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어릴 때부터 기침을 많이 했다. 감기에 한 번 걸리면 한 달은 콜록 거리며 다녔다. 그래서 오미크론 변이에도 기침, 인후통, 발열 등은 크게 걱정을 안 했다. 그러다 말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나는 격리 마지막 날이었던 바로 어제까지도 죽을 뻔했다. 거의 울기 직전까지 갔다.
원래 코로나의 특성인지 아니면 늙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이 병은 원래 내가 갖고 있던 증상들을 10배로 뻥튀기 해주는 것 같았다. 대표적인 게 신경통이다. 나는 2014년 쯤에 대상포진을 앓았다. 수포와 그 부위의 통증은 뭐 그렇다 치는데 가장 힘들었던 건 역시 신경통이다. 발병 부위가 오른쪽 눈 바로 옆 미간이었으므로 뇌 안을 망치와 정으로 두들기는 듯한 신경통에 시달려야 했다. 다 끝나고 나서도 상당기간 몸통 부위에 찌릿 찌릿하는 증상이 있었는데 이게 없어졌다가 피곤하면 다시 나타나고 했던 것 같다.
코로나 걸리기 전에도 신경통이 옆구리를 찔러 왔는데 확진 3일차 쯤 되자 이 신경통이 온 몸통을 찌르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가슴과 배를 거의 쥐어 뜯는 것 같았다. 거의 울기 직전까지 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바로 어제까지는 두통으로 고생을 했는데 평상시에는 2시간 앓고 말았던 게 한나절 내내 고생을 시켜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제는 점심 때 시작해 오후에 괜찮아져 좀 누워있다 잠이 들었는데, 밤 7시에 눈을 뜨니 다시 머리가 아픈 상태인 거였다. 좀 있으면 나아지겠지 했는데 무려 10시 반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렇게 누웠다 저렇게 누웠다 엎드렸다 일어나 앉았다가 다시 옆으로 누웠다가… 오만가지를 해도 안 되고 탈진상태가 돼서야 두통이 좀 가셨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원수를 졌는가. 아무튼 두통은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가야겠는데 아직은 안 된다. 격리가 끝나도 한 2, 3일은 조심조심 살라는 게 권고사항이다. 원래는 14일이었던 거 아니냐. 일단 약국에 가서 편두통 약 같은 것을 물어보기로 했다.
아무튼 오미크론… 이제 다들 아시겠지만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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