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말고 다음 주말에 미제 백신을 맞기로 하였으므로 토요일 일요일 일정을 비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접종자들의 경험담을 보면… 쉬어야 한다. 연 이틀 아무일도 안 한다니 상상이 잘 안 되었다. 일주일 내내 일한지 그렇게 오래 안 된 것 같은데도 벌써 그렇다.
목요일은 가장 한가한 날이지만 그래도 늘 오전은 글을 쓰느라 바쁘다. 그러나 어제인가 그제인가 한겨레21로부터 앞으로 2주만 더 글을 보내라는 연락을 받았다. 개편된다는 거지. 돌아보면 1년 넘게 쓴 것 같다.
그렇게 된 김에 과거에 썼던 글들을 죽 흝어 보았다. 별로 크게 틀린 얘기는 없었다는 생각이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배경이 없다 보니 뭘 말하고 써도 무시당하는 느낌인데, 유력(?) 주간지에 글을 이렇게 오래 썼으니 가문의 영광이다. 사실 그 이전에도 쓴 일이 있는데, 주간지 지면에는 몇 번 그래도 진출했으나 일간지에 고정 칼럼을 써본 일은 없어 그렇게 하고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 하고 있다.
떠들고 쓰는 일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다. 둘 중 하나를 하라면 쓰는 걸 선택하고 싶다. 쓰고 싶은 걸 쓰고 말이다. 남들이 보든지 말든지. 사실 보는 게 좋지. 정확히 말하면 사든지 말든지다. 그런데 그런 삶은 과거에도 없었다. 옛날 사람들도 쓰고 싶은 걸 쓰기 위해 부자에 빌붙어 살아야 했다.
물론 말하는 일도 좋다. 부자의 자식으로 태어났다면 고전게임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됐을 것이다. AVGN을 능가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말이란 게 그런 정도에 그치는 게 아니다. 방송에서 말을 한다는 것은 말하는 그 순간의 칼날 위를 걷는 일이다. 평론가랍시고 방송 나와서 떠드는 사람들, 어떻게 보면 대단한 사람들이다. 오늘은 드러머 출신 보수 유튜브 시사평론가(이렇게 표현했지만 몇 차례 같이 일한 일도 있다)의 뉴스를 보았다. 그에게 드럼과 시사평론은 어떤 의미일까?
꿈 꾸는 일은 그만하고 또 떠들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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