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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일본인들의 감정을 멋대로 추측했다는 지적에 대하여

2023년 7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블로그에 일본 사람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는다는 글을 올렸는데, SNS에서 누가 엄중한 비판을 했다고 하여, SNS 사용을 크게 꺼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가서 읽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인데, 이번 기회에 또 한 번 정리하는 게 낫다 싶어 별도의 글을 작성하기로 한다. 이것 외에도 삼중수소에 대한 댓글이 있던데, 그건 따로 쓰겠다.

일단 제기된 비판은 다음과 같다.

이런 글의 특징은 굉장히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일본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다는 지적이나, 폐수 방류 문제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말들은 매우 그럴듯하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이 문제의 본질은 어떤 사람들이 한국 정부가 일본의 폐수 방류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 것을 가지고 한국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 지엽적인 영향이 있을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겠으나, 그게 있는지 없는지와

(1)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가
(2) 현존하는 다른 오염원들에 비해 한국에 현저하게 큰 영향을 미치는가
(3) 그것을 근거로 타국의 폐수 방류에 대해 간섭하는 것이 적절한가
(4) 간섭 여부에 대한 한국 정부의 판단을 놓고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적절한가

등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후쿠시마 지역 주민의 입장에서 폐수 방류가 걱정할 만한 일이라는 데는 감정적으로 동의할 수 있고, 예기치 못한 위험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것도 원론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이런 것은 한국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고 있는 상황과 크게 관련이 없다.

가령 향후 100년 동안 후쿠시마 현 주민이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2배 증가한다면 (매우 가능성이 낮은 사건이며 극단적인 예시이다), 틀림없이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것이 폐수 방류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것을 정당화해 주지는 않는다. 도쿄 권역을 포함해 태평양에 인접한 지역에 사는 모든 일본인의 암 발병 확률이 10배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본의 국내 문제일 뿐이며, 한국 정부는 그에 대해 간섭할 이유가 없다. 한국인들이 그 불간섭을 이유로 한국 정부를 비판할 명분도 없다.

타국에서 하는 일에 간섭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있는 일이므로, 자국에 유의미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뚜렷한 근거를 갖춘 예측 없이 타국에서 하는 일에 간섭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런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국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편을 들어주면서 그 근거가 “타국 현지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같은 것이어서야 도저히 들어줄 가치가 없다.

* * *

이 글에서는 “정확히 말하면 일본 사람들의 심경은 복잡한 것이다” 같은 괴상한 망상을 제시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폐수 방류 문제에 별 관심이 없다. 해당 지역 주민들이나 환경 운동을 하는 사람들만이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이다. 다른 태평양 국가에서는 더더욱 관심이 없다.

특정인의 문제제기에 대한 논설이므로 경어체로 하겠다.

우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해도 있는 듯 하여 바로잡아 봅니다.

선생님 글은 쓰신 마지막 문단이 핵심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공유하신 저의 그 글은 민주당이나 윤석열 정권의 대응을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자기들 얘긴 과학이고 남이 얘기하는 건 다 괴담이라고 당당하게 사회적으로 발언하는 과학자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걸 아시기 때문에 ‘편을 들어주는’이란 단서를 붙이셨을듯도 한데요. 물론 저 개인으로서는 민주당과 윤석열 정권에 대한 판단을 갖고 있습니다. 근데 그건 뒤에 따로 얘기하더라도, 그 글에서의 초점은 과학자들의 태도라는 것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한국인이라도 세계 시민의 일원으로서 일본 정부의 방류 결정에 대한 입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중국, 러시아,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의 어떤 정책과 결정에 대해 입장을 가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일반 시민도 그럴진대 과학자의 과학적 태도란 어때야 할까요?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므로 방류에 반대해선 안 된다’는 식의 주장을 과연 과학적이라 할 수 있을까요? 한국인-과학자는 자국에 영향을 미치지만 않으면 타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선 외면하거나 상관하지 말자고 해야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겠지요. 자기들 주장은 다 과학이고 남의 주장은 한사코 괴담이라니 하는 소립니다.

