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는 것들을 보고 있자면 한심해서 말을 보태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살아야 하니 뭐라도 얘기를 한다.
얼마 전에 만난 어떤 분이 매일 매일의 기록이 중요하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어디에든 간에 뉴스에 대한 얘기를 써달라 하셨다. 좋은 말씀인데, 정작 하려고 보면 무기력해진다. 뉴스도 뉴스지만 이 뉴스를 다루는 사람들의 방식이라는 게 이 뉴스의 본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에 닿아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말하면 듣기를 하나, 쓰면 읽기를 하나… 그러면 또 그러겠지? 읽었는데요! 들었는데요! 제가 자꾸 말씀드리는데, 님들이 한 건 들은 것도 읽은 것도 아님. 님들은 그냥 채점을 한 거요. 채점을 선생님이 하는 이유는 선생님이 답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근데 님들은 실제로 답은 커녕 문제를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채점을 해. 그러니 글을 백만개 읽은들 그 글에서 다루는 사건에 대해 알 수 있을리가 있나.
정치고관여층이라는 분들이 관심갖는 거는 정치에 대한 게 아니다. 세상사도 아니고 뭣도 아니다. 그건 일종의 게임에 불과하다. 오히려 정치고관여층들이야 말로 세상 일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 세상 일에 관심이 없는데 자기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상태를 개선하는 것도 어렵다. 그런데 현실정치는 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대중적 울분(tantrum)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는 한 이들 정치고관여층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굴러 간다. 어느 정파나 다 마찬가지다. 그러니 뭐가 달라질리가 있냐?
좌파랍시고, 한심해죽겠네. 맨 생각하는게 두 개 밖에 없어. 첫째, 어떻게 하면 더 ‘잘 욕할까’… 여보시오들. 이제는 더 이상 ‘잘 욕하는 것’은 그러니까 그런 잔재주나 벌여서 사람들 모으는 거는 의미가 없어요. 둘째, 어떻게 하면 국힘과 민주당 사이의 적정거리를 유지할까… 그게 뭐람? 여러분이 정치고관여층이 펼치는 여러 논리를 보다 보면 ‘왜 ~~에 대해서는 침묵하냐!!’ 이러는 사람들 있어. 국힘 욕하면서 민주당에 왜 침묵하냐, 민주당 욕하면서 국힘에 왜 침묵하냐, 이런 거지. 내가 볼 때 이 모든 사태에서 제일 도움 안 되는 얘기임. 첫째 둘째 공통점은 자기 좌표는 어디로 가고 없어졌다는 걸 스스로 모른다는 거야. 자기 좌표가 명확히 있으면 어떤 때에는 국힘이랑 한 자리에 앉아있고 또 어떤 때에는 민주당하고 한 자리에 앉아 있어도 그게 무슨 문제가 되겠나.
자기 좌표라는 거는 세상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그나마 그려낼 수 있는 거다. 아니다… 그만 써야지 내가 뭐라고… 애초에 내가 뭐냐 그냥 하루살이처럼 살고 있는데… 어차피 말도 안 통하고… 나도 사이버세상으로 도피해 세계정복이라도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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