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 얘길 잠깐 썼는데, 지미 페이지 얘기를 하다 보니… 레드제플린의 모든 노래가 다 멋지고 대단하지만 그 중에서도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곡을 몇 개 꼽으라면 나는 achilles last stand와 in my time of dying을 선택할 거다. achilles last stand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다. 대학생이고 기타를 배운지 1년이 좀 넘었을 때였는데 어설프게 따라치려고 했을 정도다.
그런데 지미 페이지는, 앞의 글에서는 작곡 능력이라고 대충 적었지만, 기타리스트로서의 능력보다는 프로듀서로서의 재능을 더 인정받았던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러한 면모가 십분 발휘된 곡이 in my time of dying이 아닌가 한다. 이 곡은 원래는 가스펠로 알고 있는데 밥 딜런이 부른 버전이 잘 알려져 있다.
레드제플린의 버전을 들어보면 다른 가수들 버전의 기타 멜로디가 일부 변용돼서 전반부 메인 테마로 활용된다. 인상 깊은 대목은 후반부 박자가 달라지면서 등장하는 기타 리프다. 앞부분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면서도 완전히 별개인 이 리프가 등장하면서 가스펠이었던 이 곡은 완전히 레드제플린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최근에 무슨 방송 프로그램을 보는데 이 부분이 배경음악으로 나와 모처럼 떠올랐다.
https://youtu.be/xTrQ7vUZsIo?t=199
물론 오늘날의 기준이었다면 지미 페이지와 그 일당들은 마치 유희열처럼 가루가 되도록 까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절은…… 뭐 하여간 지금 그걸 논하자는 건 아니고, 그니까 제프 벡이 최고라고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하여간 지금은 어떤 센스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니까 이 논란은 잠시 젖혀두고.
영상을 보면 댄일렉트로 기타를 쓰고 있는데, 저 모습(사진)에 감명을 받아 댄일렉트로 기타를… 살 순 없었고, 처음 산 페달이 댄일렉트로사의 블랙커피였다. 물론 쓰임새와 맞지 않았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고향 집의 이사와 함께 소멸했을 것이다… 흠… 아깝네… 초보 시절에는 그런 시행착오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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