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이라는 잡지에 목요일에 쓴 글.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776.html
무슨 일이 일어나면 다들 사상초유라고 하고, 세상 처음 보는 사건인 것처럼 말하고, 세상이 갑자기 최악이 된 것처럼 말하는데, 아니다. 세상은 처음부터 원래 밑바닥이었고 최악의 형태가 달라질 뿐 앞으로 단 한 발짝도 못 나아가는 것 뿐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 사상초유…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이게 뭔지 아냐? 영화 조커예요. 조커의 결론에 대해 이 블로그에 이렇게 쓴 일이 있었다.
오히려 이 영화가 동일시하는 대상은 민주당 엘리트이다. 영화의 결론은 더 이상 착한 척 하지 말자는 거다. 이유없는 저항에는 무자비한 탄압 뿐. 그래서 이 영화가 ‘정당화 해주는’ 것은 관종 조커들의 저항이 아니라 배트맨이라는 초법적 엘리트 독재 권력의 탄생, 즉 반정치주의이다. 그리고 이게 오늘날 인터넷-엘리트주의자들이 원하는 바다.
그러니까 우리는 배트맨과 조커가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벌이는 끝도 없는 싸움을 새로운 버전으로 다시 관람한 것에 불과하다. 하품이 나오나요? 그만합시다. 웰컴 투 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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