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조선일보 주필의 글이 화제였다. 구체적으론 이런 대목이다.
대통령 부인의 대외 활동이 심각한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 명백한데도 이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고언을 무시한다. 윤 대통령은 쓴소리에 대해 ‘나를 가르치려 한다’고 불쾌해한다고 한다. 가르치려는 것과 고언은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르다. 가르치려는 것은 잘난 척이고 고언은 걱정하는 것이다. 지금 누가 대통령 앞에서 잘난 척하겠나. ‘나를 가르치려 말라’는 것은 엘리트 검사의 우월 의식일 수 있다. 이렇다면 누구도 제대로 된 조언을 할 수 없다.
대통령이 참모들의 보고 등을 가볍게 본다, 보고서를 읽지 않는다, 자료를 거추장스럽다고 한다는 등등의 얘기도 여기저기서 나왔던 거 같다. 그런데 그런다고 일을 안 시키냐면 그것은 아니고, 일 안 한다고 막 내쫓고 이러는 거 보면 대통령이 바라는 게 분명히 있다. 근데 그게 무슨 공부를 시켜달라는 건 아니다. 그럼 뭐냐? 체리따봉 받을 수 있게 돌격대를 잘 하라는 것이다.
어제 김대기 씨가 가짜뉴스다 막 그랬는데, 너네가 가짜뉴스구만 무슨 말이야. 근데 언론에도 혹시 한 소리씩 했는지, 어제 보수언론도 입을 모아 그만좀 하라고 했는데, 오늘은 분위기가 좀 다르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은근슬쩍 ‘날리면’을 기정사실화 했고, 동아일보도 좌파 어쩌구 하는 칼럼을 썼는데 잘 보면 좌파, 조작, 선동이라는 빠다를 바르기는 했으나 결론은 이렇게 갔다.
필자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 문제를 보고받은 윤 대통령의 반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화가 난 모습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어떤 난제가 터지면 지도자는 참모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각자 생각하는 대책을 말하도록 해야 한다. 지도자가 먼저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드러내면 참모들은 결이 다른 제안을 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전두환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취임 후엔 자신의 발언이나 SNS 문자가 빚은 논란들에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없다. 신이 아닌 이상 5년 동안 한 번도 실수하지 않을 수는 없는데 앞으로도 어떤 실수를 하든 버티며 매번 나라를 흔들 것인가.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윤 대통령이 일부 검사들에게서 발견되는 ‘무(無)오류 신화’를 털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무오류 지도자가 아니라 크든 작든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는 용기와 정직성이다.
문 정권 5년 청산은 매우 난도 높은 과제다. 최고의 리더십과 전략, 타이밍을 갖춰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대통령실과 내각에 보신주의 관료들과 온갖 끈을 쥐고 온 눈치꾼들이 다수 등용돼 약체로 평가받는데, 그런 약체팀의 입마저 대통령의 ‘버럭’에 주눅 들어 봉쇄된다면 조작·선동 전문가들의 전쟁을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용산 대통령실에는 진실의 방이 있을 것이다.
윤통: 에… 최근에 소위 인적쇄신 뭐 그런 것도 있었습니다마는, 오늘은 여러분이 어떤 일을 했는지 또 하고 있는지 보고를 좀 받겠슴다.
비서실장: 자 다들 나와서 하나씩 보고해보세요.
비서1: 예, 저는 소리전문가에게 의뢰를 해서 어쩌면 날리면일 수도 있다 라는 답변을 받아냈습니다!
윤통: 어 따봉! 우리 대통령실도 잘 하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해야…
비서실장: (엄지 척)
비서2: 저는 해리스 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마사지 해서 대만 얘기랑 여자들 얘기를 브리핑 내용에서 빼도록 했습니다!
윤통: 어 따봉! 백악관 자료가 나와서 가짜뉴스들이 또 떠들고 시작했습니다마는, 거 어쩔 수 없는 거고 김프로는 새로 좋은 사건 하나 맡자.
비서실장: (다소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비서3: 네 저는 엠비시에다가 보낼 공문을 작성했습니다!
비서실장: (잠깐 눈치 보고) 어이. 근데 그거는 말이야. 자네는 공문의 기본부터
윤통: 야 야 대기야. 됐다. 그만해라. 그럴 수도 있지. 어 따봉! 가짜뉴스는 뿌리뽑어야지 자유민주주읜데.
비서실장: (윙크하며 엄지 척)
비서4: 저는 어린이집 방문하실 때 보육정책 관련 보고서를 3페이지로 정리해 전달드렸습니다!
비서실장: (다소 불안한 표정)
윤통: 아 그래? 야…. 3페이지로? 하하… 야… 그랬구나… 이거…
비서실장: (안절부절)
윤통: 야… 대기야 진실의 방으로!
비서실장: 진실의 방으로!
(진실의 방에서)
윤통: (오토바이 헬멧을 손수 씌워주며) 응 자네가 연수원 몇 기랬지?
비서4: 네 아니 그… 저는 사시 출신은 아닌데요…
윤통: 어 참 그래. 어어… 근데 이 썌끼야 너는 (머리를 때리며) 보고서를 3페이지를 주면은, 나더러 그걸 읽으라는 거야 뭐야? 이 섀끼가… 어디 까마득한 선배한테 3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내고… 넌 공무원쯩이 한 3개 되는가부다? 어? 이 쌔끼가… 너는 뭐 지금 날 가르치겠다는 거냐?
비서4: 아니, 아닙니다!!
윤통: 이 쌔끼 이거 완전 기본이 안 돼있네… 너 같은 섀끼들 때매 지지율이 자꾸 30프로 아래로 꺼지는 거 아니냐, 어? 이 쌔끼 이거 (정강이를 걷어 차며) 기분 나쁘냐?
비서4: (눈물을 흘리며) 아닙니다!
윤통: (걷어차며) 기분이, 기분이 나뻐? 이 쌔끼 쪽팔리게… 야 섀끼야 그럼 니가 대통령 해라? 대통령이라고 아예 명함을 하나 박어줘?
비서4: (울며) 대통령님 죄송합니다! 다시는 잘난척 하지 않겠습니다! 잘하겠습니다!
윤통: 아유… 야 대기야!!
비서실장: 네!
윤통: 야 쐬주나 한 잔 하러 가자. 열받는다.
비서실장: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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