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이 감기에 걸려서 고생이다. 기침이 그치지 않는다거나 목이 찢어질 듯 아프다거나 열이 펄펄나는 것은 아니다. 원래 아팠던 데가 더 아프고 피곤할 뿐이다. 앉아있으면 허리가 아프다. 콧물이 흐르고 눈이 빠질 듯 아픈데, 쟁여놨던 코감기 약을 먹었더니 증상이 가라앉았다. 이 코감기 약이라는 것은 슈도에페드린과 트리프롤리딘이 들어있는 것으로… 약국에서 샀지만 왠지 두통예방약과 함께 먹으면 안될 거 같아 일단 놔뒀던 약이다. 어쩔 수 없어 먹고 있고, 대신 두통예방약은 일시적으로 복용을 중단했다. 그래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럴 때가 된 건지 감기 때문에 더 그런 건지 모르겠으나, 벌써 두통의 신호가 온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 먹고 살기 위해 아침에는 모 유튜브 방송에 갔다 왔는데, 말미에 그런 질문이 나온 거였다. 이른바 이준석-이낙연 연대가 덩치를 키워 나중에 국힘과 합치는 시나리오는 없는가? 그래서 그랬다. 그게 소위 말하는 마크롱 모델인데 이낙연은 모르겠고 이준석은 그것을 꿈꿀 것이다. 다만 그게 한국 정치에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말하고 나서 뒤의 얘기는 괜히 했다 싶었다. 평론가로서 나갔으면 평론가적인 얘기만 해야지 좋은 일이냐 나쁜 일이냐 이런 얘길 할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좀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사람들이 꼭 그런단 말이다. 가령 2017년에 난 문재인이 대통령 된다 그랬고 다른 어떤 분은 안철수가 될 거 같다 그랬는데, 사람들 평이 어땠는줄 아는가? 나는 문재인에 줄서고 다른 분은 안철수에 줄섰다고 그러더라. ‘대통령이 될 것이다’,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거하고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구분을 못하는 거다. 그게 멍청하거나 능력이 안되거나 국어를 몰라서 그러겠어? 아니지. 의도를 그냥 넘겨 짚고는 현실하고는 하나도 맞지도 않는 나만의 현실을 만들어서 남들을 죄다 거기에 구겨 넣고 있는 것. 지금도 그런 분들 있겠지. 그런 분들이 뭐다? 유튜브다… 님이 바로 유튜브… 그러니 내가 ‘이준석은 마크롱을 꿈꾼다’고 하면서도 굳이 사족을 덧붙이게 되는 것이다. 뭐 분명 그러지 않겠어? 뭐어어 이준석이? 이준석이가 무슨 마크롱? 내참 갖다 붙일 걸 붙여야지 이럴 거 아냐? 근데 ‘이준석이 마크롱을 꿈꾼다’하고 ‘이준석은 한국의 마크롱이 될 거다’는 다른 얘기라는 걸 굳이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게… 이게 얼마나 서글픈 일이냐?
이런 세상에서 무슨 정치 얘기를 한다고 이렇게 살고 있는지 스스로가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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