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어

오후에 나가기 전에 생선을 구워먹었다. 그 때부터 이상하게 속이 좋지 않았다. 트림이 많이 나오고… 근데 가끔 그럴 때도 있으니까 그러려니 했다. 방송을 마치고 고생하시는 피디님들과 식사를 했는데, 맨날 얻어먹기만 해서 이번에는 사야지 했으나 어리버리하는 동안 계산이 끝나버렸다.

그리고 나서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데 집에 가까워질수록 몸이 힘들어지는 거였다. 집에 도착해서는 배가 터질 것 같고 트림의 제왕이 되었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가… 무슨 원인인지는 모르나 소화불량인데, 누워서 망상을 하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잠이 들 때에는 뇌의 전원이 서서히 나가기 때문인지 항상 뭔가 망상이 시작된다. 그런 망상이 진행되면 아 내가 잠이 들고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서 5시 넘어 깨버렸다. 더 자려고 했지만 쓸데없는 생각들 때문에 잘 수 없었다. 자고 일어나니 속이 불편한 것은 좀 나아졌지만 완전히 깨끗해지진 않았다. 탄산수를 마시며 기분을 전환하고 있다. 탄산수 마셨으니까 또 트림하겠지.

슬슬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유튜브 언론인이 뭐라고 했던데, 그 동네 내부 여론이 어떤지를 보여 준다. 남의 글 가지고 뭐라고 한 건 그렇다 치고, 고발한 것도 잘못됐고 김 변호사도 그래선 안 된다는 얘긴데 이게 주류의 위기감일 것이다.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직접 언급한 것도 마찬가지다. 봉도사가 짤린 것에서 보듯 선거 논리 앞에 극성 지지층 일부가 게토화되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이 정치세력의 정체는 주류 정치 논리에 경도된 기성 엘리트와 나꼼수 등 정파화 된 언더독이라는 양대 축이 전부인 것이다. 자기들끼리 전자는 현실 후자는 이상을 마치 대표하는 듯 말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오직 각자도생 논리라는 공통분모로 이 관계는 유지된다. 잘 먹고 잘 사시라!

이렇게 모든 개혁에 대한 요구가 각자도생으로 귀결될 때, 개혁을 바라는 모든 이들이 개혁을 냉소하고 살아남는 것에나 신경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을 때, 다시 대의를 세우고 그걸로 사람들을 설득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니? 스스로의 존재를 역사적으로 사고하자. 포스트-트루스는 단지 거짓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실종된 대의를 재현하고자 하는 대중의 도착적 몸부림이다. 지금 분명히 도착적이라고 했음 내가… 이런 도착적 움직임에 그저 편승할 게 아니라 직면을 목적으로 한 라포를 형성해야 할 주체는 누구인가? 정치라는 것이 그런 거요. 너희는 잘못됐어, 너희는 때찌, 혼나볼래 이렇게만 하는 게 아니고(그러니까 그게 자기 역할인 주체도 있음. 가령 중거니횽…) 직면의 조건과 기회를 만들어줘야 하는 것임.

그 정치를 안 하고 헬렐레 있다가 이게 도대체 뭐하는 겁니까. 비례당 욕하고 셀프제명 욕하지만 우리도 때가 되면 다 하게 돼있어요. 셀프제명의 추억이 있지 우리가… 내로남불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라 본질을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개혁에 대해 말하는 신교수님 글을 보자. 이거 옛날에 디스팩트 이런데서(김현대 사장님 디스팩트 다시 안 살려주나요??) 저 같은 장삼이사들도 다 하던 얘깁니다. 당연한 얘기 누가 못하냐 할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 외면을 하잖아 계속…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28732.html

며칠 전에 방송국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여러 테스트를 해보자고 해서 최 모 작가라는 분과 뭐라고 떠들고 녹음을 한 일이 있었다. 주제는 기생충이었는데 이런 얘기였다. 첫째, 기생충은 대중이 처한 몰계급적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이건 옛날에 평을 썼으니까 리바이벌 안 함). 둘째, 아카데미 시상식은 자신들에 대한 ‘개혁’ 요구를 수용하는 척 하기 위해 상을 줬다. 셋째, 이럴 수 있었다는 건 기생충이 서구인들에게 있어선 그만큼 안전한 결론이었다는 얘기다. 이민자가 집 주인이 되는 나이브스 아웃은 하나도 못 받았잖음(상을 꼭 받아야 하는 영화라기 보단 비유적인 얘기였음).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란 봉감독의 말이 이걸 보여준다. 불편한 진실을 타자화 할 수 있도록 해준 거다. 이에 대해선 천교수님의 글에도 단서가 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2182039015&code=990308

이 글이 그런 주장이라는 게 아니고, 뭔 글만 공유하면 이따위 글을 추천하느냐고 하는데(아니겠지… 이제 이런 피해의식은 버리기로 했는데… 잘 안 되지…), 그냥 읽고 건질 거만 건지시요.

자다 말고 여기다가 이렇게 횡설수설 쓰는 것도 너무 답답해서 그런 거 아니겠어? 공사가 다 망하여… 노래나 듣자. 더 잘 수 있을까? 안경을 쓰고는 오른쪽 눈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오늘도 내일도

오늘도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떠들어주었다. 더블민주당이 이러는 거 간단하지. 20년 집권을 한다고 했을 때, 뭘 성심성의껏 잘해갖고 20년 집권을 하겠다 한 게 아니거든? 허울좋은 명분 같은 거에 매달리지 않고 공학적으로 계산만 해서 좋은 거는 하는 척만 하고 손해를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권력을 쥐고 안 놓겠다는 거였어. 무슨 당위 이런 거는 아마추어다 이거지. 그 아마추어를 참여정부에서 해갖고 당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저거 글 쓴 거 고발한 거 그냥 해프닝이다 미안하다 하면 되거든? 실제 홍씨가 오바한 거기도 하고. 근데 그렇게 못 하는 이유는 공천 앞두고 경선을 해야 되기 때문이겠지. 지금 한 마디씩 하는 사람들 아쉬울 게 없는 사람들이지 다. 금태섭 조응천 딱 찍는 거 봐. 시스템공천? 결과가 이런데 그게 어떤 시스템이겠냐. 그렇다고 아예 쌩까자니 본선에서 문제될 것 같고. 그러니 신문은들을문더러 광이나 적당히 팔라고 넘어가자 이것이다.