백보 양보해서 ‘나는 과학이고 너는 괴담’이라는 주장의 타깃이 정치권이나 이른바 시민사회라면 그냥 참 오만한 사람들이로구나 하고 말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전 글에서 인용한 과학자가 쓴 글을 보면 다른 학자에 대하여 초등학생 수준도 안 된다느니 그보다 뛰어난 학자가 넘쳐난다느니 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런 글을 동아’사이언스’에다가 기고를 했습니다. 혹시 제 블로그에서 못 찾으실까 싶어서 링크를 붙입니다.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60752

정상적인 교육을 통한 학위를 받고 나름의 내세울만한 성과도 갖고 있는 학자를 이렇게 평가하는 게 과연 ‘과학적’인 것일까요? 이 과학자 분들이 혹시 그런 주장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보건학자, 생물학자는 운동권이다… 반핵인사이다… 진보 성향이다… 그러니까 너희들은 불순한 괴담분자이다…

그런 주장은 이 과학자분 혹은 분들에게도 그대로 돌려드릴 수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 캠프에 있었다든가 공동으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주관했다든가 지지했다든가 그런 말씀을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전 그런 얘긴 일부러라도 안 합니다. 과학자의 과학적 소양과 과학적 논의의 태도를 논하기 위해 꼭 필요한 얘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면, 비주류고 소수의견에 속하는 학자라는 이유로 공개적으로 이런 취급을 당해도 되는 것일까요? 과학사를 통틀어보면 비주류/소수의견에 속한 과학자의 주장이 일부라도 증명되는 일이 비일비재입니다. 과학자 커뮤니티 내에서 자기들끼리 품평할수야 있겠지만, 그 녀석들 주장은 다 괴담이며 다룰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는 식으로 공론장에서 말한다면, 그것은 과학일까요? 애초에 과학이란 뭘까요? 이 블로그에 보면 칼 포퍼나 뭐 그런 것에 대해 주워들은 알량한 지식을 적어 놓은 메모도 있는데요. 하여간, 저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말 나온 김에 인용하신 글과는 별개로 윤석열 정부 대응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정부에 더 적극적으로 말씀하는 게 좋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 생각은 여러 기회를 통해 얘기했는데요. 그게 꼭 오염수를 방류하면 일본을 공격하겠다고 협박을 하라든가 머리띠 두르고 드러누워야 한다든가 하는 얘긴 아닙니다. 말씀하신대로 오염수 방류는 일본 정부의 주권적 사항이므로 한국 정부는 물론 IAEA나 그 할애비가 와도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주변국이니까 의견을 피력할 수는 있겠지요. 우리가 이 정도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안을 찾거나 연기하자는 등의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온다, 살펴줬으면 좋겠다… 이 정도 이야기를 해야 혹시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한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의 폭도 넓어지고,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재개 주장에 대해서도 응하기가 쉬워지지 않겠느냐… 저는 그런 생각입니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 라는 것도 있지 않을까요?

