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 씨 문제에 호의적인 대한민국 여론은 긍정적이다.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이야기도 좋다. 다만 나 같이 비뚤어진 사람은 그 이면의 일부를 생각하게 된다.
이른바 비혼모 문제인데, 이 나라에서 비혼모가 감당해야 하는 비난은 두 가지다. 첫째는 문란하다는 것, 둘째는 대안도 없으면서 무책임하게 출산했다는 것. 둘을 공격적으로 연결하면, 탕녀에 대한 응징 서사이다. 당근마켓에 아이를 올린 사건(물론 이러한 행위는 잘못되었다)에 대한 비난에도 이런 게 있었다. 비혼모에 대한 이 나라의 제도적 지원책은 이 서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너의 ‘부도덕’은 너 자신이 책임질 일이나 죽지는 않도록 도와주겠다…
그런데 사유리 씨 사례는 이러한 비난으로부터 자유롭다. 정자는 ‘부도덕한 쾌락’이 아닌 ‘은행’으로부터 왔고 아이를 키울 여력도 충분하다. 남는 것은 재생산 기계로서의 여성이다. ‘부도덕’한 욕망은 없고 오직 출산 육아의 의무(?)만 있는… 이것이 우리 사회가 환영하는 여성의 모습이다. 호의적 여론의 일부는 이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해를 하지 마세요. 사유리 짱짱맨 했으면 모두 반동? 노노노. 어떤 경우는 그렇지 않은가 하는 얘기임. 분명히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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