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광훈 아베신조 죽일 놈 그런 얘기만 하면 만사오케이라는… 예상했던 내용, 예상했던 결과, 예상했던 뭐 그대로니까 할 말도 없고. 엊그제 심야 라디오 방송에선 당청관계의 변화 필요성을 말하면서 화형식 하고 들이 받으라는 게 아니고 이제 청와대는 뒤로 물러서고 당이 앞에 나서서 자기 목소리를 내야 정권재창출 로드맵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여기서 ‘자기 목소리’란, 그걸 내면 내용이 좋을 거다 이런 게 아니라 걍 공학적인 얘기다.
일전에 잡지에 썼던 글이나 다시 올려본다.
이 정권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고들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피플파워’란 말을 쓴 일도 있다. 정권 초기엔 제법 기분이라도 냈는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 이후 개혁은 없어졌다. 그나마 밀어붙인 선거제도 개혁은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이 됐고 ‘검찰개혁’은 윤석열 검찰총장 거취만 관심사다.
이 상황이 고약한 건 개혁은 핑계였고 결국 유불리가 본질이란 인식의 근거가 될 수 있어서다. 휴지 조각이 된 선거법 개정도, 천하의 역적(?)이 된 ‘우리 윤 총장’도, 유리할 때는 삼키고 불리할 때는 뱉는 감탄고토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재보선 원인 제공 정당은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은 그냥 없는 걸로 치는 분위기가 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러니 최근 여당의 행보는 최소한의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전 같은 엄청난 일을 부동산 대책 말하듯 했는데, 정말 추진할 의지가 있어서 꺼낸 얘긴지 아니면 다른 부수적 효과를 노린 것인지 헷갈린다. 의지가 있다면 지방 소외가 가난한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현실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행정수도 이전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제시해야 한다. 정치판에 진심이 어디 있겠느냐는 말도 일리가 있지만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애도와 기자에게 폭언을 하는 이해찬 대표의 목소리엔 분명 진심이 있었다.
잘해보려다 안 된 것과 애초부터 할 마음이 없었다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개혁이란 명분이 결국 특정 정파의 이익을 보장하는 핑계에 불과했다는 게 사실이 되면 국민이 할 수 있는 선택은 각자도생만 남는다. 이렇게 ‘피플파워’를 냉소하게 되는 와중에 치르는 전당대회의 가장 큰 의제가 또다시 대권을 둘러싼 ‘차기’들의 득실 문제라면 우리 정치가 앞으로 어떻게 되겠는가.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89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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