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한동훈 평론가 아니 장관님 말씀 보면서 이건 뭐 역시 방침대로 가는 거고 정리 다 끝났네 싶었다. 오늘 유난히 메시지가 강한데, 요약하면 “내가 쫄 거 같냐! 나 안 쫄았어!” 이런 모드다. 특히 이런 대목.
[기자]
정치경험 없다는 비판이 있는데.
[한동훈 / 법무부장관]
그 역시 일반론이니까 뭐 그냥 일반적인 제 생각을 말씀드리죠.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하면 길이 되는 거죠. 그리고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같이 하면 길이 된다, 이런 거는 준비된 표현이고 뭐 그러려니 할 수 있는 얘기다. 근데 뒤에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사릴 때”… 이 대목은 왜 나왔을까? 오늘 전반적으로 나는 이재명이랑 싸우겠습니다, 타협 이런 거 없습니다, 이런 모드인데 그냥 그거 강조하는 태도일까?
애매할 때는 조선일보 쪽으로 가봐야 한다. TV조선이라는 데에 이런 얘기가 실렸다.
지난 11일 밤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쇄신의 주도권’을 잡은 여당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의 사퇴와 맞물려 급부상한 ‘한동훈 비대위’가 워낙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길인 만큼, 갑론을박만 일주일째 반복됐다.
당사자인 한동훈 장관은 이런저런 입장 표명 없이 ‘추이를 지켜보는’ 모양새다. 대신 여의도에서 ‘민심’이 뭔지, ‘윤심’이 뭔지 내세워 ‘연석(連席) 대토론’을 벌이고 있지만 ‘결정적 한방’은 보이지 않는다.
이와중에 한 장관은 ‘당원과 지지자가 바라지 않는다면 비대위원장을 맡을 이유가 없고, 향후 입당할 생각도 없다’는 측근발(發)인지 본인발인지 모를 어중간한 입장만 흘러나오고 있다.
한 장관은 왜 먼저 결단하지 않을까. 장관직을 선제적으로 던지든지, 아니면 ‘저는 정당 정치에 관심없고 장관직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입장문을 법무부 대변인을 통해 내놓으면 간단히 정리될 일이다.
임명권자의 결정 전에 후임도 없이 장관직을 던지는 게 옳은 선택이냐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비슷한 길’을 갈 때 지켜야 할 도의(道義)지, ‘정치의 길’에 들어설 때 적용될 기준은 아니다. 정치권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법무차관 대행체제’까지 거론돼왔다. ‘수평적 당정관계’를 과제로 삼은 정당을 이끌겠다면, 시작부터 ‘대통령의 결정’이 아닌 ‘본인의 결단’이 우선돼야 한다.
(…)
100% 일치된 당원의 요구로 정계진출을 하는 것은 전체주의 사회에서나 있을법한 모습이다. 본인에 대한 지지가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해 선두에 서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정치 리더십이다.
영남 현역 의원들이 중심이 된 당내 기득권 그룹은 한 장관의 ‘정치적 불예측성(unpredictability)’을 가장 두려워한다. 술도 안 마시고 골프도 안 치며 기성 정치권에 빚도 없는 그가 ‘조선제일검’의 칼끝을 당내 개혁과 쇄신으로 향하게 할 경우 누구도 말릴 수 없다는 이유다.
그러나 특정 그룹의 ‘물밑작업’으로 당의 중지가 모인다는 의심이 제기되면 ‘추대’가 된다 한들 시작부터 힘이 빠질 거란 우려도 있다.
한 장관의 ‘골든 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본인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해 ‘진흙탕’으로 뛰어들던지, 아니면 법무행정의 수장으로서 정치권과 결별하겠다는 선언을 하든지, 결단을 서둘러야 하는 시점이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2/19/2023121990067.html
이거 읽고 이제 이쪽 동네도 대략 입장정리가 다 됐구나 싶었다. 한동훈이 윤석열 아바타가 아니고 충분히 자기 캐릭터로 승부하는 모양새만 연출해 주면 얼마든지 그런 그림을 10배 100배로 키워주겠다, 이거지. 아무튼 이 글이 보수유권자층 일각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일텐데, 한 마디로 용산이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한다는 분위기로 간보지 말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비대위원장을 하라는 주문에 가깝다. 근데 그게 말이 되나? 이성계 아들한테 수양대군 되어야 한다는 건데… 근데 오늘 예비 왕세자가 하는 얘기를 보면 이성계 아들이 수양대군인 척 하기로 한 거 같다 이 말씀이다.
하여간 다 좋은데, 제가 충고 한 마디 하자면 오바하지 마시라. 내가 쫄 거 같냐! 이러는 거는 보통 쫄았을 때 하는 것임. 오늘 여사님 가방 얘기 물어보니까 “민주당이 (기자들에게) 저한테 꼭 그걸 물어보라고 시키고 다닌다고 그러더라. 그런데 저는 이걸 물어보면 제가 왜 곤란할 것이라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곤란하시잖아. “왜 곤란할 것이라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진짜 곤란하다는 게 강조되잖아. 스타일 구기잖아. 천하의 폼생폼사신데. 초보티 내지 마시고 정신차리시길.
Comments are closed, but trackbacks and pingbacks are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