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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언론

기계적 중립이라는 신화

2023년 1월 17일 by 이상한 모자

언론 얘기하면 기계적 중립… 이제 기계적 중립이라는 말도 정파적 방언이 되었다. 이 단어 쓰는 사람들과 대화하기 쉽지 않다. 나는 실례를 가지고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뭘 갖고 기계적 중립이라고 하는 건가? 그 예를 가져와보시라. 이러면 보통 언론이 이거봐라 우리편을 충분히 안 들어주잖느냐… 이렇게 끝난다. 여기에 더해서 기계적 중립이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맘대로 해도 된다 이렇게 끝나거나…

우리 언론의 진짜 문제는 뭘까? 난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습관적인 정파적 편파가 문제라고 본다. 지금 세 가지 요소를 얘기했다. 1) 습관적인 2) 정파적인 3) 편파 … 가령 어떤 언론이 편파적인 보도를 했다 치자. 입장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거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건 논조니까. 근데 그 논조가 구성되는 과정이 얼마나 탄탄한 근거에 의해 뒷받침되느냐는 따져야 할 대상이다. 털보아저씨가 난 편파적이지만 과정이 공정하면 괜찮다고 본다라고 주장하는 건 그래서 정론이다. 물론 본인이 얼마나 거기에 맞는 주장을 해왔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지만…

그런데 털보아저씨처럼 막나가는 건 아니라고 해도, 언론의 부실한 근거를 통한 편파적 보도의 문제는 여러 사례가 있다. 이 부실을 메운 것으로 추정이 되는 게 습관과 정파성이다. 습관이라고 굳이 썼지만 그건 무성의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 그냥 습관적으로 따라가거나… 정파적 맥락의 품에 안겨 마무리 하고 집에 가거나…

정파적 맥락은 굳이 더 얘기하고 싶지 않고, 어떤 의도된 무성의에 대해서… 오늘은 기사 제목을 보는데 황당했다. 가령 이런 거.

이준석 “윤핵관 생각대로 당원 움직이지 않을 것..결선때 다른 결과 나온다”

제목이 이거야. 이건 이준석이 발언한 거 또는 페이스북에 쓴 것에 대한 기사겠구나 싶은 뉘앙스지. 근데 내용을 보면 이렇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윤핵관’들이 국민의힘 당원들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는 3월 8일에 열리게 될 전당대회 당대표 결선 투표 시 ‘윤핵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내용은 시사평론가 장성철 소장이 1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본인이 이 전 대표와 직접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알려졌다.

장 소장은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 먼저 연락이 왔더라”며 운을 뗐다. (…)

제목을 어떻게 써야 되냐? 이렇게 쓰는 게 맞냐? 직접인용이 아닌데 어떻게 저렇게 쓰냐? 기사 내용도… 무슨 소장인지도 없고… 내가 이런 제목을 하나만 봤으면 굳이 이렇게 안 썼다. 메이저 언론 포함 2개 이상 이렇게 돼있기에 황당해서 쓰는 거다. 최소한 아래와 같이 써야지…

이준석 연락 받은 장성철, “윤핵관 생각과는 다를 거라더라”

이것도 인터넷용 기사고 사실 이게 라디오에서 한 주장인데, 기사꺼리도 아니지. 다른 기사에 끼워넣음 몰라. 근데 왜 제목을 이렇게 달았을까? 1) 클릭수… 2) 좋은 보도와 기사가 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싶지 않다… 다 이런 식으로 안이하게 접근하거나 아니면 정파적으로 장난치는 기사들이 대부분이지, 기계적 중립이 어딨음?

그리고 또 하나 궁금한 거. 자꾸 사람들이 언론은 왜 이런거 보도 안 하는지 모르겠다~~ 막 그러거든? 근데 언론이 보도를 안 했는데 님 그거 어디서 알았음? 보도를 했것지… 보도를 안 한 언론도 있는 거지… 보도를 안 한 언론은 안 한 이유가 있을 거고 그 이유가 정당한지가 중요한 거지, 도대체 뭐냐.

