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눈 앞에 두면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지. 그러나 이룬 것은 잠을 많이 잔다는 것 뿐이다. 첫날 10시간 이상을 잤는데, 게을러서가 아니고 실제로 평소에 잠이 부족하다. 오래 잘 수도 없다. 연휴 전날까지 명절용 녹음이다 뭐다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10시간을 자면 잠시나마 건강할 줄 알았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뒷목에 연결된 모든 근육이 굳어버린 것이었다. 목을 돌릴 수가 없었다. 이렇게 되면 어김없이 두통이 찾아온다. 그런 상태로 줌을 활용한 무슨 동영상 콘텐츠 촬영을 했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아픈 일이 많다. 근육통과 구토감을 동반한다. 위아래로 가스가 분출된다. 앉아서 좀 마음이 진정되는 활동, 예를 들면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으면 나아지는 일도 있다. 언제는 심야 방송도 두통을 참으며 했다. 여러 원인을 생각했지만 목 어깨 등 등등 근육 문제인 것 같다. 작년인지 재작년 겨울에도 목이 돌아가지 않아 큰 주사를 몇 대나 맞았다. 이번에도 며칠이 지났는데 몸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연휴가 끝나면 한 2주간 못하고 있는 링피트 어드벤처를 다시 열심히 할까 생각했는데… 하릴없이 앉아있다. 백선생 어쩌고 기사들을 보며 1992년 23만표와 2012년에 진보신당 24만표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하여간 그렇게 지연된 일 중에는 책 쓰기가 있는데, 연휴에 조금 밖에 진도를 빼지 못했다. 그래도 팔만대장경 정도, 그러니까 내가 예상한 분량의 거의 반 정도에 도달하였는데 되짚어보면 무슨 쓸데없는 얘기를 이렇게 썼는가 하는 생각이다. 애초에 책을 내봐야 무관심에 여럿이 비웃기나 할 것 아닌가. 그게 싫으면 좋은 얘기를 써야 하는데 뭘 쓸까를 생각해보면 아는 게 없어 쓸 말도 없다. 배운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고… 책에 뭘 쓰나. 결국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 쓸 것인데, 그것도 어차피 다 아는 얘기 아냐? 반대한 하는 정치에 대해 쓰고 있다. 언제부터 반대만 하게 되었는가? 세상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는 게 결론이다. 뭐 중궈니횽이 주사파 반일 어쩌구 하는데, 대한민국은 맨 시작부터 반공 대 반일이었어요… 건국절 얘기가 뭐냐? 대한민국의 기원이라는 게 뭘 반대하는 게 아니고 일본에서 왔다고 해야 되는데, 친일파 얘기 때문에 그 얘기를 못하니, 뭔가 우리를 정당화하는 다른 파지티브 한 걸 찾아보자 그래서 나온 거 아니냐. 미국 사람들 건국의 아버지 섬기는 거 부러워하면서… 근데 미국도 유럽과 왕정을 반대하면서… 아이고 됐다.
만약에 내가 다음에 책을 또 쓰게 된다면, 쓰지도 않을 것이지만, 만약에 쓰게 된다면 죽기 전에 떡볶이를 먹자와 같은 책을 쓸 것이다. 제목이 이게 아닌가? 뭐 그런 제목 있잖아. 나만의 시덥잖은 에세이를 쓸 것이다. 무슨 세상을 논하고 정치를 논하고… 그만하고 신세한탄이나 하고 그러면 되는 거지.
모르겠다. 이게 다 뭐하는 건지. 23만표… 1992년과 비교하면 분명히 세상이 좋아진 것도 있을텐데… 진보 어쩌구들은 나아진 게 있나? 모르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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