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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신변잡기

독서 왜 하는가

2022년 3월 30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 어떤 방송국에 갔는데, 제작진이 앞으로 코너를 개편하기로 해 여러명이 나와야 한다며 아이템 협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카톡을 이용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강한 어조로 말하는 것이었다. 눈 앞이 깜깜해졌다. 카톡은 어떤 사람들만을 위해 사용할 수 없는 플랫폼이다. 문자로 보내라면 주저할 얘기를 그냥 부담없이 막 던지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수많은 쓰잘데기 없는 단톡방들… 벌써 현기증 난다.

그러나 내 고집 때문에 프로그램 제작을 방해할 순 없는 것이다. 그래서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카톡 안 깔면 짜른다는데(물론 이 분들이 그렇게 말한 적은 없었다)… 수긍하면서도 수동공격성을 표출하니 그분들도 좀 그랬는지 다른 대안을 찾느라 분주하다. 미안하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다.

고립된 삶… 어떤 분들이 무슨 지원금을 받기 위해 독서모임을 만들었다는 연락을 주시기도 하고 그렇다. 지식이 목마른 분들의 독서모임은 권장할만한 일이다.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서로 잘난척이나 하는 모임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책에 대한 반응을 여기다가도 죽 올렸지만 정말 좋은 말씀 주시고 잘 읽었다는 분들이 많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찾아보면 애초에 별로 책을 읽을 마음도 없는데 읽어야 했던 분들도 있는 것 같다. 좀 배운 분들이 다수라고 보는데, 이 분들의 특징.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책의 내용과 저자의 성향을 본인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읽다가 모르는 얘기 나오면 그냥 무시한다. 자기 예단에 맞는 얘기나 표현들만 계속 수집해서 그 무슨 확증편향 한다. 그 결과를 독서모임 같은 데서 서평이랍시고 자랑스레 말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책의 메시지를 받아들일 마음을 갖지 않고 있는데 왜 독서를 하는가. 결국 비판 뭐 그런 거를 하는 자신의 모습에 심취하며 남들이 따봉이나 눌러 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카톡은 집단적 독백이 되고 네이트판과 트위터에선 작품 경연장이 막 열리는 거다. 내가 비판하는 거 자체를 놓고 뭐라고 하는 게 아니다. 그건 얼마든지 하시고… 심지어 권장한다. 근데 그게 아니고 똑바로 안 읽고 말하니까 하는 얘기다.

아무튼 갑자기 딴 생각하다 열 받아서 여까지 왔는데… 독서는 결국 책이 중요한 거고 책이라는 거는 거기에 담긴 메시지가 중요한 거 아니냐. ‘책을 읽는 나’라는 서사의 주인공이 돼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에요. 서사든지 주인공이든지 그런 것은 다 필요 없고 나는 그냥 나대로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를 잃고 무슨 허구의 주인공이 돼봐야 뭘 합니까. 그런 것은 환상이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다이어트도 할 수 없다. 몸무게 90킬로그램 이제 어떡할거냐.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독서, 독서모임

격리 6일차

2022년 3월 20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도 오후 방송을 전화연결 하려는데 도저히 준비를 할 수가 없었다. 두통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며칠 간은 코로나 증상으로 다른 곳들이 아팠기 때문인지 두통이 없었다. 그러나 좀 괜찮아지니 다시 찾아왔다. 하루 중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에 거의 6~70%의 확률로 오는 것 같다. 한 번 시작되면 2시간 이상 이어진다.

토요일 방송은 4시 좀 넘어서부터 준비해 5시 좀 넘어서까지 원고를 넘긴다. 2시에 슬슬 어깨와 목이 뻣뻣해지는 느낌과 함께 두통이 왔으므로 2시간 동안 안정을 하고 준비를 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좀처럼 두통이 가시질 않았다. 결국 방송국에 양해를 요청해 시간을 미뤄 좀 날림으로 준비하는 수밖에 없었다. 두통은 방송 시간이 임박한 6시 40분 정도에야 가셨다. 신기하게도 두통이 가실 때가 되면 엄청난 트림이 나온다. 땀이 식는 느낌도 난다. 그래서 심한 두통을 겪은 후에는 한동안 춥고 진이 완전히 빠진다. 자율신경계 증상인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방송에도 영향이 지대했다. 이거 진짜 직접 겪지 않으면 모른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겠지만 별 기대없이 차일 피일 미루는 건 어떤 두통이든 결국 스트레스와 생활습관의 문제일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흡연도 하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으니 잠을 잘 자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늘 그럴 수가 없는 조건이다. 물론 걱정할 필요는 없을 수 있다. 곧 그렇게 될 테니! 매일 매일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살아야 한다.

그러나… 그래도 이건 너무 힘이 든다… 격리가 끝나면 무슨 약이라도 받으러 신경과에 가야겠다… 그리고 어깨에도 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뭔가 통증유발점이 있는 게 분명하다. 병으로 격리 중에 다른 병 걱정을 이렇게까지 해야 하다니…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격리, 두통, 코로나19

격리 5일차

2022년 3월 18일 by 이상한 모자

격리 5일차… 5일 내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가장 좋았겠지만 뉴스의 감을 잃는 것도 걱정되고 하여 아침 라디오 방송을 전화연결로 했다. 다음주부터는 스튜디오에 갈 수 있다. 그러나 그 외의 대부분의 방송은 쉬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았다. 따분하거나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니다. 나의 삶을 다시 되찾은 기분이다. 그렇다. 나는 이렇게 사는 게 적성이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 아무것도 안 하고 인터넷 보고 게임하고 밥 먹고… 나는 이렇게 살기 위해 태어났다.

그러나 마음대로만은 살 수 없는 법… 돈 문제도 있고 하니 다음주부터는 또 열심히 움직여야 한다. 그런~~ 데~~ 아뿔싸 벌써 증발해버린 방송이 몇 개냐.

연합뉴스TV라는 방송에 오전에는 비정기적으로, 오후에는 일주일에 2번 정도 선거 얘기 해설하러 갔었는데, 진보 보수 패널 균형을 맞춘다고 뭘 조정하다가 이게 1번으로 줄었다. 그런데! 또 전화가 와서는 정말~~ 죄송한데 앞으로는 그냥 여야 대변인들을 똑같이 부르기로 했다며 다른 기회에 모시겠다는 것이었다. 나오지 말란 거지. 쓸모가 없어진 것이다. 결국 비정기적으로 오전에 코로나전문가 행세를 하는 역할만 남게 되었다…

그 외 이것저것 이러쿵 저러쿵 쓰려고 했지만 일할 생각을 하니 갑자기 어깨와 목이 뻣뻣해지고 두통이 생길 것 같다. 정말 심할 때에는 어깨를 잘라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 딴 생각을 하러 가야겠다. 금지된 서부 지역로!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격리, 코로나19, 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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