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되도록 밤에 잠을 자려고 노력하는데, 그래도 원래 생겨먹은 게 그런 문제인지 낮 특정 시각이 되면 졸려서 몸을 주체하지 못한다. 이제 매일 저녁 가던 시비에스에는 일주일에 두 번만 가게 되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작진의 판단이다. 뭔가 잘 안 됐다는 뜻일텐데 송구한 마음이다. 2015년 10월부터 명절 빼고 거의 같은 시간대에 개근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잘 되길 바랄 뿐이다.
저녁때 다른 방송 일정도 있는 날도 있기 때문에 시간이 여유롭기만 한 건 아니다. 하지만 좀 남는 시간은 책쓰기 등에 투입할 생각이다. 없는 시간 쪼개 꾸역꾸역 써왔지만, 아직도 700매를 돌파하지 못했다. 쓰다 말다 쓰다 말다 하다보니 퀄리티도 좀 성에 차지 않는다. 마음 같아서는 후루룩해서 벌써 다 썼을 내용인데…
흔히들 “극과 극은 통한다”라고 하지만, 내 논지는 그 ‘극과 극’들과 “통한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정상’에 넣는 자들은 오히려 같은 존재라는 거다. ‘문자폭탄’들하고 “문자폭탄이 문제!”라고 말하는 정치, 사실 똑같다. 이게 응? 뭐냐면 시차적 관점이다. 별은 하나이고 그 자리에 그냥 있는 거거든.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별이 어디있는지가 달라지는데, 중요한 건 정치에선 우리가 본 것 그 자체가 별의 실체로 다뤄질 수밖에 없고, 가령 실제로 우주로 날아가서 별의 객관적 위치를 확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건 그거고 갑자기 생각났는데, 최근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문자폭탄과 대통령 모욕죄를 같이 다루면서 그런 얘길 했다는 말을 들었다. 대통령의 국민 고소는 옳지 않다. 따라서 국회의원의 문자폭탄 탓도 옳지 않다! 정확히 반대의 얘기를 보수언론 등에서도 본 것 같다. 문자폭탄은 양념이라고 하면서 고소를 하다니!
당연히 대통령이 국민을 그것도 모욕죄로 고소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그게 문자폭탄을 정당화하는 건 아니다. 첫째, 형식논리로만 따져도 모욕죄 고소 비유는 국회의원이 문자폭탄을 보낸 사람을 고소했을 때 성립하는 것이다. 둘째, 백보 양보해서 그게 그거다 치더라도, 지금 문자폭탄 얘기하는 사람들은 가령 대통령 지지자들이 야당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적대적 문자를 거론하는 게 아니다. 당원이 자당 소속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문자를 얘기하는 거다. 경우가 다르다.
이제 셋째인데, 문자폭탄을 보내지 말라는 게 그냥 욕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그러한 행위가 재집권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거다. 여당 자칭 비주류들이 하는 얘기가 이거다. 도움이 안 된다는 거다. 근데 거기다 대고 어디 국회의원이 당원의 요구에 이러쿵 저러쿵이냐, 이렇게 반응하는 건 당을 서비스센터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더블민주당은 의도한 건지 어쩐 건지 모르겠지만 촛불 이후 정당 모델로서의 대중정당화가 조금 더 진행되었다. 당원의 권리가 늘어난 만큼 의무와 책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당원은 당의 소비자가 아니고, 당에 책임지는 존재이다. 그러니까 문자폭탄을 보내는 게 재집권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거고, 그걸 설득할 책임 역시 정치 지도자가 짊어져야 한다는 거다.
이런 얘기를 각종 자리에서 똑같이 했어. 하나도 소용없어! 뭐가 소용없냐, 듣는 사람이 그래서 문자폭탄 찬성인지 반대인지로 알아 듣는다니까. 어떤 놈은 그래서 문자폭탄 보내도 된다는 거구나 하고 듣고, 어떤 놈은 문자폭탄 보내지 말라는 거구나로 들어요… 어떤 놈은 또 막 그래. 그렇게 빙빙 돌려 얘기할 필요 없습니다! 자, 그래서 오늘은 문자폭탄에 대해… 그만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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