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로 돌아가자?

투표일에 MBC라디오 개표방송에 나가서 더블민주당에서 오신 분 미래들에서 오신 분하고 앉아서 미주알 고주알 했더랬다. 거기서 미래들에서 오신 분이, 준연동형비례제 이거 더 이상 안 되고 완전한 연동형비례제를 하든지 옛날로 돌아가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니 자유한국당은 비례대표를 완전히 없애자는 게 주장 아니었냐, 우리가 민의를 충실히 반영한다는 선거법의 취지를 잘 살리는 방향으로 제도를 업데이트할 논의를 해야지 지금 잘 안 된다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건 안된다 라고 했다. 거짓말 같냐? 아래 영상에 6시간 16분 50초 쯤부터 봐라.

그리고 목요일에는 교통방송티비의 팩트온인가 그런 프로그램이 있대. 거기 나가서도 얘기했다. 이 선거제도가 유지가 되겠냐 하기에, 다들 문제가 있다고들 하니 보완 논의가 이뤄지겠으나 그 결론이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면 안 된다, 업데이트를 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이거는 영상은 없는 거 같고 모르겠다 뭐 어디 있겠지.

자, 하여간. 완전한 연동형비례제로 하면 위성정당 문제는 없어지는 거냐? 아니지. 그러니까 슬슬 역시 대안은 원래 하던대로 하면서 의석 수 늘리는 것밖에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 하기 시작한다고. 선거제도란 것에서 정답이란 없고 각각의 종류가 다른 제도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완전히 배척할 필요는 없겠지. 하지만 원래 제도에서 하다가 의석수를 늘리는 쪽으로 간 거랑, 중간에 연동형비례제로 갔다가 다시 뒤로 돌아가서 의석수 늘리잔 논의 하는 거랑은 정치적 맥락이 다르고 제대로 논의도 될 수가 없어요… 그냥 생각해봐도 그렇잖아, 결국 지금의 준연동형인지 무규칙비례제인지를 갖고 얘기를 해야 된다고.

개정을 한다면 어떤 방향이냐, 위성정당 못 만들게 하는 거 내 생각엔 쉽지 않다. 정당득표만 노리고 입후보하는 걸 막는 건 위헌 소지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여간 근본적으로는 법률조항으로 막는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나 같은 놈들이, 이번에 유권자들이 위성정당을 용인했다고 말하는 게 이 대목이란 말이다. 무규칙비례제로 원래 의석을 가져가야 할 정당들이 못 가져가게 됐다, 여기까진 이해를 해요 사람들이. 내가 얘기하는 건, 그러면 그 억울한 정당들이 의석을 제 실력대로 가져가면 뭐가 좋아지는 건지, 그게 없었다는 거야. 정의당이 교섭단체 만들면 좋아지는 게 뭔데?? 그냥 막연히 쟤네는 그 어떤 좋은 그 세력인데 좀 안타깝다… 이것만 갖고 위성정당 꼼수가 막아집니까? 지식인들 개념놀음 꼼수정당 비판만 갖고 막아지겠습니까??

그래서, 이제부터 자 이제 대중을 조직하고 어쩌고 그게 진보의 대안이다 이렇게들 말씀하실거야. 그거 좋다 이겁니다. 저도 과거부터 말씀 드리는 게 그겁니다. 그런데 그걸 할 수 있냐고요. 할 수단이 없지요. 예를 들어 이 정부가 경제가 위기여서 없는 사람들 피해가 클 것 같으니 100조원씩 풀자고 결단을 내려도 실제 풀어보면 돈이 저~ 아랫동네까지 전달이 안 되는 거랑 똑같지요. 수단이 없는데 무슨 대중을 어떻게 조직을 하겠습니까. 열씨미 하자? 그래요 열씨미 하자고 다 좋은데…

그래서 뭐가 어쨌든 일단 진보정치는 포퓰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다 이겁니다. 뭐 포퓰리스트?! 우리가 트럼프냐? 아이 씨 제발 흥분하지 마시고 제발 좀… 들어봐봐 좀. 지난 대선 때 심이 잘한 것이 뭐가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보시오. 여성들과 성소수자들 억울함 대변해 준 거, 그 때를 돌이켜봐. 이 얘기 처음 하는 거 아니지. 이 블로그에도 쓰고 무슨 잡지에도 쓰고… 쓰고 쓰고…

더 말하기도 싫은 거 또 쓰고 또 쓰고 하는 이유. 자꾸 남의 다리 긁으니까… 내가 말하면 무조건 웃기냐? 아니다, 여기다 이래봐야 무슨 소용… 나는 내일부터 사실상 월요일이니 일이나 하렵니다.