익히 아시겠지만, 실제 한일정상회담에서 대통령은 몇 가지 요구를 일본 총리에게 하였는데요. 크게 나누면 1) 문제 생기면 방류를 막아라, 2) 모니터링 결과 등을 알려달라, 3) 한국인 전문가가 검증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 라는 겁니다. 근데 1)은 이미 일본이 그렇게 하기로 한 사항이구요. 2)는 결국 3)과 연동될텐데, 3)에 대해선 일본 정부가 별다른 얘기가 없습니다. 대통령실은 한미정상회담 당시 일본 정부가 우리 요구를 다 사실상 수용했다 라고 설명했구요. 오늘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명시적 반대는 안 했으므로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평가하였는데요. 근데 그렇게 볼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방송국을 떠돌아 다녀야 하는 제 직업상 여당 소속이거나 여당을 지지하는 분들과도 이런 저런 대화를 할 기회가 있는데요. 우리 정부가 좀 더 강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보였어야 한다는 데에는 일정 정도 공감했습니다. 물론 이 분들 다수는 이른바 비윤으로 분류가 되겠고 결국은 저 개인의 경험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엔 어렵습니다만… 다만 제 생각에는 그 정도면 일본 정부에 좀 더 우려를 표명해보자 라는 것 정도는 상식적으로 취할 수 있는 태도인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인들의 감정에 대한 저의 ‘괴상한 망상’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결국 한국에 앉아 생각하는 것이니 망상이라면 망상일 것입니다. 다만 근거가 뭐냐에 대한 설명은 조금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일반적으로 일본인들이 이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하면 그것은 맞는 말씀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대개의 일본인들은 살인사건이 났다거나, 용의자가 도망 중이라거나, 전직 총리가 피살당했다거나 하는 얘기가 아니면 거의 언제나 시사에 관심이 없는 상태인 게 아닐까요? 제가 과문해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정책적으로 찬반 양론이 부딪치는 이슈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표출된 것은 약 10년 전 안보법제 논란 이후 없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준으로 따지면 한국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물론 관심 자체는 이 문제가 일본에 비하면 더 정치쟁점화 돼있어 보다 높겠습니다만, 결국 그것도 이른바 정치고관여층의 얘기겠지요.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는 분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얘기를 열내면서 하는 것은 딱히 보지 못했습니다. 안 했으면 좋겠지만 한다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정도지요. 천일염 사재기 같은 얘기도 있습니다만(이건 이것대로 별도로 다뤄볼만 하지요), 정부 여당이 자평하는대로 광우병 논란 당시와는 질적으로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결국 한국인 혹은 일본인들이 어떤 감각이다 라는 것은 언론을 포함한 공론장의 여론을 놓고 평하는 것일 수밖에 없을텐데요. 그런 전제를 놓고 말씀드리자면, 저는 직업 특성상 매일 새벽 여러 신문들을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일본 언론을 베낀 기사도 있고 기자가 쓴 칼럼도 있고 한데요.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이 쓴 칼럼을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후쿠시마는 사고 상처와 재건 노력이 교차하는 곳이다. 집권 자민당은 선거 때마다 총리 첫 유세를 후쿠시마에서 시작한다. 공영방송 NHK는 수시로 후쿠시마 재건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여러 대형마트에서는 잊을 만하면 후쿠시마 농수산물 판촉 행사를 연다. 후쿠시마 복구를 맡는 일본 부흥청의 올 예산만 5523억 엔(약 5조 원)이다. 지진해일로 유실된 철도와 원전 인근 어항(漁港)은 복구를 마쳤다. 철도 여행객은 드물고 항구는 텅 비었지만 애초 경제성을 따진 사업이 아니었다.

일본에서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강하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10년 넘게 부흥에 땀 흘리는 후쿠시마에 ‘오염수’ 딱지를 붙이지 않으려는 정서가 크다.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현지 어민은 반대하지만 일본 국민은 꺼림칙해도 후쿠시마에 민폐가 될까 방류 반대 의견을 드러내놓고 말하길 꺼린다. 다만 이건 일본 얘기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0718/120303060/1

도쿄 특파원이니 일본 현지인 도쿄에 체류하고 있을 것이고, 특파원 특성상 일본 언론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 할테니,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다 했습니다.

또, 인용하신 글에 보면 남기정 교수가 교수신문에 쓴 글이 있는데요. 그 글에 일본 지방지들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있습니다. 근데 거기 보면 ‘어쩔 수 없다’ 는 답변이 상당량 나온 걸로 보이는데요. ‘어쩔 수 없다’는 게 뭘까… 무엇을 어쩔 수 없다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런 답을 선택한 사람들 심경을 나름대로 추론하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이 뭘까요? 지금까지 해온 부흥의 노력이 있는데 폐로는 해야되겠고 방류는 그걸 위해 필요하다고 하니 어민들이 반대하고 일부 불안해하는 정서가 있다고는 해도 결국 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나… 이런 생각 아니었을지…

물론 그것 역시 망상이라고 하시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습니다. 직업 특성상 망상을 많이 해야 하고, 결국은 그걸 블로그에다가 쓰는 정도의 얘기이니 그 정도의 너른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오염수, 후쿠시마

일본 사람들은 과연 가만히 있는가

2023년 7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일본 사람들은 바보라서 가만히 있겠느냐는 것은 ‘나만과학’들의 흔한 주장이다. 질릴 정도로 본다. 제가 직업이 그래서 매일 새벽에 신문을 보는데, ‘나만과학’들의 주장은 거의 외우다시피 한다. 툭하면 칼럼으로든 기사로든 쓰잖나. 저는 그거 다 읽어야 한다. 문제는 이분들 주장으로 안심이 안 되기 때문에 여전히 방류에 대한 반대 주장이 가능하다는 걸 ‘나만과학’들만 모른다는 거다.

