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성향 기자 출신 인사와 무슨 촌철님들 어쩌고 하는 라디오 방송의 유튜브 컨텐츠에 함께 나가 떠든 일이 있었다. 뉴스브리핑보다 요구 레벨이 한 단계 높은… 정치대담이었다. 3주만에 짤렸다. 코너 자체를 바꾸기로 했다는 설명을 들었으나 아니었다. 나만 바뀌었다. 나의 철없는 발언들에 촌철님들이 크게 분노했고 진행자와 제작진이 용단을 내린 게 아닌가 추측한다.
같이 방송했던 그 분은 아무래도 방송국을 돌면서 몇 차례 마주치기도 했는데, 프로의 세계에선 짤리고 말고 늘 있는 일이니 원한을 가질 일은 없다. 그런데 최근 뭔가 좀 슬금슬금 피하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앞의 그 일은 벌써 오래되었는데… 물론 착각일 수도 있다.
그 분과 최근 모 라디오의 추석 특집 대담을 녹음하기로 했다. 3인이 나오는 구성이어서 부담이 덜할 걸로 생각했다. 그런데 녹음 직전에 고위직이 된다는 뉴스가 나와 급히 패널이 바뀌었다. 입진보 둘, 보수 하나의 구성이 돼버렸는데, 멋대로 떠들고 나서 생각하니 여당 편들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또 짤리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늘 강조하지만 짤리는 게 걱정돼 할 말을 안 하진 않는다.
그 횡설수설의 와중에 대선의 시대정신이 뭐냐는 얘기가 나왔다. 뻔한 선택지들이 있으나 남들이 알아듣는 수준에서 정리했다. 정직과 책임이다… 국민들은 정치가 자기 유리할 때만 대의명분 챙기고 앞에선 좋은 얘기 하면서 뒤로는 사익 챙긴다고 본다… 정치가 그러느라 민생을 도외시 해서 삶이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 그 얘기를 하면서 예를 들었다. 가령, 국민의힘이 손검사가 한 일이 윤석열 책임이면 드루킹이 한 일도 문재인 책임 아니냐고 하는데 이미 그렇게 주장하고 있지 않느냐! 그 논리면 오히려 드루킹이 문재인 책임이라고 했으면 손검사도 윤석열 책임이라고 하는 게 맞지 않냐! 여당도 똑같다…
본질은 어디다 두고 자기에게만 유리한 말장난을 하느냔 얘기였지만 역시나 제대로 전달은 안 됐다. 보수 패널로 나오신 분이 말씀하셨다. 근데 손준성이와 드루킹은 다르다… 드루킹은 법적 판단이 끝났지만… 여기까지 얘기가 나오자 성급한 운동권 본능이 발동했다. 그러면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엔 문통 책임이 아니었단 거냐, 휙 찔렀다. 근데 또 그럴 것은 아니었다. 아마 그 분도 손준성과 드루킹은 다르기 때문에 국힘이 그런 얘기 하는 것도 물론 잘못됐다고 하려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이미 늦었다.
애플이 검사들이 사랑하는 아이폰 신작을 발표했다는 게 오늘 나온 뉴스 중 가장 흥미롭다. 이런 자신을 돌아보며 평론가에 대해 생각했다. 이제 방송하러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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