저는 평소에 바쁜 분들이 상기의 문제적 주장 하는 것까지 뭐라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자꾸 그런단 말이지. 털보아저씨 포함… 평소에 신문을 많이 보고 고민하는 그러한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기계적 중립, 언론

글 왜 쓰는가

2022년 8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이준석 나빠요 라는 글은 나도 많이 썼다. 얘기도 많이 했다. 대표님이 바람 타고 당선이 됐을 때 공중파에서 대놓고 이준석 정치는 약자혐오이고 극우포퓰리즘이며 따뜻한 보수가 아니라 급진화된 보수이다 라는 등등 얘기 한 사람 손에 꼽는다. 저 같은 놈들… 제가 나름대로는 많이 얘기했다. 국힘 전당대회 바로 다음 날부터 얘기했다. 물론 지겨운 표정들을 지었지만…

근데 이제와서 뭐 그걸 누가 모르나. 문제는 알면서도 이러고 있다는 것이다. ‘안다’는 것은 뭐냐면, 이준석 나빠요라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게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준석은 그런 욕을 먹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거다. 그래서 새삼 이준석 나빠요라는 얘기를 쓰는 것보다, 그럼에도 이준석은 왜 정치적 영향력을 갖는 것인지, 그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를 논하는 게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새벽에도 신문에서 이준석 나빠요류의 글을 보았다. 그런 글을 쓸 때의 마음가짐이란 뭘까? 뭐 일침류 글들이 다 그렇듯 남들이 너무 모르는 것 같으니 가르쳐주자… 또는 이런 글을 쓰는 깨어있는 내가 좋다… 또는 이 시점에 이런 글 하나 써야 신문이 그럴듯하겠지… 뭐 그런 거 아닐까? 이준석류가 힘을 얻는 정치적 문법의 기저에 권력을 대하는 정치와 언론의 틀에 박힌 방식이 공통분모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제 책을 읽어 보시면 조금은 공감하실지도…

내가 후원하는(얼마 전에도 만원 빼갔다) 한겨레에 기자들이 자기 얘기 쓰는 칼럼이 있는데, 애독자이다. 이런 저런 ‘납작한 글’이 나오기까지의 고민이나 고충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좋은 글이 실렸다. 모든 대목이 좋다는 게 아니고, 기자가 이런 글을 쓰고 보여주는 게 좋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55317.html

이 코너는 쪼렙 기자들만 쓰는 모양이다. 나는 고참들이 진지한 반성과 고백을 해야 한다고 본다. 납작한 생각, 납작한 글, 마침내는 스스로도 납작해진 채 다른 이들더러 납작하다고 하는 납작이들. 뭐 나도 그렇겠지. 그러나 안 납작해지려는 적어도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기자, 언론, 이준석

어느 방송사의 사정

2022년 4월 4일 by 이상한 모자

요즘은 뭘 봐도 그냥 흥… 하게 된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어쩌다 친여인사와 무슨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런 말을 하는 거였다. 특정 방송사를 거론하며 그 방송사는 자꾸 왜 정권에 불리한 보도를 하는 것이냐… 임기 말이다 이거냐… 근데 말하는 투가 꼭 그 방송사는 무조건 자기 편을 당연히 들어줘야 한다는 듯했다. 그래서 대꾸를 했다. 나름대로 생존전략이 아닐까요. 보수야당에 안 좋은 뉴스 두 개 할 동안 욕 덜 먹기 위해 반대쪽에 불리한 뉴스도 하나 정도는 하는…

최근 모 방송사 라디오 프로를 개편했는데 아침과 저녁의 색깔이 완전히 다르다. 특히 저녁 방송은 원래 친명인사(?)가 진행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내부 출신으로 진행자가 바뀌었다. 이 프로그램에 가끔 대타 등을 했으므로 새로운 진행자와 두 차례 정도 방송을 하였는데 처음 본 순간부터 반말을 하는 등 느낌이 좋지 않았다. 거기다가… 방송을 진행하면서는 전형적인 보수우파의 목소리를 매우 분명하게 내는 것이었다. 이력을 찾아봤는데 화려한 과거의 소유자였다. 친명인사에서 보수우파로 급선회… 갑자기 이럴 수 있는가?

그러니까 이것도 이 방송사의 생존전략인 것이다. 아침프로에 확실한 민주당 색깔 넣고, 대신 저녁 때는 당신들 색깔로 할테니 좀 참아줘라… 이런 식이면 결국 편이 없는 놈들부터 설 자리가 없어지기 시작하는 거다. 그게 누구냐, 나다. 이런 1차원적인 얘기로 돌아가는 시스템의 톱니바퀴 중 하나라는 신세가 서글프다. 지방선거 끝나면 피바람이 몰아칠 것이다…

Posted in: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방송,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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