이 ‘나만과학’들은 과학을 넘어 과연 일본 사정에도 빠삭해서, 일본 사람들은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중이고 그것은 과학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일본 사람들의 심경은 복잡한 것이다. 오염수 방류에 불한해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렇다고 후쿠시마를 비롯한 도호쿠 지방을 지금 이대로 방치할 수 있겠는가? 그동안의 부흥노력을 외면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또 현지 어민들은 여전히 반발하지 않는가? 그들을 무시하고 가야 하는가? 이런 복잡한 심경을 ‘나만과학’들이 과연 알고서 용감하게 주장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교수신문에 남기정 교수의 글이 실렸는데, 일본 여론의 단면이니 한 번 읽어보시라.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107510

글에 등장하는 신문이나 조직 등에 대하여 몇 가지.

후쿠시마민보, 주고쿠신문, 오키나와타임즈, 류큐신문 등이 언급돼있는데 이름에서 보듯 후쿠시마, 히로시마, 오키나와의 지방지들이다. 반대할만한 맥락이 있다는 걸 직관적으로 아실 것. 뒤에 이와테일보, 가호쿠신문 등도 도호쿠 지방지다.

‘원전 제로, 재생에너지 100의 모임’은 국내 정치인들과도 교류하고 있는데 보수언론은 무슨 듣보잡들이라는 듯 묘사하지만, 그렇지 않다. 원래 시작은 ‘원전제로의 모임’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호소카와 모리히로 등 거물급 전직 총리들이 탈원전 내걸고 나와 노익장을 과시하며 선거에 영향력 행사했던 것 기억하실 것. 그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는 모임이었고 처음에는 두 명이 공동대표를 맡았었는데 그 중 한 명이 그 유명한 고노 다로이다. 물론 아베 정권에서 입각한 이후엔 도망갔겠지만… 사무국장 등 실무적으로 중요한 역할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입헌민주당 소속 아베 도모코가 맡고 있는데, 얼마 전 한겨레 인터뷰에서 ‘고체화’를 언급했던 그 사람이다.

그 다음에 CNIC. 여기는 본문에 잘 설명이 되어 있으니 넘어가고, 이들이 내놓은 입장문 전체를 볼 필요가 있다.

https://cnic.jp/47363

앞에 불필요한 부분 빼고 번역기로 해석해보면 이런 내용이다.

IAEAの報告書は、汚染水の海洋放出を正当化するものではなく、放出設備の性能やタンク内処理水中の放射性物質の環境影響などを評価したに過ぎない。

IAEA 보고서는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방출설비의 성능과 탱크 내 처리수 중의 방사성물질의 환경영향 등을 평가했을 뿐이다.

報告書では「正当化」のセクションで次のように記述している。「放射線リスクをもたらす施設や活動は、全体として利益をもたらすものでなければならない。正当化は、放射線防護の国際基準の基本原則である。」「日本政府からIAEAに対し、ALPS処理水の海洋放出に関連する国際安全基準の適用を審査するよう要請があったのは、日本政府の決定後であった。したがって、今回のIAEAの安全審査の範囲には、日本政府がたどった正当化プロセスの詳細に関する評価は含まれていない。」「ALPS処理水の放出の正当化の問題は、本質的に福島第一原子力発電所で行われている廃止措置活動の全体的な正当化の問題と関連しており、したがって、より広範で複雑な検討事項の影響を受けることは明らかである。正当化に関する決定は、利益と不利益に関連しうるすべての考慮事項が考慮されうるよう、十分に高い政府レベルで行われるべきである。」

