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로그램 폐지 얘기를 듣고 방송을 하는 와중에 할 말을 제대로 못했다. 여러가지 얘기를 다채롭게 했어야 했는데… 아무튼. 이준석씨가 한동훈 비대위원장설에 대해 ‘긁지 않은 복권’이라고 말하면서 정치를 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했는데, 내가 볼 때는 제대로 못할 거다. 지금 하는 말뽄새를 보면 다 드러난다.
방송에서 얘기한 건 ‘사사오입’ 발언이다. 더블민주당이 탄핵안 철회를 국회 의사과에다가 내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국민들이 볼 때는 사사오입을 떠올릴 것이라고 했는데, 이건 본인의 입장을 파악을 못하는 언행이다. 이 점을 격주로 나가는 금요일 방송에서 바로 그 날에 지적을 한 바도 있다. 이런 논리다. 지금 국회 사무처가 민주당 주장을 받아줬고 국회의장도 인정한 상황이다.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가 국회가 잘못했다고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법 위반이 명확하지 않은 절차 문제에 대해 국회가 이미 판단을 했는데 헌법재판소가 그걸 뒤집은 경우 사실상 없다. 그렇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의 모범답안은 “제가 판단할 문제 아니다”, “결론을 기다려보겠다” 정도이다. 그런데 ‘사사오입’이라고 하면서, 여당 편에 섰다는 거 말고는 설명이 안 되는 행위를 하면 그걸 누가 어떻게 수습하는가? 정파적 대결구도 속으로 장관이 알아서 걸어들어가는 것을 누가 잘했다고 하는가?
죄 이런 식인데, 민주당이 탄핵 추진하는 것에 대해 탄핵 챌린지라며 법무부가 정당해산심판청구 막 해도 되냐고 말하는 건 거의 화룡점정이다. 누가 지적을 하니까 거기다 대고 또 탄핵은 가볍고 정당해산심판청구는 무겁냐고 하는데, 이거 완전 논리야 반갑다 수준 아닌가? 가령 야당이 대통령 하야하라고 말하는 건 있을 수 있는 정치적 이벤트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야당 대표 사퇴하라고 말하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 마찬가지로 야당이 장관 탄핵을 추진하는 건 또 저러는구나(즉 정치적 평가) 하면 되는 일이나, 정권에 속해있는 법무부가 정당해산을 추진하는 건 야당 탄압이 되는 일이다. 지금이 문재인 정권이고 국민의힘이 야당이어도 마찬가지다. 정의당이 집권하고 너네들이 다 야당이어도 다 마찬가지다. 그건 볼셰비키가 집권을 했어도 마찬가지야. 이게 이해가 안 되니???
이해가 안 되서 그러는 게 아니라, ‘너는 되는데 왜 난 안 돼’ 이 논리로 모든 걸 받아치는 게 가진 정치적 기술의 전부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지. 따라서 ‘긁지 않은 복권’은 사실 이미 반쯤 긁었다고 보고, 완전히 긁게 되면 그건 윤통보다도 더한 전 정권 탓으로 귀결되리라 본다. 다 그럴 거 아니냐? 전 정권도 했는데 왜 안 되죠? 전 정권에선 다 이리저리 했는데 왜 안 되죠? 민주당도 하는데 왜 우린 안 되죠? 안 봐도 비디오… 그냥 시작을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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