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MBC 그 화면을 보고 이건 뭔가 오류가 있었던 거라고 생각했다. 이미지 선택 전에 1안을 임시로 만들고 이걸 업데이트 했는데 그냥 1안이 방송에 나가버린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그게 아니고 진짜 저게 재치있는 연출이라고 생각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 어이가 없다.
MBC는 되고 싶지 않았는데 공영방송이 된 케이스다. 그러다보니 DNA 수준에서 공영답지 않음을 어필하려는 그런 게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과거에는 그게 ‘마봉춘’이라고 하는 어떤 재기발랄함으로 표현되었다. 그러나 보수정권의 방송 장악 이후 MBC는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반대편으로 크게 휘었다. 이제 정권이 바뀌고 다시 과거가 돌아오면서 MBC는 또 반대 방향으로 크게 구부러진 상태다. 게다가 이 분들은 쉬는 기간 동안 대안미디어에 큰 매력을 느꼈다. KBS는 진행자, 출연진 등의 인적구성을… MBC는 편향적 논조를 강화했다.
올림픽 개막식 연출을 꼭 이 맥락으로 볼 필요가 있느냐 하겠으나, 나에게는 별개로 보이지 않는다. MBC의 이런 상태는 정치 사회 전반의 분위기, 원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쟤를 반대하는 한에는 내가 뭘 해도 상관없다는…
당해 본 사람들 입장에선 ‘당해봤다’는 사실 자체가 흔들릴 수 없는 진실이다. 난 당해 본 사람이므로 뭘 해도 되는 거다. 오늘날 정치의 문법 다 마찬가지다. 안 당해봤으면 말을 하지 마! 라고 하니까 다들 당해 본 사람이 또 된다. 이거 계속 쓰다 보니까 얘기가 산으로 가네… 여기서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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