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나를 모욕

요즘에는 머리가 자꾸 아프다. 내 생각에는 잠과 관계가 있다. 샤오미 미밴드4에 의하면 하루에 잠을 2시간, 3시간 씩 자고 있다. 물론 이 멍청한 기계는 낮잠은 카운트 하지 못한다. 낮잠을 매일 자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자는 날이 있으니까 평균을 내면 3시간에서 4시간이 하루 수면 시간일 거 같다.

이렇게 밖에 못자는 이유는 너무 바빠서가 아니고 일하는 패턴이 불규칙하기 때문이다. 아침까지 뭔가 해내야 하는 날은 밤을 새다시피 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저녁에 일이 없는 거냐 하면 그건 아니다.

오늘은 한겨레에서 주말에 틀어주는 동영상 녹화를 했다. 대중교통으로 꾸역꾸역 집에 오니 11시 30분이었다.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려고 했으나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그래도 아무 도시락이나 샀다. 오늘 먹은 것은 편의점 김밥, 편의점에서 파는 머시기로 구운 도너츠 버터맛, 한겨레에서 준 김밥 한 줄 이었기에 좀 부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시도 때도 없이 자다 깨다 하니까 집중력도 떨어지고 교통비만 많이 든다. 오늘은 연신내역에서 택시를 타고 목동 SBS로 가자고 했다. 그 건너편에 CBS가 있음. 기사님이 차가 많이 막힌다면서 돌아가겠다고 하시기에 알겠다고 했다. 그런데 한참을 지나 도착한 곳은 등촌동이었다. 내가 연예인 같습니까? 목동으로 가자고 했잖아요. 그래서 다시 목동으로 가는데 이제 퇴근 시간이 됐기 때문에 차가 더 밀리지. 이 시간대의 목동은 교통지옥이다. 거기다가 기사 아저씨는 길을 또 잘못 들고. 2만6천8백원인가 나왔다.

아저씨 이거 다 계산하실거예요? 하니까 아니라고 2만원만 한단다. 그래서 아니 평소에 만 오천원이면 오는데, 하여간 알았어요! 했다. 그런데 이 아저씨가 카드결제 기계를 조작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빈 차’ 표시등이 도로 켜져서 사람들이 몇 번이나 타려고 했다. 심지어 왜 안 내리냐는 듯 빤히 쳐다보는 학생도 있었다. 이 새기가… 아무튼 산 넘고 물 건너 뭔가를 해내긴 했는데 2만원 결제한 것을 1만원만 한 것이다. 그래서 아저씨한테 한 번 더 하시라고 했더니 지금 이게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겠고 시간도 내가 많이 빼앗았고 하니 그냥 가라고… 그래서 나는 또 아니라고 빨리 더 찍으시라고… 그랬더니 또 한사코 아니라고… 그래서 그냥 내렸다.

여기까지면 그래도 괜찮은데 이 삽질 한 덕에 라디오 방송 원고 준비하는 시간이 정말 촉박했다. 머리는 아프고 토할 것 같고 죽는 줄 알았다. 뭐 그래도 프로정신을 발휘해서 녹화는 즐겁게… 쓰다 보니까 우울한 얘기가 코미디가 됐는데… 여튼 오늘 같은 날은 내 삶에 내가 모욕을 당한 거 같고 그런 기분이어서 그 얘기를 하려고 했지만 그냥 여기서 끊는 걸로. 영화 조커 재밌니?