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정권 발동이 필요하다는 왕년의 진보
이 삼전 노동자들의 파업 이야기를 보면서 참 여러모로 답답한데, 그간 보수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는 오늘 낮에 글로 정리했다.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6991
오늘 조선일보는 가장 위험하고 골 때리는 얘기를 사설로 쓰는 데에 이르렀는데, 링크하기 싫지만 굳이 링크를 한다.
대법원은 2024년 삼성전자 성과급(OPI) 소송에서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성과급 비율을 강제로 정하자는 것은 법에 정해진 임금 협상이 아니란 해석도 가능하다. 이를 이유로 파업하는 것 역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상당수 노동법 전문가들도 “대법원이 임금의 성격이 아니라고 한 사항을 파업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노동법이 보호하는 파업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한다.
노동법상 파업은 임금이나 근로시간 같은 ‘근로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반면 영업이익 처분은 미래 투자와 주주 배당 등을 고려해야 하는 경영 판단 영역이다. 특히 반도체와 같은 치열한 기술 경쟁 산업에선 다음 기술 개발과 생산을 위해 이익 대부분을 재투자해야 한다. 대만의 TSMC 등 글로벌 경쟁사들에서 삼성전자 노조와 같은 행태는 있을 수 없다.
정부는 ‘이익 N% 성과급’ 파업이 법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성과급 등도 노사 협상의 대상이 된 적이 있지만 지금처럼 상상을 벗어난 규모도 아니었고,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된 상황도 아니었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6/05/15/XCTY62FRFRBBBF743UMMRVPQHM/
이 녀석들이 언급하는 판결에 대해 나의 AI 법률비서관에게 이 사설을 보여주면서 취지를 찾아오라고 시켰다.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총통 각하, 확인해 보니 사설의 “2024년 삼성전자 OPI 소송”이라는 표현은 날짜가 부정확해 보입니다. 판례검색에서 해당 취지와 정확히 맞는 판결은 대법원 2026.1.29. 선고 2021다248299 퇴직금청구의소입니다. 조선일보/중앙일보 기사 맥락도 이 판결을 삼성전자 성과급 사건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1. 판결의 실제 쟁점
퇴직자들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회사가 지급한 두 종류의 인센티브를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건입니다.
판결상 명칭은 익명화되어 있습니다.
• 목표 인센티브: 기사상 삼성전자 TAI에 해당
• 성과 인센티브: 기사상 삼성전자 OPI, 옛 PS에 해당대법원은 둘을 나누어 판단했습니다.
2. 대법원의 결론
OPI / 성과 인센티브: 임금 아님
대법원은 성과 인센티브에 대해 다음 이유로 평균임금 산정 기초가 되는 임금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 각 사업부의 경제적 부가가치(EVA) 발생 여부와 규모에 따라 지급됨
• EVA는 근로자의 근로 제공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 자본비용, 경영 판단 등 외부·경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음
• EVA가 발생하지 않으면 아예 지급되지 않음
• 따라서 근로의 대가라기보다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 사기 진작·근로복지 차원의 이익 공유에 가깝다고 판단즉 사설이 말한 “OPI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 자체는 이 판결의 한 부분과 맞습니다.
TAI / 목표 인센티브: 임금 맞음
다만 중요한 점은, 대법원이 삼성전자 성과급 전체를 임금이 아니라고 본 것은 아닙니다. 목표 인센티브(TAI)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
• 취업규칙상 지급기준이 있고, 기준 충족 시 회사의 지급의무가 인정됨
•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됨
• 경영성과의 사후 분배보다는 근로성과의 사후 정산에 가깝다고 평가그래서 원심이 목표 인센티브까지 임금이 아니라고 본 것은 법리오해라고 하여 파기환송했습니다.
