼버렸다. 그런데 잘들 생각해봐야 한다. 양당이 싫어서 3당을 갈구하며 성공 조건을 논하는 그런 기분이야 이해하지만, 과연 내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3당이라는 게 뭘까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마크롱 사례가 핑계처럼 등장하기도 하는데, 마크롱이란 거는 양당이 하는 일을 하나의 당이 하는 시스템일 뿐이다. 어차피 주류가 하는 건데 달라진 게 뭐 있냐. 엘리트가 권력을 잡는 방식만 달라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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