보고서는 ‘정당화’ 섹션에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방사선 리스크를 가져오는 시설이나 활동은, 전체적으로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어야 한다. 정당화는 방사선 방호 국제기준의 기본원칙이다.”, “일본정부가 IAEA에 대해 ALPS 처리수 해양방출과 관련된 국제안전기준 적용을 심사하도록 요청한 것은 일본정부의 결정 후였다. 따라서 이번 IAEA의 안전심사 범위에는 일본 정부가 취한 정당화 프로세스의 상세한 평가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ALPS 처리수 방출 정당화 문제는 본질적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행해지고 있는 폐지조치 활동의 전체적인 정당화 문제와 관련되어 있으며, 따라서 보다 광범위하고 복잡한 검토사항의 영향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정당화에 관한 결정은 이익과 불이익에 관련될 수 있는 모든 고려사항이 고려될 수 있도록 충분히 높은 정부 레벨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政府は福島第一原発の廃炉のために汚染水の海洋放出が必要不可欠だと説明をしてきた。しかし、廃炉作業における最難関工程は高線量下における燃料デブリの取り出しであるが、グラム単位の取り出しすらままならない。廃炉の最終形態も定まらない中で、汚染水海洋放出によるタンク保管エリアの別用途への転用が急務という説明は説得力に欠ける。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를 위해 오염수 해양 방출이 필요불가결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폐로 작업에 있어서의 최난관 공정은 고선량하에서의 연료 데브리의 추출인데, 그램 단위를 옮기는 것조차 쉽지 않다. 폐로의 최종 형태도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오염수 해양방출에 따른 탱크 보관 에어리어의 다른 용도로의 전용이 시급하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また、それが事実であっても、汚染水の海洋放出は廃炉作業のみに適用される利益であり、漁業や観光業、住民の生活、海外への影響も含めた社会全体としての利益をもたらすものではない。海洋放出に社会的合意が取れていないことは全漁連、福島県漁連の放出反対の決議や、太平洋沿岸諸国から懸念が上がっていることからも明らかである。国際基準の基本原則に則れば、海洋放出は正当化されない行為である。

또한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오염수의 해양 방출은 폐로 작업에만 적용되는 이익이지 어업이나 관광업, 주민의 생활, 해외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 사회 전체적인 이익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해양 방출에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전어련, 후쿠시마현어련의 방출 반대 결의나 태평양 연안 여러 나라로부터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서도 분명하다. 국제기준의 기본원칙(국제방사성방호위원회 권고의 방사선 방호 기본원칙은 1. 행위의 정당화, 2. 방호의 최적화, 3. 개인 선량한도이다.)에 따르면 해양방출은 정당화되지 않는 행위이다.

海洋放出の是非に関しては、多核種除去設備ALPSで除去できないトリチウムの健康影響に議論が誘導され、政府はトリチウム被ばくによる健康影響は取るに足らないものだと主張してきた。しかし、IAEA報告書の被ばく評価では、預託実効線量への寄与が最も大きなものは水産物の摂取であり、「摂取による線量に最も寄与している放射性核種は、ヨウ素129、炭素14、鉄55、セレン79であり、その寄与率は 90%を超えている」とされている。ALPSで取り切れなかったトリチウム以外の核種が与える影響が大きな割合を占めることが明確に示された。

해양 방출 여부와 관련해서는 다핵종제거설비 ALPS에서 제거할 수 없는 트리튬(삼중수소)의 건강 영향에 의논이 유도됐고, 정부는 트리튬 피폭으로 인한 건강 영향은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IAEA 보고서의 피폭 평가에서는 예탁실효선량(방사성 물질을 체내에 섭취했을 경우에, 그 이후의 생애에 얼마나 많은 방사선을 피폭하게 되는지를 추정한 피폭 선량. 받는 선량을 최초 1년간에 적산하여 평가한다)에 대한 기여가 가장 큰 것은 수산물의 섭취이며, “섭취에 의한 선량에 가장 기여하고 있는 방사성 핵종은 요오드129, 탄소14, 철55, 셀레늄79로 그 기여율은 90%를 초과한다”고 되어 있다. ALPS에서 제거하지 못한 트리튬 이외의 핵종이 미치는 영향이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명확하게 나타났다.