이런 얘기는 옛날에 게시판에서나 하는 거고. 오늘은 그냥 나도 적당히 광이나 팔고 집에 오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더라고. 그래서 코인노래방 가서 5천원어치 노래 부르고 들어왔다. 노래방을 하도 안 가서 두 곡 불렀는데 이미 노래가 안 불러짐. 광팔이 인생…

오늘 첫 끼는 밥솥을 여니 정말 밥이 조금 밖에 없어서 쟁여 놓은 핫도그빵을 빼다가 소시지와 양상추를 넣어 먹었다. 그 전에 대량의 야채를 먹고… 두 번째 끼니는 김밥집에서 스팸김밥이라는 쓰레기 같은 이름의 음식을 먹었다. 나한테 어울리지. 이제 세 번째 끼니를 먹어야 되는데 일단 야채 조금 남은 거랑 방울토마토랑 먹고 부랴부랴 밥을 해서 남은 소시지랑 김이랑 먹었어. 이제 좀 있다가 차 한 잔 하면서 견과류 먹고 내일 오후까지 금식을 할 것이다. 오 그릏구나. 민하야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왜 난 이렇게 인기가 없지? 다이어트를 안 해서 그런 거니? 다이어트를 하면 어떻게 될까? 키린지의 타카키 횽님처럼 될 수 있을까?

堀込 高樹 이미지 검색결과

미남은 아니잖아!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머리가 큰 원판은 변하지 않는다고. 이제 꿈도 현실적으로 꿀 나이야. 타카키 횽님처럼 되는 게 최대치겠지. 그냥 맨날 미움 받거나 무시만 당하니까 이런 생각까지도 해봤다. 나이 먹고… 체면이… 흠흠… 여기다가 이런 거나 적는 것부터가 정상이 아니야. 그래서 이제 그만 쓰기로.

일하는 일요일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늦은 것 같았다. 씻고 견과류를 한움큼 집어 먹고 집을 나섰다. 집 앞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했으나 고양시였다. ㅆㅂㅆㅂ 막 그러면서 역까지 걸어가서 대기 중인 택시에 탔다. 여의도로… 눈까지 오고 아주 스릴이 넘쳤다. 하지만 시간을 맞추는데 성공!

다음 코너 출연자가 꽈배기를 사왔는데 안 먹었다. 자기 동네에 굉장한 꽈배기 집이 있는데 거기서 사왔다 이건데… 꽈배기라는 게 결국 도넛의 일종이다. 나한테 좋을 것은 없다. 거기다가 뭘 제대로 먹지 않고 왔기 때문에 첫 끼니를 당류범벅으로 먹는 것은 좀 부담이다. 정중히 사양을 하고 앉아 있는데 작가님의 스타일링이 아주 멋있는 거였다. 나이가 좀 있으신데 반백의 머리를 그 뭐라 그러냐 숏컷인데 볼륨펌? 그리고 빨간색 니트인데 팔목은 좁지만 다른 부분은 헐렁한… 그리고 청바지를 약간 걷었던가, 아무튼 뭔가 90년대에서 뛰쳐 나온 것 같으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좋았다. 나도 멋있는 사람이고 싶어졌다.

이걸 마치고 목동으로 가서 커피를 시켜 놓고 원고 작업을 했다. 일요일에 가끔 마주치는 박 선생님이 와서 견과류를 주고 갔다. 방송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견과류를 먹으면서 냉면을 생각했다.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정제탄수화물 위주 식사도 괜찮지 않을까? 지난 번에는 실패했지만 오늘은 성공이다. 문통 싸인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열 받았나… 자영업자는 너무 힘들다 뭐 그런 걸로.

집에 와서 집을 좀 치우고 누워서 좋지 않은 생각을 하다가 다시 또 뭘 보다가 건반을 만져 봤다가 … 시간을 죽이다 보니 다음 날이다. 두 끼는 먹어야지 싶어서 남은 굴국을 해치우기로 했다. 밥을 먹기 전에는 푸성귀를 먹는다. 이것 만으로도 이미 배가 부른데 밥과 굴국과 김치까지 먹었다. 확실히 밥을 먹기 전에 야채를 먹으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편집적인 사고가 증가하는 것 같다. 한 번 시작되면 막 소용돌이를 친다. 언제부터 이랬지? 그건 모르겠다. 최근에 새삼 자각하게 되었다. 병원에 다녀야 하나? 아무튼 그런 사고의 순환을 깨기 위해서 그러는 것인지 뭐 살게 없나 생각하다가 스피커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도달하였다. 나루님에게 괜히 링크를 보내보기도 하고… 스피커 사달라고… 당연히 안 사주지… 스피커도 사야되고 밥솥도 사야되고… 아니 그런데 사실 밥솥은 이태원 살 때 선물 받은 거란 말이다. 그 때가 벌써 언제냐… 6, 7년이 됐어요. 스피커도 저거 그냥 북쉘프 피씨 스피커 뭐 한 5만원 짜린데 10년은 쓴 거 같다.

에효…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냉수 먹고 속이나 차려야지. 마침 탄산수가 대량으로 준비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