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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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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제의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대표가 임시국회 소집에 합의하는 등 설 연휴 이후의 부르주아 정치 일정이 막 시작되고 있다. 이러한 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은 아마도 4월 재보선에 대한 프레임 셋팅 등의 사전정지작업일 것이다. 이미 강원도지사와 울산 중구청장, 동구청장, 경기 성남분당 을, 경남 김해을 지역구 국회의원 등의 재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을, 서울 노원갑 지역구 국회의원과 서울 중구청장, 전남 화순군수 등의 재선거 실시가 추가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각 진보세력의 입장에서도 명확한 전략, 전술이 필요한 상황일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2012년 대선까지 야권연대에 일정한 힘을 불어넣기 위한 행보를 계속할 것이 분명하므로 진보신당의 전략, 전술이 상대적으로 전체 판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하겠다.


하지만 우리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역량이 취약하고 현실적으로 여러 제약 요소들이 있는 상황에서 선거연합의 범위와 대상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선거연합을 통해 받을 수 있는 것은 제한되어 있고 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은데 민주당과는 함께하지 못하고, 민주노동당과는 함께 할 수 있고, 혹은 특정한 가치와 정책에 합의하면 선거연합을 할 수 있고, 합의 못하면 선거연합도 못하고... 이러한 논의를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이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미 충분히 겪은 바 있다.


쓸데없는 논란으로 시간과 정력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 진보신당의 지도부와 핵심 활동 당원들은 4월 재보선에 대한 계획과 입장을 명확한 형태로 내놓아야 한다. 선거연합의 내용은 사실상 우리가 결정할 수 없다. 우선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은 단지 선거연합에 참여할 것인지, 말 것인지다. 그리고 이것에 대한 판단은 현 시기 민주당과 선거연합을 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즉, 민주당과의 전략적 제휴를 인정한다면 선거연합을 하는 것이고, 이것을 인정할 수 없다면 선거연합은 안 하는 것이다. 이것을 먼저 논의한 이후에, 선거연합을 한다면 어떤 선거를 취하고 어떤 선거를 버릴 것인지, 선거연합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선거에 후보를 내고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전면적인 보이코트를 선언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


큰 원칙을 정하고 두루뭉실하게 예외를 인정하는, 그런 하나마나한 결정은 당에 혼란만을 불러온다. '기본적으로 민주노동당과 선거연합을 추진하지만 지역의 사정에 따라 민주당과도 선거연합을 할 수 있다'는 식의 결정을 내리는 순간 우리는 2010년 6월의 악몽을 되풀이 하게 될 뿐이다. 진보신당의 지도부와 핵심 활동 당원들의 현명한 판단과 처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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