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 들어보면 한동훈 정계 입문에 대한 보수층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실제 기대되는 플러스 요인보다도 더 부풀려져 있다는 느낌이다. 경제로 따지면 인플레 요인이 있는 거지. 이게 어디서 오는 거냐. 한동훈 캐릭터나(강남우파) 중도확장성 등에 대한 이런 저런 논의들이 나오지만, 난 그런 것들은 그렇게까지 중요하진 않다고 보는 쪽이다.
핵심은 윤통 지지층이 더 이상 윤통을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게 됐는데(대표적으로 조선일보의 논조를 보라), 윤통과 비슷한 데가 있으나 윤통이 아닌 무언가가 윤통을 대신해 등장했다는 점이다. NEW-윤석열이 나온 거지. 그러니까 부담없이 환호할 수 있게 됐고 이게 지금 정치인-한동훈에 대한 기대감의 80% 정도를 점하고 있다고 본다. 좀 더 와닿게 비유를 하자면 지금 윤통은 그르게 된 윤석열이지. 처음에 중도적 보수층은 옳게 된 윤석열을 바랬어. 근데 아니야 어쨌든 지금. 어떻게도 그렇게 말할 수는 없게 됐다고. 그래서 마음이 떠난 것임. 그런데 한동훈은 어찌됐건 누구 비유에 따르자면 긁지 않은 복권이라는 거잖아? 이건 어쩌면 옳게 된 윤석열이 될 수도 있다고. 그래서 ‘옳게 된 윤석열이 된 한동훈’을 상상하면서 행복회로 돌리는 게 지금 인기 비결의 한 축이라는 생각.
그런 점에서 보면 한동훈이 ‘자유민주주의-산업화-민주당 탓’이라는 윤석열 셋트를 탑재하고 전선에 나서는 건 보수적 유권자층이라는 고객의 니즈를 일단 충족하는 걸로 볼 수 있겠지. 그런데 평론가가 보기엔, 바로 그 셋트가 지금의 그르게 된 윤석열에 이르게 된 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함. 그래서 저 같은 놈이 보기엔 정치인-한동훈이 성공적으로 데뷔를 한다고 해도 윤석열 셋트로 일관하는 상태로 본게임 들어가면 그게 뭐 6개월이나 가겠냐는 거다.
고객의 니즈라는 건 지금 존재하는, 당장 손에 잡히는 것일 수도 있으나 또 공급자가 창출하는 것이기도 함.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안 만들어 줬으면 여러분이 앱등이가 됐겠어요? 비유하자면, 성공하고 싶으면 사형제 필요성을 주장하는 검사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인권변호사가 되는 거부터 해보시라고. 민주당 얘기 좀 그만하고. 민주당 욕을 섞지 안으면 자기 얘기 한 마디를 못 하는 사람… 도대체 그게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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