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RYU의원을 후원한 일이 있다. RYU라고 하면, 이제 우리 세대는 파동권 승룡권인데… 좀 더 매니악하게 가면, RYU하면 생각나는 거 있지 않아? 뭐가 생각나니? 난 사실 이거란다…
https://cdn.staticneo.com/w/aceattorney/Wright21.jpg
그래서 그런 건지 작년인가에 집에 의정보고서였는지, 그런 게 왔거든. 근데 2020년 것이 왔더라고. 그것을 받았을 때의 그런 기분이랄까, 요즘 그런 기분인데…
여하튼 그 날은 정의당에서 2명의 젊은 분들이 탈당을 하여 금모의 품으로 들어갔다는 기사가 난 날이다. 그래서 RYU의원을 마주친 김에 여러 궁금증을 풀고자 하는 마음도 들었으나, 그러니까 비례대표인데도 곧 같이 탈당을 하시는 건지, 집게손 얘기는 어떻게 된 건지 뭐 등등 있을 것 아니야? 근데 또 그 짧은 순간에 면대면으로 많은 것을 여쭙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그냥 저 분들하고 행보를 같이 하시는 것인가요 하고 물었는데, 우리 회원들입니다 라고 답하고 마시더라고. 그냥 그러니까 그 다음엔 할 말이 없잖아. 혹시 정종권씨라고 아시냐 이럴 수도 없고 말야. 근데 마침 김 비대위원장이 곧 방송에 나온다는 예고가 나오기에, 탈당을 하거나 비대위원장이 되어야 방송에 나오나 봅니다 하였는데, 반응이 별로더라.
오늘 아니 이제 어제지. 그 모임의 본체라고도 할 수 있을 조성주씨 등이 공식적으로 움직였는데, 조성주씨는 멋진 말을 많이 했다. 근데 그 분은 늘 그런 의문이 있는데… 멋있는 말을 처지가 안 맞는 데서 늘 한다고. 오늘 아니 어제는 그것을 용기로 포장하였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이준석과 끝장토론 하는 금모와 함께 그런 얘기 하는 게 어떤 용기인지… 하여튼 그래도 뭐가 됐든 성과가 있길 바라고요…
오늘은 모처럼 2주에 한 번 가는 방송국에서 김수민 평론가를 마주쳤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한탄을 했다. 우리는 왜 우리에게 그나마 가능한 이 좁디 좁은 정치적 선택지들 안에서도 미아가 된 상태에 있는가? 저도 그렇고 김수민 평론가님도 그렇고 정견이 없는 사람들이 아닌데, 무조건 거리에서 화염병 던지자고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의당도 아니잖습니까.
아무튼 뭐 요즘 운동권하고 부대껴 살던 때 생각하면서 새삼스럽게 느끼는 거는, 남들 선택에 대해 너무 미워하지 말자, 그거 다 소용없다 그런 거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 냉정하게 판단하고 평가할 일이지, 미워해서 다 뭐하냐. 어차피 지금은 답이 없는 시기, 더 정확히 말하면 답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답이 있다고 말하는 게 답이라고들 믿는 시기이고 내 두 발 붙일 데도 없는데.
그러니까 말이다. 답이 없는 게 답이라고 말하는 시대, 가해자가 된 게 피해라는 시대, 포퓰리즘을 안 하겠다는 포퓰리즘을 구사하는 시대, 포퓰리즘적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주장하는 엘리트주의의 시대… 이걸 조성주와 RYU가 감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 그러나, 미워하자는 게 아니라 그럼에도 어쨌든 스스로 선택한 것에 대한 정확한 결산과 평가는 피해갈 수 없는 것이라는 말씀 계속 드리는 것이다.
Comments are closed, but trackbacks and pingbacks are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