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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포퓰리즘

이준석에 대한 두 가지 생각

2022년 8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이준석이 한 시간을 떠들었는데 사람들은 핵심 줄기엔 관심없고 그냥 누구를 어떻게 욕했다 정도만 기사를 쓰고 떠들고 그러고 있다. 뭐 거까진 그렇구나 싶은데 어떤 시사평론가가 썼다는 글을 보고는 한숨이 나왔다. 술 먹고 썼는지… 무슨 얘길 하는 건지 모르겠다. 평소 누구랑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이준석의 핵심 논리 요약하면 이런 거다. 석열왕이 음모론(부정선거)과 반공이데올로기 등으로 대표되는 구식 정치에 경도되고 있는데 당이 이걸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윤핵관들이 오직 사리사욕을 위해 대통령과 이준석 사이를 이간질하고 비대위 전환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럴 수 있는 이유는 전통적 보수층의 지지와 지역구도에 안주하면 정치적 미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선당후사를 말하기 전에 최소한 서울 강북이나 수도권 열세지역에 출마를 해서 스윙보터를 잡아보시길 바라고, 그게 아니면 꺼져라… 언론 제목에 등장하는 자극적인 표현들은 다 이 논리 구조 안에 위치한다.

특징적인 것은… 기자회견 전문 잘 보면 이런 표현이 나온다.

오로지 자유와 인권의 가치와 미래에 충실한 국민의 힘이 되어야 합니다. 보수정당은 민족주의와 전체주의, 계획경제 위주의 파시스트적 세계관을 버려야 합니다.

민족주의 전체주의 계획경제 파시스트는 이 분들이 원래 더블민주당에다가 갖다 붙이던 레떼르다. 이걸 통해 이준석 정치가 어디에 전선을 긋고 어떻게 자기 규정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 자유와 인권이 고작 https 차단 해제 같은 걸로 귀결되는 게 이준석식 정치의 뭐 어떤 아기자기함인데, 그런 아귀자귀함 애귀재귀함은 차치하고 어쨌든 뭔가 나름의 가치지향적인 명분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태도는 아무 생각 없는 퇴행으로만 일관하는 상대쪽보다는 훨씬 낫다고 본다.

그런데 동시에, 이런 이준석 정치가 상징하는 것은 합리적 보수의 변질이기도 한 것이란 점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책에도 쓰고 글에도 쓰고 방송에서도 얘기한 바와 같이 원래 합리적 보수란 인간의 얼굴을 한 보수, 따뜻한 보수, 온건한 보수를 뜻하는 거였다. 한 얘기 또 하고 또 합니다만, 박근혜 때 유승민도 그랬고 영국의 데이빗 캐머런도 그랬다.

이준석대에 와서는 자유지상주의적인 급진화가 이 자리를 대신했다. 이럴 수 있었던 건 이준석이 대단한 정치철학자여서가 아니고, 그가 타깃팅하는 유권자층이 온건한 보수보다 급진화된 보수에 이끌리기 때문, 즉 장사가 더 잘 되기 때문이다. 그럼 그 유권자층은 왜 그렇게 되었는가? 누차 지적하지만 제가 책에 쓴 반대의 정치가 작용하는 이들 세계관의 맥락에서 온건한 보수는 ‘유사-진보’에 지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합리적 보수’가 ‘옛날 보수’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만 작용하고, ‘진정한 보수’가 ‘진보’를 명확히 반대하는 것으로만 받아들여지는 방식의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랄까 그런 결말인 셈이다. 진정한 포퓰리즘과 ‘나는 포퓰리즘이 아니다’라는 포퓰리즘의 대결… 이런 딜레마는 뭐만 나오면 검찰반대 과일논쟁으로만 접근하는 더블민주당에도, 양당정치를 비판한다지만 사실은 별 할 말도 없는 진보정치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한다. 여러분들이 적는 SNS 메시지와 댓글에도 이게 다 반영돼있다.

그런 난국 속에서… 타산지석이라고 했는데, 방식과 내용을 둘 다 보시라. 우리는 이준석 정치의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 그런데 만일 이준석과 똑같은 방식으로 어떤 진보가 승부를 걸고자 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사실 과거에 좌파포퓰리즘 그런 얘기 할 때 그 비슷한 글을 여러 차례 쓴 일도 있다. 포퓰리즘적 시도는 대안적인 정치로 사람들을 이끄는 수단이 될 수 있을 때에만 유효하다… 뒤집어 말하면 대의명분이 분명한 포퓰리즘적 시도로부터 대안적인 정치로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현실적 접근은 가능하고 또 필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준석의 난은 이중적 감상을 갖게 하는 사건인 것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이준석, 포퓰리즘

