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김민하 공화국 만들려고 했는데

유튜브에서 한 주간 떠든 내용과 한 주 동안 다른 데에 기고한 글 내용 등을 집어 넣고 정리를 시키는 건데… 노트북LM의 오디오 생성 기능이 계속 내가 안 한 말을 했다는 내용의 음성 파일을 생성하는 것이었다. 7번을 프롬프트를 수정해가며 연속 시도했는데도 개소리를 계속해서 지쳐버렸다. 조금 틀리는 것 정도면 음성 파일 수정으로 어떻게든 하겠는데, 이건 큰 줄기를 너무 다른 소리를 해서 그렇게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문제를 보자면, 복잡하고 미묘할 수 있는 얘기(근데 사실 그렇게까지는 아니었다)를 전형적인 틀에 박힌 얘기로 자꾸 정리를 하려고 드는 것이 문제다. 또 긴 맥락을 그냥 짧게 잘라 단순화 하는 것도 문제고, 내가 한 말인지, 내가 남의 글을 인용한 것인지, 내가 주장을 한 것인지, 다른 학자의 이론을 소개한 것인지, 이걸 전부 구분하지 않고 마구 뒤섞어서 문장을 생성하는 것도 문제다.

가령 이 녀석은 몇 번이나 내가 민주당의 김용남 공천을 비판했다는 음성 데이터를 생성했다. 근데 그런 적이 없다. 오히려 최근 글에서 ‘공학적 합리성’이 있다고 했다. 근데 이 녀석은 그걸 ‘표계산에 몰두하며 노선은 내다 버렸다’는 비판을 한 걸로 인식하는 거였다. 그러나 나는 최근에 쓴 글에서 오히려 그런 비난이 집권세력 내에 없는 이유에 대해 썼다. 그러니까 ‘표계산 대 노선’ 구도는 내가 쓴 글에도 없고 유튜브에도 없고… 노트북LM에 준 소스 아무데도 없다. 근데 이런다.

그러면 AI타령에 조금 익숙한 여러분은 아~ 그게 할루시네이션이라는 건데… 이런 얘기를 하기 시작할 거다. 알어, 알고요, 내가 특별히 이 대목에 짜증이 나는 것은, 반나절 이상 이 걸로 씨름을 하면서… 이게 왠지 사람하고 겪는 일하고 비슷한 데가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다. 사람도 그러잖나? 내가 실제로 한 적도 없는 얘기를 했다면서 화내고, 주변에 그런 주장을 퍼뜨리고, 순식간에 그런 말 한 사람으로 만들고…

요즘 트위터에 접속을 하면 알고리즘이 온통 AI 신기술에 대한 얘기 뿐이다. 깃허브 어디에 뭐가 올라왔다 이게 엄청나다 이런 글들만 알고리즘에 있다. 그래도 중간에 화제가 되는 얘기가 한 두개씩 섞이기도 하는데, 이런 글이 보이는 거였다. 연합뉴스가 <일터 대신 부모님 가게로….20대 무급가족종사자 3년째 증가>란 제목의 기사를 쓴 걸 두고 어떤 놈이 “진짜 주류 언론의 20대들을 향한 이 밑도끝도 없는 증오는 이해를 못하겠음 대체 뭐가 문제야? 왜 삶의 단편 하나하나 이런 같잖 은 개저식 유행어 쳐붙여가며 조롱해야하는거지? 부모님 가게 기어들어가서 돈 편하게 벌 생각 말고 호 시탐탐 봉급복지 후려쳐먹을 좆소 뺑뺑이돌면서 노예 노릇 하란 건가?”라고 반응한 거였다. 이게 그냥 혼자 그러고 만 거면 그러려니 했을텐데 동조하는 녀석들도 꽤 있었다. 기사를 읽어보면 조롱이 아니고 20대 일자리가 없어서 문제라는 얘기란 걸 알 수 있다. 마지막에 친절하게 교수님 인용도 달려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도 무급가족종사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청년층의 고용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며 “청년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까지 겪는 어려움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오도 없고 조롱도 없다. 제목도 아무 문제 없다. 제목에 무슨 꼬투리 하나 잡아서 기사 내용은 보지도 않고 세상 끝난 거 마냥 난리 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쨌든 그런 기준으로 봐도 아무 문제가 없는 제목이다. 근데 저런다. 그리고 저 말이 맞다며 기사도 안 보고 막 동조를 한다. 순식간에 뭐 하여간 그렇게 된다. 이게 뭐냐. 근데 이게 이 사람만 이러는 게 아니고, 대개 사람들이 다 그런다. 뭐!? 내가 언제!? … 글쎄 님은 안 그러시겠지만, 언제나 그러시는 건 아니고… 어느 순간에는 그러실 수도 있단 말입니다.

가령 노트북LM이 줄기차게 주장하는 대로, 내가 안 한 주장을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 이리저리 떠들고 쓰고 해도 이런 식으로 되는 일은 실제 많고… 그런 와중에 시사평론가를 한다고 이 얘기 하고 저 얘기 하고, 또 책을 쓴다고 깝치고 이런 건 도대체 뭔 의미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역시 토요일 아니랄까봐 두통이 왔고 약 먹고 가라앉기를 기다리면서 이러고 있다는 이야기.

Comments are closed, but trackbacks and pingbacks are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