福島第一原発から放出しようとしているのは、メルトダウンした核燃料に触れ、さまざまな核種の放射性物質を含む放射能汚染水である。ALPSは設計されたとおりの性能を発揮せず、放射性物質が残留している処理済み水を大量に発生させてきた。汚染水は増え続けており、放出される汚染水および放射性物質の総量は決定されていない。どこまで膨れ上がるのか、環境影響がどの程度に収まるかは未知数である。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출하려고 하는 것은, 멜트다운한 핵연료와 닿은, 다양한 핵종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는 방사능 오염수이다. ALPS는 설계된 대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해 방사성 물질이 잔류하고 있는 처리된 물을 대량으로 발생시켜 왔다. 오염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방출되는 오염수 및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결정되지 않았다. 어디까지 불어날 것인지, 환경 영향 등이 얼마나 제어될지 미지수다.

政府がおこなってきたのは、海洋放出ありきで理解を求める硬直化した“理解活動”だ。不都合な事実を無視し、議論を矮小化し、世論を誘導しようとするコミュニケーションのあり方では、原子力業界がさかんに課題とする原子力への「国民からの信頼」が築かれることはない。

정부가 해온 것은, 해양 방출을 정해놓고 이해를 구하는 경직화된 “이해 활동”이다. 불편한 사실을 무시하고 논의를 왜소화하여 여론을 유도하려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는 원자력 업계가 절실히 과제로 삼는 원자력에 대한 ‘국민으로부터의 신뢰’가 구축되지 않는다.

政府は、海洋放出ありきでなく、汚染水の取り扱いについて一から検討しなおすべきだ。

정부는 해양방출을 정하지 말고, 오염수를 어떻게 할지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

국내의 반대론과 거의 논거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국내에서 이렇게 주장을 하면 IAEA 보고서도 못 믿는다니~~~ 괴담에 맛들린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된다. 그 외에도 국내 언론이 이미 미국해양연구소협회라든지 몇몇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국내외 과학자들의 주장이랄지 사이언스 네이처 내셔널지오그라피 기사랄지, 이런 것을 아무리 소개해도 비웃고 무시하고 귀 막고 아아아아 하면서 괴담이다 이러다가, 급기야는 어제와 같은 ‘나만과학’들이 이들을 다 실력이 모자란 듣보잡 취급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과학이지만 너네는 듣보잡이다 라고 하는 게 과학자의 자세냐?

자꾸 말하지만, 나 같은 비전문가들이 어느 쪽 주장이 옳다고 말하긴 어렵고, 다만 반대와 우려 여론이 ‘나만과학’들의 주장과는 달리 해외에도 이런 저런 형태로 존재하므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여러모로 좋다고 말하고 있다는 거다. 지긋지긋…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오염수, 후쿠시마

상투적 비난으로는 MBC 흑역사 본질 알기 어려울 것

2023년 7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책 찍는 기계로 유명한 강준만 겨수님이 MBC의 흑역사라는 책을 냈다고 조선일보가 기사를 실어줬다. 책 한 권에 대해서 이렇게 기사를 쓰는 거 아무한테나 해주는 일이 아니다. 한겨레… 제가 책 냈을 때 어떻게 했습니까? 그거 안 잊어버린다. 잠깐 개인의 앙심을 이렇게 표현을 하고…

아무튼 MBC에 대해선 저도 이런 말 저런 말 많이 했는데, 조선일보 기사로 미루어 봐서는 뭐 그저 그런 얘기 같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됐다, 자신들이 절대선을 독점했다고 착각한다, 반대편을 악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 등등. 모르겠다. 실제 책을 읽어보면 더 대단한 인사이트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런 얘기의 연속이라면 저는 뭐 그냥 강준만이 또 강준만 한 얘기라고 본다(제가 시사초보로 입문하던 때가 중궈니횽과 준마니횽이 무슨 준마니교니 어쩌니 하면서 죽기 살기로 싸우던 시절…).

이런 생각을 해보세요. 여기도 때되면 쓰는 얘긴데, 이명박 때 방송장악 이후 KBS MBC 내의 밀려난 사람들이 뭐라고 주장했느냐. 공영방송이 권력의 주구 노릇을 하며 공공성과 공정성을 스스로 훼손해 시민들의 외면을 받은 결과 시청률이 하락하고 경영상 위기를 걱정할 정도가 됐다… 더 이상 회사가 망가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이런 거였거든? 즉, ‘공영방송(공공성+공정성) 훼손 -> 시청률 하락’… 이 논리 세트이다.