SNS 애호가들의 문제

옛날에 진보누리 할 때 원시인지 근시인지 하는 분이 있었다. 외국에 거주하시는 분인데 여러가지 본인 생각을 열심히 정리하고 그래서, 아무튼 존중할만한 견해겠지요 라고 생각해서 대문(메인화면이다)에도 많이 올리고 그랬다. 근데 다른 운영진이 그러더라. 길기만 한 횡설수설 자꾸 왜 대문에 올리냐고. 그만 올리라고. 그때는 또 그런가 내가 잘못했나 내가 잘못했네 제기랄 이렇게 생각했는데, 최근에 레디앙인지 거기랑 뭘 길게 말씀하신 걸 보면서 좀 그게 그렇긴 하다는 생각도 했다.

SNS니 뭐니 다 지겨워서 없애버린 게 내가 하지 않은 생각, 하지 않은 말,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책임져야 되고 설명해야 되고… 그런 걸 안 하면 나쁜 놈이고… 이런 게 다 피곤해서다. 내가 뭔데? 내가 대통령이야?

SNS를 누가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냐. 다 지 하고 싶은 얘기만 하지. 남 얘기엔 관심이 없어요. 무슨 토론을 한다고들 생각하지만 그걸 통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하는 건 거의 없고 그냥 견해-쇼핑 및 지 잘난척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나한테 무슨 견해를 얘기해보라고 하는 사람들의 그런 시도를 안 좋아해. 어차피 내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관심없거든. 자기가 좋아하는 말을 하나 안 하나만 관심있지.

물론 견해-쇼핑만 하는 거 아니지. 나도 알어. 내가 1부터 10까지 있는 거 중에 1, 2얘기하면 꼭 3, 4 갖고 와서 1, 2아니고 3, 4라고 그래. 야 내가 얘기 할 때마다 1부터 10까지 다 얘기를 해야 되냐? 물론 그런 게 소통이겠지요. 근데 그런 건 공적인 자리에서나 혹은 친한 사람 둘이 있을 때만 하자. 인터넷에서 염병천병하지 말고.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견해-쇼핑 안 하고 캐릭터-쇼핑도 물론 하지. 무슨 교수님 소장님 기자님 친추인지 팔로잉인지 잔뜩 하고 나도 그들의 일원인 양… 아 정말 피곤하다. 명문대 주류들끼리 서로 그러고 있는 것도 꼴보기 싫고. (이 시대 주류들의 특징: 자기보다 더 상위인 인물 계층 세력을 말하며 나는 주류가 아니라고 함)

인터넷을 이딴 거에나 쓰는 게 SNS인데, 뭐하러 그런데 시간과 힘을 쓰며 시간을 낭비하나. 그냥 나처럼 혼자 떠드세요, 뭘 말하고 싶으면. 궁금하면 알아서 찾아 보겠지. 그런 점에서, SNS는 이제 좀 끊으시기를 추천합니다. 영화 타짜의 대사를 마지막으로 돌아보면서…

고니 모친: 저기 솔직하게 얘기 해봐요. 그 놈의 자식, 아직도 화투치고 다녀요?

고광렬: 회사 다녀요.

고니 모친: 고광렬 씨라고요?

고광렬: 예.

고니 모친: 우리 고니 좀 잘 부탁해요.

고광렬: 아, 별 말씀을…

고니 모친: 화투 같은 것 좀 안 하게 해주시고.

고광렬: 저기 저기 이거… 짬뽕 값이다 생각하고 넣어두세요. 보지 마세요, 보지 마세요. 챙겨두세요. 고니가 이렇게 보면 애가 진국이예요. 성격이, 어 어… 성실해요. 그리고 또 가정… 가정교육이 잘 돼있다 했더니 왜 그러나 싶더니 우리 어머니를 닮으셨네. 아이구 또 어떨 때 이렇게 보면은 또… 무대뽀예요, 무대뽀! 그런데 근데, 나쁜 뜻이 아니라 또 남자는 또 무대뽀 기질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을 해요. 여자한테 인기 많고… 근데 어떨 때 옆에서 보면은 아주 그냥 울화통이!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어머니 들어보세요. 참 내, 별 얘길 다하네. 두 여자가 있었는데 제가 한 여자를, 내가 찜을 했거든요. 먼저 딱 보고… 근데 지하고 눈 맞았다고 확, 휙! 가져가버려… 울화통이… 아이고, 나쁜놈이에요, 나쁜놈. 아, 여자 문제에 있어서 말이 그렇다는 거죠. 저 화투는 곧 끊도록 하겠습니다,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