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애호가들의 문제

옛날에 진보누리 할 때 원시인지 근시인지 하는 분이 있었다. 외국에 거주하시는 분인데 여러가지 본인 생각을 열심히 정리하고 그래서, 아무튼 존중할만한 견해겠지요 라고 생각해서 대문(메인화면이다)에도 많이 올리고 그랬다. 근데 다른 운영진이 그러더라. 길기만 한 횡설수설 자꾸 왜 대문에 올리냐고. 그만 올리라고. 그때는 또 그런가 내가 잘못했나 내가 잘못했네 제기랄 이렇게 생각했는데, 최근에 레디앙인지 거기랑 뭘 길게 말씀하신 걸 보면서 좀 그게 그렇긴 하다는 생각도 했다.

SNS니 뭐니 다 지겨워서 없애버린 게 내가 하지 않은 생각, 하지 않은 말,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책임져야 되고 설명해야 되고… 그런 걸 안 하면 나쁜 놈이고… 이런 게 다 피곤해서다. 내가 뭔데? 내가 대통령이야?

SNS를 누가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냐. 다 지 하고 싶은 얘기만 하지. 남 얘기엔 관심이 없어요. 무슨 토론을 한다고들 생각하지만 그걸 통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하는 건 거의 없고 그냥 견해-쇼핑 및 지 잘난척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나한테 무슨 견해를 얘기해보라고 하는 사람들의 그런 시도를 안 좋아해. 어차피 내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관심없거든. 자기가 좋아하는 말을 하나 안 하나만 관심있지.

물론 견해-쇼핑만 하는 거 아니지. 나도 알어. 내가 1부터 10까지 있는 거 중에 1, 2얘기하면 꼭 3, 4 갖고 와서 1, 2아니고 3, 4라고 그래. 야 내가 얘기 할 때마다 1부터 10까지 다 얘기를 해야 되냐? 물론 그런 게 소통이겠지요. 근데 그런 건 공적인 자리에서나 혹은 친한 사람 둘이 있을 때만 하자. 인터넷에서 염병천병하지 말고.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견해-쇼핑 안 하고 캐릭터-쇼핑도 물론 하지. 무슨 교수님 소장님 기자님 친추인지 팔로잉인지 잔뜩 하고 나도 그들의 일원인 양… 아 정말 피곤하다. 명문대 주류들끼리 서로 그러고 있는 것도 꼴보기 싫고. (이 시대 주류들의 특징: 자기보다 더 상위인 인물 계층 세력을 말하며 나는 주류가 아니라고 함)

인터넷을 이딴 거에나 쓰는 게 SNS인데, 뭐하러 그런데 시간과 힘을 쓰며 시간을 낭비하나. 그냥 나처럼 혼자 떠드세요, 뭘 말하고 싶으면. 궁금하면 알아서 찾아 보겠지. 그런 점에서, SNS는 이제 좀 끊으시기를 추천합니다. 영화 타짜의 대사를 마지막으로 돌아보면서…

고니 모친: 저기 솔직하게 얘기 해봐요. 그 놈의 자식, 아직도 화투치고 다녀요?

고광렬: 회사 다녀요.

고니 모친: 고광렬 씨라고요?

고광렬: 예.

고니 모친: 우리 고니 좀 잘 부탁해요.

고광렬: 아, 별 말씀을…

고니 모친: 화투 같은 것 좀 안 하게 해주시고.

고광렬: 저기 저기 이거… 짬뽕 값이다 생각하고 넣어두세요. 보지 마세요, 보지 마세요. 챙겨두세요. 고니가 이렇게 보면 애가 진국이예요. 성격이, 어 어… 성실해요. 그리고 또 가정… 가정교육이 잘 돼있다 했더니 왜 그러나 싶더니 우리 어머니를 닮으셨네. 아이구 또 어떨 때 이렇게 보면은 또… 무대뽀예요, 무대뽀! 그런데 근데, 나쁜 뜻이 아니라 또 남자는 또 무대뽀 기질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을 해요. 여자한테 인기 많고… 근데 어떨 때 옆에서 보면은 아주 그냥 울화통이!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어머니 들어보세요. 참 내, 별 얘길 다하네. 두 여자가 있었는데 제가 한 여자를, 내가 찜을 했거든요. 먼저 딱 보고… 근데 지하고 눈 맞았다고 확, 휙! 가져가버려… 울화통이… 아이고, 나쁜놈이에요, 나쁜놈. 아, 여자 문제에 있어서 말이 그렇다는 거죠. 저 화투는 곧 끊도록 하겠습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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