석열왕은 희대의 포퓰리스트

2022년 2월 23일 by 이상한 모자

석열왕이 처음 정치참여 선언을 할 때만 해도 그의 ‘자유민주주의’가 이 정권의 포퓰리스트적 면모를 일소하고 엘리트의 합리적인 게이트키핑을 부활시킬 도구가 되리라 기대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러나… 여기다가도 몇 번이나 썼지만,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고 했다” 이 표현부터 느낌이 왔다. 가령 아래 링크들에서 지적한 것들…

https://weirdhat.net/blog/archives/5400

https://weirdhat.net/blog/archives/5451

이제 석열왕이 유세하러 다니면서 집착하듯 내놓는 얘기들을 보면 구태한 얘길 하고 있다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인기 팬픽작가 중궈니횽도 더 이상… 포기했다. 석열왕의 ‘자유민주주의’는 여러분이 아는 척 하면서 혀가 꼬일 듯한 학자들 이름 말하면서 꺼내는 그 자유민주주의가 아니고 반공주의다.

어떤 대목에선 이게 완전 가짜뉴스로 연결되고 있다. 사실 철지난 좌파 혁명이론 어쩌구부터가, 그 분야에 아주 빠삭한 저 같은 사람 입장에선 코웃음 나오는 얘기다. 근데 뭐 적어도 거기까진 어떤 평가와 해석이라고 치자. 부동산 가격을 일부러 올려서 집 주인 미워하는 사람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도록 유도하려 했다는 대목에서는 이게 트럼프식 전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게 인터넷에서는 원래 돌던 얘기다. 근거는 김수현 씨가 쓴 책의 대목이다. 이 책에 대해선 나도 몇 번이나 여기다 썼고 최근 신간에 인용도 했다. 김수현 씨 책에 보면 손낙구 씨 책을 인용해서 부동산 문제는 결국 그냥 집값 문제가 아니고 정치적 계급적 문제라고 평하는 대목이 있다. 자가소유자가 보수적 표심을 보이더라는 얘기가 이 맥락에서 나오는데, 이걸 자가=보수, 임대=진보, 진보=민주당… 이런 게임적 도식으로 이해하는 분들이 이 대목만 사진 찍어 갖고 난리를 치는 거다.

근데 거기서 한 장만 넘기면 손낙구 씨 책에 대한 김수현 씨의 서평이 나오는데, 손낙구 씨 주장을 요약해놨다. 손낙구 씨는 주거 현실에 따라 부동산 1계급부터 6계급까지를 나눠놨는데 각각에 따른 정책 대안도 제시했다. 다주택자에겐 임대소득세와 보유세를 물려 투기목적 보유분을 내놓도록 해야되고, 1주택자는 보호하되 보유세 양도세는 원칙대로 부과해야 하며, 하우스푸어는 자기 집에 다시 들어가 살 수 있도록 해야 하고(내가 알기론 손낙구 씨 본인이 자칭 하우스푸어였다), 전세 사는 사람은 내 집 마련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며, 자기 집 마련 당장 못하는 월세들은 셋방살이 스트레스를 없애줘야 하고, 지옥고 사는 사람들은 여기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주거사다리를 제공해줘야 한다… 이 얘기의 어디가 사람들 집 못 사게 해서 민주당을 지지하게 만들자로 해석되나??

그리고 김수현 씨 책의 전체 주장도 그런 얘기완 거리가 멀다. 이 책 핵심 주장을 요약하면 이런 얘기다. 능력이 되는 사람들에겐 집 사는데 부담을 줄이도록 장기저리대출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집을 살 수 없는 사람에 대한 대책도 있어야 한다. 공공임대는 확대해야 하지만 한계가 있다. 민간임대시장을 근대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주택자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또 양도소득세 중과를 포기하더라도 임대사업자 등록과 임대소득세 납부를 유도해야 한다… 이게 일부러 집값 올리잔 얘기로 갈 수가 있냐??

심지어 종부세 트라우마를 실증하는 대목도 있다. “거래세는 어쩌다 한 번 내는 세금일 뿐이지만 보유세는 매년 정규 소득에서 내야 하는데, 갑자기 4~5배씩 오른 세금을 누가 좋아할 것인가?”, “필자가 이해하는 한 개혁적 중산층조차 보유세 강화의 당위는 인정했지만 세금 부담에는 내심 큰 불만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써놨다. 그러니까 오히려 정권을 잃기 싫어서 보유세를 쬐끔씩만 티 안나게 올리려고 했던 건데 집값이 오르는 바람에 다 소용없어진 거거든? 이게 석열왕식으로 설명이 되냐?

