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보고 듣고 있다

오늘은 답답한 얘기를 많이 했다. 저녁 때 후니횽이 장관 된 이후엔 거의 전의상실이 되었는데, 같이 방송을 하신 분(정권에 가까워지신 분)이 자꾸 민주당이 청문회를 망쳐놓고 욕심이 너무 과한 거 아니냐 라고 하기에 참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민주당만 보고 하느냐 라고 해버렸다. 당장은 뭐 좋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반드시 부담이 남을 것이다 말씀드렸는데… 이건 신사적으로 얘기한 거고, 장관을 언제까지 하시든 2년 안에 사고 난다고 본다.

하루종일 한 얘기 다시 여기다 쓰고 싶지 않고, 사람들이 청취율이 올랐느니 떨어졌느니 동접자가 어떻게 됐느니 하는데 이런 얘기나 해서 뭐하나 싶다. 정치든 권력이든 우습게 아는 건 이쪽이나 저쪽이나 똑같은 거다.

끝나고 어느 학보사에 있는 분과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책 얘기 좀 하고 나서 왜 기자가 되기로 하셨느냐 물어봤다. 사회 문제와 관심이 많으시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된 계기가 뭐냐고 물었는데, 엔번방 사건이라고 하더라.

오늘 한겨레 기자님과 대화를 하였는데, 회사가 자기가 일하길 바라지 않는 거 같아 자기도 최선을 다해 일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 거였다. 최선을 다 안한다는 게 아니고, 최선을 다해서 ‘안하는 것’을 한다는 것. 근데 보고 듣는 사람들 없는 거 아니니까 그래도 뭐든 열심히 하시길 바라고… 이거는 내가 나한테 하는 말이기도… 정신승리? 잘합시다.

요즘

원래도 그랬지만 요즘은 더더욱 세상만사에 시큰둥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 자체가 더 화를 돋우는 면도 있다. 오랜만에 정의당 어떤 분에게 연락이 왔는데 대뜸 “요즘은 티비 안 나오시나봐요”라는 거였다. ^^ 제가 직업이 티비인 것도 아니지만… 선거 끝났는데 뭐 어쩝니까… 요즘 죽고 죽이고 때리고 사고치는 뉴스 해설 같은 거 하고 있슴다…

언젠가 또 시사 프로에 나가서 방송 시작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데 진행자가 그러는 거였다. 요즘 시사프로 하기 너무 싫다, 다들 지겨운 얘기만 계속 반복한다… 그래서 그랬다. 한참 한심한 얘기만 하던 때보다는 그래도 좀 나은데요. 그것도 그렇다고 하더라.

언제는 또 어떤 진행자가 그랬다. 자기가 옛날부터 이 얘길 꼭 하고 싶었다며… 비판을 애정을 갖고 해라… 뭐지? 이게 무슨 얘기냐… 누구는 나더러 왜 더 세게 안까냐고 자꾸 그러던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어떤 방송을 끝마치고 어느 보수인사에게 말했다. 다 잘 돼라고 하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아이 그럼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얘기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참았다. 저는요, 그 제가 말이예요. 반지성주의에 대해선 진짜 한 시간도 얘기합니다… 그냥 참고 자전거 타고 집에 갔다.

지난 주 경향신문에서 레드북스 문 닫는 얘기를 보았다. 김선생님께 지난 번에 들어서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좀 그랬다. 많은 추억이 있다. 운동권 학습 모임도 거기서 했고, 서대문 시절에 비상 회의 같은 것도 했다. 도 전 편집장과 간짜장도 먹었다. 뭔가 그렇게 자꾸 없어지기만 하고, 나는 미아가 되는 느낌이다.

오늘은 한겨레의 저널리즘책무 어쩌구 위원회 좌담회 기사를 보았다. 나도 지난 번에 김완님 만나서 얘기했다. 기사로 조지는 거는 얼마든지 환영이다. 실제 최근에 선방한 게 많이 있다. 근데 제목으로만 조지려고 하면 안 된다. 여기다가 차마 못 적는 얘기도 많이 했다. 좌담회 기사를 보는데, 위원들의 얘기를 못 알아먹는 건지 그냥 모르는체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항변할 거리가 많았던 것인지 모르겠다. 말은 구시렁 구시렁 했어도 앞으로 잘 하리라 막연히 또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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