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1등 의사가 말하고자 하는 건 간명하다. 첫째, 의사는 이 사회의 존경받는 엘리트이다. 둘째, 엘리트 지위는 오직 실력으로 쟁취되어야 한다. 셋째, 실력이란 곧 시험 성적이다. 그동안 의사 집단이 주장해온 맥락까지 확장하면 이런 배후 논리도 도출해 낼 수 있다. 첫째, 실력이 아닌 정치로 엘리트 지위를 나눠먹는 것은 사회주의다. 둘째, 사회주의 체제에서 의사의 엘리트 지위는 박탈되었으므로 우리에게 손해이다. 셋째, 사회주의 문재앙 정권 반대! 의료사회주의집단 김용익 사단은 물러나라! 나라가 니꺼냐!
오늘 중앙일보에 이런 글도 실렸다.
이번 ‘의사의 난’ 배경에도 김용익에서 김창엽·김윤 교수로 이어지는 서울대 의료관리학 교실의 입김이 작용했으리라는 막연한 추측만 나온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교수(의협 과학검증위원장)는 “서남의대 폐교를 겪으면서 의료계는 물론 복지부도 ‘의대는 함부로 만들면 안 된다’는 컨센서스가 있었다”며 “이번 사태는 정부가 직접 조종할 수 있는 의대가 필요하다는 김용익 사단의 오랜 신념에다 확실한 지역표를 통해 장기 집권을 꾀하는 집권당의 노림수가 결합해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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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MC 상황을 잘 아는 한 현직 의사는 “의대와 병원 설립 권한을 NMC 원장에게 몰아준다는 의미로, 의대 교수 선발 권한 등을 감안하면 좌파 정권에 대대손손 왕국을 선물로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교 1등 의사의 태도는 의사들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공정성이니 뭐니하는 얘기들이 다 그렇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가상화폐, 부동산, 인국공 등등… 대상만 다르지 다 비슷한 얘기다. 내가 쟁취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 왜 내 돈, 내 능력, 내가 누리는 게 당연한 어떤 기회 등을 공정하게 평가 반영해주지 않느냐는 주장을 막 한다. 맨날 똑같다.
그런데 이미 확보한 걸 지키는 일에 대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예를 들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를 한다고 하면 그 취지에 따라 수혜를 거부하느냐, 아니란 말이다. 재난지원금 하위 70% 주려고 하면 나는 왜 70%가 아닌가요 막 이러면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부동산 얘기 하면 다 애 키우는 서민이다. 끝없는 피해자 경쟁이다.
진짜로 수혜를 받아야 할 대상에게는 왕관을 막 씌워준다. 라이더 연봉이 1억이란 얘기가 그렇다. 그러고선 막 부러워하는 척하면서 공정하지 않다고 한다. 내가 그렇게~~ 나의 미래를 위해 투자를 했음에도 이렇게 산다… 라이더도 1억씩 버는데… 어쩌구… 그럼 라이더를 하세요! 내가 인터넷 신문에 글 쓰는데 건당 5만원이다. 한 달에 4개 쓴다. 한 달에 100개 쓰면 웬만한 중견기업 사원 못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 다니시는 분들도 투잡 쓰리잡 포잡을 하면 재벌이 될 수 있다. 파이팅이다.
인간극장에서 섭외할 정도는 되어야 사회적 연대의식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확실한 불행에 적선을 하는 걸로 도덕적 윤리적 우월감을 채운다. 그러고서는 ‘가짜 불행’들을 비난하며 그건 다 조국 윤미향이라고 한다. 자기는 그걸 비난할 자격이 있다는 거다. 그놈의 자격 얘기 좀 그만해라. 1을 얘기하면 1에 대해서만 좀 얘기하자. 그게 어렵니? 어려운가봐. 난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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