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분리불안
이런 얘기 하면 또 반미 어쩌구… 가령 우리 아이들이 부모와의 분리불안 문제를 겪고 있다 이걸 해결하자… 이게 곧 부모하고 격리시키자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지… 부모는 부모대로 있지.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해서 각자 역할 잘 할 수 있게 하자는 거 아님? 근데 미국하고 그러자고 하면 막 동맹을 흔들지 말라며 막 눈 부라리고 난리…
내가 월요일 아침부터 그랬다. 도청 이거는 두 가지를 얘기해야 한다. 첫째, 도청한 거에 대해 사과하고 앞으로 도청하지 마라! 둘째, 도청해서 생산한 정보를 이렇게 관리도 제대로 못할 거면 앞으로 우리한테 무리한 거 요구 자체를 하지 마라!
왜냐면, 지금 공개된 김성한 등의 발언은 제가 볼 때는 이 정권에선 크게 문제삼기 어려운 내용임. 폴란드를 통한 간접지원 이런 거는 지금 거의 기정사실이 이미 돼있기 때문. 작년에 푸틴이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도 있음. 너네가 폴란드에다가 갖다 파는 거 이거 이거 사실상 우크라이나로 가는 포탄 아녀? 근데 우리가 할 말이 다 있다. 첫째, 최종사용자는 우크라이나가 아니므로 우리는 살상무기 직접 지원은 결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둘째, 우크라이나 침공은 부당하고 동맹의 요구를 전적으로 무시할 수 없으니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하느라 펑크난 걸 채워줄 순 있다.
그니까 이 정부 수준에서 김성한 이문희 등 발언은 공개되면 큰 문제가 생기는 그런 얘기가 결코 아님. 물론 그런 자잘한 깨알같은 묘미는 있어. 왜 포탄 지원 요구 안 하기로 약속 안 하면 전화도 하지 말라고 했을까? 그거는 어제 한겨레 방송에서도 말했는데, 아래 한겨레 고위 기자님 글 참고.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87402.html
암튼 제 생각에 무리없는 스탠스는 포탄 지원 논의 등에 대해선 NCND하고 도청에 대해선 유감 표명 하고 재발방지 약속 하라고 요구하는 것. 자꾸 위조 문서다 이러는데, 다 논점 이탈이고 하나도 맞는 얘기가 아님. 서구권 언론 보도 종합해보면 대략 견적 나오는 사건. 오늘 국내 언론이 보도한 것까지 종합하면 이런 사건이다.
1) 왠지 모르게 어딘지 모르는 데서 탑씨크릿 등급 포함 펜타곤 문서를 찍은 사진이 돌기 시작함.
2) 흘러 흘러 총싸움 게임 마니아 디스코드 채널 등을 통해 유통됨.
3) 자기들끼리 밀리터리 논쟁하다 내가 더 잘 안다 과시하려고 문서 사진을 투척하기 시작.
4) 이걸 주운 친러시아 네티즌이 러시아군 사상자 규모 등을 축소해 SNS에 별도 유통. -> 일부 국내 언론 등 이걸 조작설의 근거로 활용
5) 마니아층을 넘어 광범위한 유통 시작 -> 이 시점에야 미 당국이 사태를 인지하고 관련 보도 나옴
국내 언론 보도 보면 이스라엘이랑 프랑스도 가짜문서라네요~ 이러는데, 야 이스라엘은 자기네 총리를 모사드가 엿먹이고 있다는 내용인데 정부 차원에선 당연히 거짓말이라고 하지, 모사드를 혼내줄거예요 이러는가? 프랑스는 특수부대를 보냈다는 건데 이런 건 임무완료 전까지는 어떤 국가도 인정하지 않지.
그래서 백악관 메시지나 이런 걸 보면 미국은 일부 문서는 조작됐다는 걸 지적하면서도 ‘원본’에 대해선 우리가 생산하면 안 되는 문서였다며 미안하다는 분위기인 것임.
근데 우리는? 아~~ 미국이 위조를 당했다네요~~ 그러면 문제는 없네요 항의할 필요 없네요~~ 이러면서 이거 문제 있는거 아니냐 이런 얘기 하는 사람들한테 눈을 막 부라리면서 어디서 동맹을 흔들어!! 막 이런다니까? 야 도청 왜 했냐고 미국에 항의하면, 미국이 우릴 버리냐? 대미외교를 다 말아먹냐? 가뜩이나 우리가 받아낼 게 있는데(전기차 2차전지 반도체), 오히려 여우같이 이용을 해보시든가 뭐 그런 게 있어야지, 혹여나 버림받을까봐 전전긍긍… 이게 분리불안이 아니면 뭐여.
가만보면 나쁜 아버지 같은 리더십임. 밖에서는 남들 비위 맞추고 세상 더 없는 호인인양 막 하는데, 집에만 오면 소리지르고 때리고 이 쌔끼가 어디 날리면을 바이든이라고 우겨 막 윽박지르고… 세상이 다 날 무시해서 열 받는데, 니들까지 이러기냐! 가장이면 가장 대접을 해줘야 할 거 아니냐! 막 이런다고. 할 말 없으면 전남친 타령 같은 거 하고… 에휴 답답하다 잠이나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