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없으면 발 닦고 잠이나

엊그젠가 또 혹시 책에 대한 반응이 있는가 하여 검색을 해봤는데, 뭐 또 뻔한 소리를 감상이라고 남겨 놓은 분이 있는 거였다. 기계적 중립이 마음에 안들고, 조국에 대한 수사의 정당성을 논한 것은 아주 뭐 하여간 안 좋은 것이며, 개혁을 위해 짊어진 역사적 책무엔 관심없고 지 마음대로 떠들어놨다… 니깟게 뭐냐… 이런 얘기다. 너는 뭘 했느냐, 그런 건데. 이런 얘기 운동권들도 많이 해. 난 그때마다 비웃어요. 뭘 하긴 뭘 해 이 양반들아… 너 나 알어? 알고서 얘기하는 거냐?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멱살 잡는 거지…

생각해보면 나꼼수들도 이런 식으로 얘기 많이 만들었다. 국정원에 미행을 당하고 어쩌고… 위험을 감수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어쩌구 저쩌구… 야, 잘 먹고 잘 살잖아. 출연료도 많이 받고, 자꾸 영화 만들고… 남겼겠지 그래도. 10원이라도. 좀 삶을 진지하게 대해봐.

나도 나름 젊음을 운동권에 저당잡혔던 사람이다. 운동권이란 게 뭔지 아냐? 방금 전까지 옆에서 집회하던 사람이 대체인력이 일하던거 막다가 차 바퀴에 머리가 깔려 터져 죽는 거, 엊그제 회의에서 만난 사람이 오늘 분신했다고 화상전문 어디 병원으로 빨리 와보라고 하는 거, 가서 보니까 사람이 반 밖에 안 남아 있는 거, 그걸 보고도 그걸 갖고 또 무슨 투쟁을 한다고 열사 어쩌고 하는 선전물 만드는 거, 누가 또 분신 했대서 마음이 덜컹해서 알아보니까 불이 커지기 전에 탈출해서 차만 타고 사람은 살았더라 하는 얘기 듣는 거, 이번에는 위원장이 빵에 가자고 하는 거, 빵에 가면 파업기금을 어떻게 지출할지 갖고 또 치고박고 싸우는 거…

내가 이런 얘기 평소에 안 하잖아. 나도 할 말 없는 거 아니거든? 근데 안 하잖아. 내가 언제 운동권에서 응? 제가 이런 짐까지 짊어 지고 젊음을… 막 이러든 언제? 이런 얘기 하면 또 운동권들 불행경쟁해요. 지들이 더 불행했다고… 뭐 그것도 중요하겠지. 근데 하여튼 얘기 안 하잖아. 그거는 상관이 없으니까 얘기를 안 하는 거잖아. 상관이 없어요. 그런 건 됐고 한국 사회를 어떻게 할 건지, 어디로 가는 건지를 하나님이 주신 뇌라는 기관을 갖고 다뤄보자고 하는데, 뇌는 빼놓고 무슨 더듬이 같은 걸로 더듬어 본 다음에 무조건 우리편 아닌 거 같으면 평소에 주워 섬기던 개념(기계적 중립?) 몇 개 가지고 염병염병을 하니 진짜 미쳐버리겠다니까.

늘 말하지만 이게 꼭 더블민주당 지지자들만 이러는 게 아니에요. 그 반대편도 마찬가지야. 내가 반대편이라고 하니까 국힘 얘기 같지? 거기 말고 자칭 진보들 그리고 무슨 흑서들 다 똑같애. 다 똑같다고 너네들. 그러면… 도대체 그 똑같음은 어디서 온 거고 왜 우리가 이렇게 사는 거냐, 이걸 한 번 따져보고 생각을 해보자는 얘기를 책으로 썼더니 앞에 몇 장 읽고 또 기계적 중립 타령… 그 책이 님이 그러는 거를 문제라고 하는 책이라니까? 왜 스스로 생생한 사례를 자처하는지. 저번에는 보니까 어떤 분은 무슨 뭐? 문빠가 싫어서 쓴 책 같다질 않나… 그냥 할 말이 없으면 갈 길 가세요.

그니까 나도 참 한심한 놈이지. 왜 검색을 해봐갖고… 여길 떠야지. 여기다가 이렇게 써놨지만 딱 1시까지만 게임하자는 생각으로 가득 차있는 상태. 4시에 일어나야 돼. 걱정 말어 맨날 있는 일이야. 들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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