과연 이런 망상을 진짜로 믿기 때문에 얘기하는 거냐? 난 진짜 모르겠다. 다만 힌트는 있다. 석열왕이 호랑이 사냥을 끝내고 조직을 해체해버린 후에 하신 말씀이 있다. 이제부터는 제 생각을 고집하는 게 아니고 국민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온 게 여가부 폐지여. 전형적인 포퓰리스트의 문법이지. 앞의 586공산당 빼고 모두 힘을 합치자는 반공주의랑 합쳐서 보면, 비자유주의적인 자유민주주의랄까? 언젠가 썼듯, 자유-자유민주주의를 개발해야 할 판.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수현, 반공주의, 부동산 음모론, 부동산은 끝났다, 윤석열, 자유민주주의, 포퓰리즘

왜 대선판에 시대정신이 실종되었는가에 대한 방송 내용

2022년 1월 23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 방송 내용이다. 현상을 갖고 얘기했는데, 근본적으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냐에 대해선 신간을 잘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이다.

(양당 후보 똑같은 공약 내용 소개)

양 후보 공약 이렇게까지 똑같은 이유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 인용.

이런 ‘공약 수렴’ 현상은 두 후보의 공략 대상이 일치하는데서 비롯된다. 여야 모두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가 서울·수도권과 2030 청년이라는 데는 이견을 보이진 않는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여야 모두 2030과 서울 민심을 주로 공약하다 보니 과녁에 화살이 꽂히는 데가 비슷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캠프마다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특히 상대 일정과 공약을 정확히 파악해 발표 시점을 조율하는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상대 후보가 어디 행사에 간다 그러면 공약이 뭔지, 정보망을 최대한 가동해서 알아내 우리가 먼저 발표해버리기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책 차별성이 없다보니 경쟁적으로 ‘수위’가 높아지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선대위 관계자는 “실컷 준비해놨는데 상대가 먼저 내보내면 힘 빠진다. 그러면 우리끼리 공약은 다 똑같아진다면서 위안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차별화하려고 50받고 100을 발표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러다 보니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제기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른바 소확행 공약, 심쿵 공약 같은 이른바 생활밀착형 공약, 마이크로타겟팅도 유행인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에서 재미를 봤다고 해서 각광받고 있는 방식이다. 다만 이 역시 시대정신을 꿰뚫는 담론을 제시하기보다는 각자가 원하는 바를 들어주겠다는 형식이어서 담대한 변화를 얘기하며 변화의 대상을 발굴한 오바마의 사례와는 달라 역시 시대정신의 실종을 보여준다.

이런 방식의 문제는 모든 사람이 원하는 걸 다 들어줄 수는 없다는 걸 간과한다는 거다. 재원의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서로 상충하는 바도 있을 수 있다. 그럴 경우 목소리 큰 사람의 이익이 우선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거대담론이 사라진 이유는 뭘까? 선거 때 거대담론이라는 건 뭔가 크게 바꾸자는 경우가 많고 그 당위는 대의명분으로부터 온다. 대의명분을 내세운 정권이 유권자들을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그 다음 대선은 이익투표 흐름이 강화된다. 대의명분은 믿을 수 없으니 나의 이익이라도 보장해달라는 것인데 이게 각자도생이다. 그러니 시대정신은 실종되는 것이다.

그나마 참여정부 말기 이명박 후보는 토건개발공약 등으로 차별화 해 거대담론 부재를 극복했다. 그런데 이번 대선의 경우는 경제 상황이나 코로나19 등이 그것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이재명 후보가 슬로건에 ‘나를 위해’란 문구를 넣은 것은 정확히 이 개념을 따라가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의 공정과 상식도 마찬가지다. 진보를 내세운 정권의 내로남불 때문에 각자가 손해를 봤으니 이걸 되돌려야 한다는 개념인데, 그래서 국민을 약탈했다는 표현을 즐겨 쓴다. 이게 유권자 각각의 각자도생을 가능하게 해주겠다는 얘기다.

윤석열 후보의 단문 메시지 방식도 주목받고 있는데 여성가족부 폐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폐지하면 그 다음에 어떻게 할 거냐를 따져보면, 어차피 유사한 역할하는 부처 다시 만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문 메시지는 이 모든 논란이 될만한 대목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게 한다. 메시지의 빈 공간을 유권자 각자의 기대와 요구로 알아서 채우도록 해 동상이몽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 점으로 보면 이것도 각자도생의 요구에 호응하는 방식이다.

(이 부분부터 시간 관계상 방송이 안 됨)

시대와 선거구도의 한계가 있다지만, 최소한 후보들이 왜 자신에게 투표해야 하는지 이유를 제시하는 것에 성실해야 한다. 이재명 정권과 윤석열 정권을 유권자들이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이 공정과 상식을 제대로 구현해 내는 정권이라면 자기 주변과 자기가 속한 조직부터 엄정하게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이재명 후보는 이재명 리더십, 이재명 정치가 뭔지를 보여줘야 한다. 과단성 있게 행동하지만 상대가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유권자들은 이재명 정치가 뭔지 체감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상대가 호응하지 않는다고 일방처리해버리면 문재인 정권과 다를 게 뭐냐는 비판을 받게 된다. 때문에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절실함을 보여줘야 한다. 추경 재원 논의로 만나자는데, 집 앞에라도 찾아가야 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윤석열, 이재명,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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