3. 사설의 인용에서 조심할 부분
사설은 “대법원이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라고 판결했다”는 식으로 읽힐 수 있는데, 실제 판결은 더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정확히는:
대법원은 삼성전자 사건에서 OPI 성격의 성과 인센티브는 임금이 아니나, TAI 성격의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이라고 나누어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만으로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를 이유로 한 파업은 당연히 위법”이라고 곧장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판결은 어디까지나 퇴직금 산정 평균임금 포함 여부를 다룬 민사사건이지, 그 요구가 단체교섭·쟁의행위 목적이 될 수 있는지 자체를 직접 판단한 사건은 아닙니다.
4. 관련 노동법상 연결점
현행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는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등 근로조건의 결정뿐 아니라, 2026.3.10 시행 법 기준으로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도 포함됩니다. 다만 쟁의행위는 여전히 목적·방법·절차가 법령과 사회질서에 어긋나면 안 됩니다.
정리하면, 사설이 근거로 든 판결의 핵심은 “OPI는 평균임금 산정상 임금이 아니다”이지, “OPI 관련 교섭·파업은 언제나 위법하다”까지 직접 판시한 것은 아닙니다.
자, 일단 그렇다고 하고. 어쨌든지 간에 노동자가 받는 성과급을 갖고 협상을 하는데 그건 이미 협상의 대상도 아니라는둥 불법파업이라는둥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걸 비판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면 반드시 어떤 사람들은 그 얘길 할 것이다. 지금 이 삼성의 노동자들의 투쟁이 잘못됐다… 하청노동자들에게도 이익을 배분해야 한다… 왜 그런 요구를 하지 않느냐… 연대의 정신이 없다 등등. 맞다, 맞는데, 그건 또 별개의 쟁점이다. 내가 인터넷 입씨름 거의 20년 넘게 하지만, 꼭 그렇게 모든 층위와 쟁점을 뒤섞어서 얘기를 하니 문제인 것이다. 1) 이번 기회에 노동자의 권리를 후퇴시키자! 라고 생각하며 그걸 실제로 시도하는 녀석들에 대한 비판, 2) 노조가 더 많은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또는 더 제대로 싸우기 위해 취해야 할 전략 전술에 대한 비판, 3) 반도체 산업으로부터 발생한 이익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 이게 다 별개 쟁점이다. 근데 이걸 다 뒤섞어서 얘기하면 아무 논의를 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런데 이제 이건 주제별로 나누면 그런 거고, 이걸 목표의식을 갖고 일부러 뒤섞어서 주장하는 놈들이 있는데 그게 조선일보라는 거다. 분명히 이놈들이 처음에는 연대의식이 없다 그랬는데, 지금은 이렇게 노동 일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이것이다. 그래서 맨 앞에 링크한, 오늘 낮에 쓴 글이 조선일보의 태도를 전반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임.
그런데 그 글에도 쓰지 않은 것이지만, 조선일보가 삼전노조 사람들이 연대의식이 없다며 주제넘은 비판을 할 때에, 그 기사에 보면 거든 사람이 있다. 한모씨라고… 조선일보 사이트로 안 가고 네이버 아웃링크로 일부러 링크를 한다면 이제 아래 기사인데, 5월 4일에 조선일보 톱이었다.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은 “대기업 성과는 세액공제 혜택, 전기 요금 인하 등 정부의 정책뿐 아니라 여러 협력사가 해당 산업의 생태계를 뒷받침해 만들어 낸 것”이라며 “독점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래 뭐, 조선일보에 글 쓰고 조선일보랑 기획도 하고 조선일보에 코멘트 하는 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닌데, 그럴 수도 있지 뭐. 아예 틀린 말도 아니고… 얘기 할 수 있는 거다. 이해할 수 있다. 그래. 요즘 누가 어디가서 무슨 말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에… 근데 엊그제는 또 조선일보에서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은 “사측이 성과급 상한 폐지안을 받아들일 경우 다른 기업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며 “긴급조정권 행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정부가 긴급조정권 행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하는 … 아니다. 말해봐야… 아니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이상한가? 갑자기 전의를 상실하게 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