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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자의식

2010.09.19 04:42

이상한 모자 조회 수:923

운동이라는 것이 (그걸 정당을 통해서 하든 노동조합을 통해서 하든) 자기가 이러한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자기 확신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 하다는 것은 매우 당연한 사실이다. 때문에 그 자기 확신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이 바닥에 있는 불행한 영혼들은 자신의 자의식을 엄청나게 크게 부풀려야만 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내가 하는 일에는 이만큼의 가치가 있고, 그래도 나는 이정도 까지 할 수 있고 등등.

 

하지만 세상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 또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다.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노동조합이 쉽게 만들어 지지 않는다. 또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한국사회에서 노동조합 만들기가 그렇게 엄청나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다 마찬가지다. 운동은 늘 쉽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어렵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쉽다. 문제는 지금까지 쌓아올린 자신의 자의식이다. 세상에 부대끼면서 그 자의식은 필연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다. 나이를 먹어도 마찬가지다.

 

핵심은, 그러한 상황에 직면했을때 자의식의 훼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다. 고백하자면 불과 3, 4년 전의 나는 지금보다도 훨씬 어설펐고 무식했다. 내가 별로 잘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이 세계에 별로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을 받아 들이는 것은 어떻게 보면 어려운 일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간단하고 쉬운 일이기도 하다. 나는 분명히 강조하건대 바로 그 순간에 간단하고 쉽게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람이 건강한 상태로 남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냉소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또 냉소를 냉소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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