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서는 어제(24일) 방송 내용이다.
오늘 나온 대책 중 금융안정 관련 대책에 대해 말해보자. 이런 거 하면 전통적으로 논란 되는게 정부가 주식시장에 개입한다, 선거 앞두고 돈풀기 한다는 것 등. 이번에도 특히 증시안정펀드 효과 둘러싸고 논란 있는듯 하다.
증권시장안정펀드 10조원이 2008년 금융위기 때 5천억 수준에 비하면 크게 늘었다고는 하나 당시는 금융사가 아닌 증권유관기관(증권업협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증권예탁결제원, 자산운용협회)들이 조성한 것이란 차이가 있다. 비교대상은 1990년 4조8500억 규모로 조성된 사례인데 당시 시총(95조)대비 5%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시총 1천조원이니 1%여서 효과가 충분치 않다는 우려이다.
증시개입 자체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앞서 1990년 사례가 투신사 부실로 이어지는 등 끝이 안 좋아서 증권판 1212사태(1989년 12월 12일 증시부양대책 나온 게 사태의 시작)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물론 이번에는 상장지수펀드 등에 투자하는 비교적 간접적인 개입이어서 과거와는 다를 수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의 경우 경향신문 기고 칼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탈출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개입하면 더 활발해진다며 이들이 국내 다른 시장으로 가는 게 아니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매입해서 완전히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환율에 악영향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경제위기 끝이 언제일지 모른다고 발언할 정도이고 특히 금융시장은 기업의 자금조달 경로라는 점에서 주가 하락이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개미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 부담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이른바 개미들 삼성전자 등 우량주 가격이 떨어진 걸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개미들이 나선다는 의미에서 개미동학운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대책 나오면 주가 상승하다 논란 되거나 부작용 우려되면 바로 내려앉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장기투자 확실하게 할 거 아니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어쨌든 주가 떨어지면 이들 여론 안 좋아진다는 점도 걱정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우려 보다는 오늘 대책은 기업의 상황에방점을 찍은 걸로 평가할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하는 규모 자체를 놓고 보면 중소 중견기업보다 대기업이 당연히 클 것이다. 경제위기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대기업에 대한 대책 역시 필요한 건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위기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건 노동자들일 수 있다는 점 직시해야 한다.
벌써 해고 칼바람이 시작됐다는 얘기 나오는데, 항공사 호텔 등 여행 관련 업종 상황 심각하다. 하청 비정규직 위주로 희망퇴직 권고사직 계약해지 등 고용불안 심화되고 있다. 해고 당하지 않더라도 강제로 연차를 쓰게 하거나 무급휴직 강요하는 등 온갖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문제에 대해선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 대책이 있으나 역부족이라는 평가이다. 대통령이 오늘 기업의 공과금 유예 또는 면제 언급했는데 여기에 4대보험료도 포함된 것은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문제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을 듯 하다.
더 문제는 오히려 재계가 고용유연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제 경총이 국회에 경제활력 제고 등에 대한 건의를 제출했다. 코로나19 피해 대책 등이 필요하단 내용이지만 경영상 해고요건을 완화해 해고를 더 쉽게 하자거나 법인세 상속세 인하와 같은 대책 포함돼 문제다. 코로나19와는 아무 관계 없어서 이 기회에 숙원사업 해결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을 정도이다.
노동계는 한시적 해고금지 조치 등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사유가 있어도 60일간 해고하지 못하도록 금지령 발동한 상태이다. 최소한 이번 대책으로 지원 받는 기업에 비정규직 포함 해고 제한 두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기업 원하청 문제도 마찬가지다.
2.
박사방 사건 주범 조주빈의 정치성향 얘기가 인터넷에서 화제라고 한다.
그동안 일부 언론은 조주빈이 학보사 기자 역할하며 진보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어제 에스비에스 보도로 신상 공개되면서 조주빈 주변 인물들 평가 등 전해졌다. 특정 보수성향 사이트 이용이 추정 되며 특정지역 폄하 발언 등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인터넷 논란 커졌다.,
범죄와 정치성향은 관계없다는 게 상식이다. 그럼에도 논란이 되는 이유는 상대 진영을 깎아 내리면서 이중성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기 좋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진보를 말하면서 뒤로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거나 언론이 사실은 보수인 조주빈을 진보로 꾸며 사람들을 속였다는 주장 등이다.
특히 이중성을 강조하는 것은 조주빈을 둘러싼 보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낮에는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밤에는 범죄 활동을 했다든지, 학점이 좋고 글쓰기도 잘해서 상도 많이 탔다든지, 온라인에서 성폭력이나 음란물 관련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든지…
이런 보도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이중성을 보이는 대상에는 우리가 쉽게 공감할 수 없다. 따라서 이중적 존재는 괴물로 보인다. 두 얼굴의 악마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조주빈의 이중성을 강조하면서 우리 자신의 선량함을 재확인하는, 즉 조주빈이 예외적 존재라는 데 합의하는 사회적 과정을 수행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조주빈을 예외적 괴물로만 볼 것인가는 의문이다. 문제의 텔레그램 방 이용자가 26만명이라는데 단순합계란 점 감안해도 수만명은 될 것이다. 더군다나 이런 채팅방은 지금까지 파악된 것보다 더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이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한 축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일부 몰지각한 남성들의 시각과 이에 기반한 인터넷 문화라는 것이다. 조주빈을 엄하게 처벌하는 것의 의미는 악마를 혼내주는 게 아니라 이런 걸 바로잡자는 것에 있다. 조주빈의 악마성보다 보편성에 주목해야 되는 이유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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