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목으로 좋을 것 같아. 민란을 일으키고 진압될 때까지 120시간에 대한 얘기인 거지. 에피소드 1개당 2시간 스토리로…
오늘 아침 방송에서 120 시간에 대해 한 얘기. 첫째, 이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로 120시간은 아니어도 윤석열 주장대로 할 수 있게 해줬다. 둘째, 윤석열이 얘기한 것은 정확히 크런치모드에 대한 얘긴데 이미 과로사 사례가 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이거는 전형적인 IT 및 게임업계의 악습이고 이미 세계적 지탄의 대상이다. 이러고 게임을 잘 만드냐면, 그것도 아니고!
셋째, 윤석열 말대로 노사합의에 의하여 노동자가 일하고 싶은만큼 일할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과로사 막을 수 없다. 나는 이게 핵심이라고 본다. 다른 출연자분들은 굳이 이해하려 하지 않은 것 같지만. 가령 특수고용, 알아서 자기 단가를 깎고 제한된 시간 내에 한 탕이라도 더 뛰려고 한다. 주52시간제에 대한 보수언론의 전형적 반대 논리 중 하나는 잔업을 마음껏 할 수 없게 돼 실질적으로 임금이 깎인다는 거였다. 이 개념하고 싸우려면 노사합의는 무조건 사측 우위로만 된다라는 논리 이상의 주장을 해야 한다. 그래야 법으로 일정 시간 이상은 일을 그냥 하지 말게 정해야 한다는 개념이 가능한 거다. 120시간, 노동자가 원해도 안돼!
그리고 민란 얘기. 이것은 ‘봉쇄는 미친소리’와 세트이다. 봉쇄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재탕하는 것이란 점에서 아주 악랄하다. 그리고 본인 마음과 관계없이 결국 지역감정 얘기로 빠진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현명치 못하다.
꼭 지역감정이냐 이렇게 따지지 않다 하더라도, 1차원적 정치다. 충청도 가서는 내가 충청의 아들입니다 이러고 대구에 가서는 대구 사람들 짱입니다 이러고 광주에 가서는 여긴 왜 이렇게 발전이 안 될까요 하고… 윤석열 정권에선 충청 대구 인맥이 요직을 죄 차지할 것이며 광주는 난개발로 한 번 뒤집어 보겠다는?
윤석열이 국회 법사위 가서 막 얘기할 때, 사람들이 역시 정치적 감각 있다 이랬잖아? 난 그때도 얘기했다. 저게 준비된 자기 영역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만 준비돼있지 않은 전혀 다른 룰이 지배하는 공간인 정치로 가면 그대로 리스크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건 정치의 소양이 아니다… 선동가의 소양일 수는 있어. 이런 어법의 문제에서 정치적 소양이라는 거는 뭘 막 열심히 과격하게 얘기했지만 지나고 보면 거스름이 없는… 뭐 그런 거지. 미친소리 민란 120시간 이거는 아니지.
오늘 보니까 어떤 분은 이래서 윤석열을 탈진보가 어찌 지지하냐며 막 그러시는데, 이게 현실 정치지요. 내가 지난번에 민주당만 빼고 캠페인 할 때도 좀 웃기다고 생각했어. 그게 우리 정치를 이렇게 만들어 온 일반문법, 그러니까 기성 정치의 자기조직논리야. 친일만은 막자, 독재만은 막자, 군인만은 막자, 외환위기놈들만은 막자, 구태정치만은 막자, 이명박근혜만은 막자… 나라가 맨날 비상시야. 근데 다들 그래요. 원래 그런 거요. 자유민주주의 타령도 똑같은 것. 그러니까 너무 슬퍼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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