그러다 이제 자기들이 주류가 됐잖아? 그러면 뭘 해야 하냐면, 앞서의 논리 세트를 반대로 뒤집어서 ‘공영방송(공공성+공정성) 회복 -> 시청률 상승’… 이걸 증명해야 되는 거거든? 이걸 절대적으로 증명해야. 그래야 자신들을 탄압한 대상에 대한 반대를 조직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유지할 수 있음. 근데 이게 저널리즘적으로는 모순이지. 공영방송이 공영방송답게 하면 필연적으로 일반적 상황에서의 시청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음. 황색언론이 달리 황색언론인가? 공공성 공정성을 훼손해야 부수 판매든 시청률이든 늘어나니까 황색언론이지… 그러니까 이게 처음부터 말이 안 됨.

그런데 말이 안 되는 걸 되게 해야 되잖아? 그럼 어떻게 해야 되겠어? 공공성 공정성 회복을 ‘더블민주당은 정상이고 국민의힘은 비정상이다’란 민주당-정파성과 연결하고 ‘시청률 상승’을 도모하는 걸 더블민주당 성향 시청자층 잡는 걸로 치환하는 거지.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은 지난 정권에서 이런 방식으로 정파성에 굴복한 것.

제가 공영방송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이에 따라 일어났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몇몇 사건? 사례? 요인?에서 이 경향이 나타난 것임. 이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KBS와 MBC에서 좀 방식이 다른데, 그러니까 KBS는 MBC와는 다름. KBS는 태어나기를 공영방송으로 태어났고 형식적으로도 공사이기 때문에 공공성-공정성에 대한 어떤 점잖은 태도? 그런 게 있음. 그래서 앞서의 경향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계속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들이 있다고. 반대편에서 보기엔 그게 그거겠지만…

근데 MBC는 공영방송이고 싶었던 적도 없고 지금도 별로 공영방송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형식적으로도 수입원이 광고수익이잖나. 이 난리가 나기 전인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 MBC가 KBS와 비교해 훨씬 적극적이고 과감한 방식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성격에 기인하는 것임. 그래서 공공성-공정성에 대한 어떤 강박이랄까 그런 게 KBS보다 훨씬 덜한 측면이 있고, 그게 앞서의 경향이 더 급속하게 급진적 방식으로 나타나는 촉매가 되는 거 아니냐는 게 저의 생각.

여튼 이게 그래서 보수정권이 정권 잡고 공영방송에 관여하고 조지고 하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매커니즘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됐다 이런 거는 어떤 정서적인 측면에선 그런 면도 있겠지만(좌천당해있다 권력을 잡게 되면 상대를 혼내주고 싶은 생각이 분명 들겠지…), 그게 어떤 본질적인 문제라고 하면 ‘차카게 살자’ 이상의 결론이 나올 수가 있겠나. 공영방송이란 뭐고, 공영방송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와 그 합의에 따른 시스템 마련을 촉구하는 게 필요한 때라고 본다.

가령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경우 시청률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공영방송에 대한 평가 기준은 어때야 하나? 지금도 시청률 하락이 공영방송이 잘못한 증거인양 하는 세태가 일반적이잖아. 그럴 게 아니라 최소한의 보조적 지표(그러니까 공영방송의 역할을 인정하더라도 이것만큼은 시청률이 높았어야 한다는 식으로)로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 거고, 내부 조직 논리도 그에 따라야 하는 거지. 유튜브 조회수 얘기나 하고 그게 낮다고 조지고 이런 건 안 된다는 것. 또, 공영방송이 그런 존재라는 걸 인정하면 소유구조는 어떤 방식으로 설계돼야 하나? 이런 걸 얘기해야 되는데, 좌파단체다 이런 얘기나 하고…

근데 또 이런 얘기하면 MBC PD같은 사람들이 그런다니까. 아니 공영방송이라고 해서 꼭 진지빠는 것만 해야 하나요? 공영방송도 재밌고 화끈하면 안 된다는 법 있나요? 공영방송이라고 기계적 중립 꼭 지켜야 하나요? 아휴~~ 됐씁니다 그만얘기하자…

추가. 강준만 교수님은 무엇보다도 그걸 아셔야 한다. ‘흑역사’는 건담 용어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KBS, MBC, 공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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