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평택에 몇 차례 갔다. 당시 운동권이라면 다들 하루가 멀다 하고 갔고 아예 거기서 살다시피 하기도 했으니, 몇 차례 갔다 라는 말도 민망하고 미안한 얘기다.
당시에는 쿠키폰이라는 피처폰을 썼다. 나름 신상품이고 하여 애착이 많았다. 웹브라우저를 띄워 트위터를 이용할 수도 있었다. 그때만 해도 트위터는 아는 사람만 하는 거였다. 그날은 머리 꼭대기에서 덮쳐오는 헬기의 위협이 상당했다. 태어나서 그렇게 큰 헬기는 처음 보았다. 엄청난 모래바람이 불어와 쿠키폰을 쥐고 있던 손으로 눈을 가렸다. 사람들은 헬기를 향해서 막 욕을 했으나, 무슨 소용이냐?
그날 뭘 많이 한 거 같은데 기억은 잘 안 난다. 집에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쿠키폰에 기스가 엄청 많이 난 걸 깨닫고 우울해했던 기억이다. 그때는 너무 젊었다. 27세? 28세? 대법원 판결 뉴스를 보며 그 시절 얘기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왠지 그때 그 기분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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